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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선

비전 묵상-25

한재욱 목사
강남비전교회

“문장에 파란이 없는 것은 여인에게 곡선이 없는 것과 같다. 천하에 살아 있는 것들은 모두 곡선이지만. 죽은 것들은 모두 뻣뻣하다. 자연계는 곡선을 좋아한다. 연기와 같이 피어오르는 안개, 뭉실뭉실 솜 같은 구름, 담을 넘어 삐죽 고개를 내민 꽃가지, 구불구불한 시내… 반면에 인조물은 직선을 좋아한다.”


임어당 저(著) 김영수 역(譯)“여인의 향기”(아이필드, 130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건축예술의 거장 안토니 가우디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직선은 인간이 만든 선이고, 곡선은 신이 만든 선이다.” 니체 또한 “진리는 모두 곡선”이라고 했습니다.


직선’은 ‘곡선’을 이길 수 없습니다.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은 직선이 아니라 곡선에서 나옵니다. 산 능선에서 고요하고 은근하게 이어지는 어머니의 눈썹과 같은 곡선을 보십시오. 꽃은 모두 곡선이고 난초는 더욱 그러합니다. 사람의 귀는 곡선으로 생겼기 때문에 직선의 언어보다는 곡선의 노래가 더 잘 들어옵니다. 나무도 그러합니다. 올곧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란 나무가 더 멋스럽습니다.


곧은 나무의 그림자보다는 굽은 나무의 그림자가 더 사랑스럽습니다. 새들도 곧은 가지보다 굽은 가지에 더 많이 날아와 앉고, 함박눈도 굽은 나무에 더 많이 쌓입니다. 우리는 모두 ‘경쟁, 속도, 효율, 성과’로 상징되는 ‘직선공화국’에 살고 있습니다. ‘여유, 도전, 변신, 유연’으로 상징되는 ‘곡선’의 삶은 새로운 세계를 보여 줍니다. 곡선으로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습니다.


직선으로 나는 새는 총으로 쏘아 떨어뜨리기 쉽지만, 곡선으로 나는 새는 겨누기조차 어렵습니다. 사람도 그렇습니다. 넉넉한 곡선의 사람이 좋습니다. 속도에 미친 사람은 늘 지름길을 찾습니다. A지점에서 B지점을 거치지 않고 C지점으로 곧바로 가려 합니다. 그러면서 B지점에서 만날 수 있는 새(Bird) 와 해변(Beach)과 향기로운 빵(Bread)을 보지 못합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아름다운 풍경을 주셨습니다. 그 풍경을 보며 즐거워하고 기뻐하라고 하셨습니다. 풍경을 볼 줄 아는 사람이 인생 고수이고 신앙 고수입니다. 풍경은 곡선입니다.


“이르시되 너희는 따로 한적한 곳에 가서 잠깐 쉬어라 하시니 이는 오고 가는 사람이 많아 음식 먹을 겨를도 없음이라.”(막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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