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서로 나눕시다. 나 황경찬 목사요.”
“예, 저는 한명국 목사입니다.”
“그래서 어디서 목회하시오? 아침식사 나누면서 얘기나 합시다.”
“저는 서울침례교회라고 충무로에 있습니다.”

“나도 거기서 멀지 않은데서 목회를 하고 은퇴를 했지요. 나는 성결교단으로 치부동성결교회였지요.”
“들어오실 때에 보니 포니차를 잘 운전하시던데 혹시 목사님은 여기 제주도에 사신가요?” “그래요. 은퇴하고 나니 누가 오라는 사람도 점점 없어지고 한 때 총회장을 할 때는 초청도 많았는데…목사는 목장이 있어야지. 평생 양아치로 살았고 양젖을 먹고 살았는데 집에 가만히 있으니 견딜 수가 없어. 작년에 나이 80에 이곳 멀리 제주도에 와서 개척했는데 2년이 지나니 지하교회이지만 40명의 교인으로 늘어나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목사님 대단하시고 존경합니다. 어느 누가 80세에 개척교회 꿈도 꾸겠어요. 죽도록 충성해야지요. 오늘 저는 80세에 부름받은 모세처럼 목사님을 기억하고 언젠가는 제2의 소명으로 목사님을 따를 용기가 생기네요.”
때는 1987년 목회현장의 긴장도 풀고 또 추수감사절에 있는 제2회 “예수잔치” 준비기도를 위해 멀리 제주도 기도원에서 만났던 황경찬 목사님은 102세에 소천하기까지 방지일 목사님처럼 건강하게 충성하셨다고 전해 들었다.

점심식사를 하며 그와 함께 한 대화와 모습에서 느낀 점은 역동적인 패기와 강직한 성품에 영적 통찰력이 깊으신 성결교단의 지도자로 기억에 남는다.정기총회 때마다 늘 순박한 미소로 반갑게 인사를 나눈 목사님을 기억한다. 경북 울진 행곡교회를 17년간 목회하시다가 은퇴하셨는데 신림교회 초청으로 소천하실 때까지 건강하게 88세로 죽도록 충성하신 주성백 목사이다.

주성백 목사는 농촌목회의 고충을 소탈한 웃음으로 유명하다. 행곡교회는 총회장을 역임하고 순교한 전치규 목사뿐 아니라 주성백 목사 가문에도 귀한 종들이 많이 배출했다. 주성백 목사의 부친 주성조씨는 예수님을 믿고 소천할 때, 주성백 목사는 6세였으나 자라면서 예수님을 믿어 신성균 목사에게 침례를 받아 목회자의 길로 들어섰고 슬하의 주광석 목사는 대를 이어 서울 새소망교회를 담임하면서 치유사역세미나와 전문부흥사로 수십년간 계속 건강하게 복음을 전하고 있다.

아들 주상현 목사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총회 소속직원으로 여러나라에서 온 재미 유학생 특히 석박사 과정 대상으로 복음선교를 담당하고 있다. 침례신학대학고 구약학 교수인 이형원 박사는 주성백 목사님의 사위가 된다. 주광석 목사의 사촌인 고 주대석 목사는 우리 총회 총무를 역임했고 아들 주상협 목사도 미국 LA에서 목회하고 있으며 또 주진석 목사의 아들 주상희 목사는 17년전 서울 은평구에 제자교회를 개척해 9년 전도 도로변 요지에 6층 빌딩을 큰 교회당을 건축하고 은혜롭게 목회하고 있다.

작년 11월에 또 초청을 받아 10시 예배인데 두 시간을 설교해도 된다고 넉넉한 마음의 여유를 보게 됐다. “추수감사절을 보내고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선배 원로 목사님 설교에 성도들과 함께 은혜를 많이 받았습니다. 선교비로 좀 더 보탰습니다.”라고 말하는데 주성백 목사님의 모습을 떠올렸다. 주성조씨가 받은 복음으로 주성백 목사 이하 4대에 걸쳐 주의 종의 가문과 교회에 신앙과 구령의 큰 유산을 남기게 됐다.

현재 행곡교회에는 정기총회 때마다 영감어린 독창을 불러주며 감동을 주는 김형묵 목사로 목회하면서 백방으로 수고해 교회창립 100주년을 맞아 정부로부터 지방문화재로 인정받고 지금 2억 5천만원을 지원받아 교회당을 수리 중에 있다고 한다.

1984년 제2부총회장 유광석 목사의 추천으로 원주지방회에 가서 목회자들과 함께 식사를 하니 1965년 원주 군인복지센터 관장으로 있을 때 원경옥 집사(강풍일 목사 모친) 등을 계속 보내셔서 파월장병들 격려와 전도에 많이 도와줬던 단구교회 박성태 목사와 앞자리에 마주 앉으셨다.

“박 목사님,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건강하셔서 반갑습니다.”
“총회장님! 바쁘실텐데 원주까지 멀리 오셔서 격려해 주시는 고맙습니다.”
“외람되지만 금년 춘추가 어떠신가요?”
“금년에 87입니다. 오래 살며 목회하고 있습니다.”

“보청기를 끼고 계시는데 시력은 어떠세요?”
“성경봉독이나 교독문을 읽을 때 자주 틀릴 때가 있어요.”
“목사님, 심방은 늘 하세요?”
“특별한 심방 외에는 부목사나 전도사가 다 하고 있지요.”

“목사님, 성경에 묵은 포도주가 더 깊은 맛이 있다고 했는데, 저도 원로목사님의 말씀을 들을 때 가슴 스며드는 은혜를 받았지요. 노재천, 신성균, 김기석, 임암천 목사님이 생각이 납니다. 그런데 외람되지만 평생을 주님의 복음과 교회를 섬겨왔으니 이제는 때를 맞춰 좋은 후배에게 물려주시는 것도 좋지 않겠다 하는 생각도 드네요.”

박성태 목사는 잠시 머뭇거리시다가 고개를 끄덕였는데 과연 이듬해 88세를 채우고 노익장으로 퇴임한 후 원로목사로 추대받았다고 한다. 아들인 박윤화 목사도 훌륭한 아들에게 물려주고 퇴임했고, 사촌도 부자가 목회를 하는 주의 종의 가문이 됐다고 전해들었다.

한국의 이승만, 김대중, 미국의 레이건, 영국의 처칠 경도 다 80세에 걸쳐 대통령과 수상도 역임했는데 하나님 나라 사역엔 은퇴는 없다고 생각한다. 담임목사는 퇴임해도 복음전파와 선교에는 은퇴가 있을 수 없단 말이다. 모세, 여호수아, 사무엘, 다윗, 엘리야, 엘리사, 그리고 예수님이나 바울, 베드로와 사도들은 은퇴없이 죽도록 충성했을 따름이다.

“네가 죽도록 충성하라 내가 생명의 면류관을 네게 주리라”(계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