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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서에 나타난 신학 산책

요한의 ‘인자’(사람의 아들) 기독론(3)

김광수 특임 교수
침신대 신학과

필자는 요한복음에서 ‘인자’(사람의 아들) 칭호가 나오는 구절들을 중심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존재와 사역에 관한 요한의 신학적 교훈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호에서는 예수님과 니고데모 사이의 대화에 나오는 인자 구절들을 중심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존재와 사역에 관하여 알아봤다. 인자는 하나님의 영원하신 구속의 경륜 속에서 인류 구원의 역사를 감당하기 위해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고 하늘로부터 내려온 독생자이시다.


인자는 또한 모세가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의 구원을 위하여 장대에 매단 것같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임을 당하심으로써 인류 구원의 역사를 완성하시고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심을 통해 하나님 아버지께로 돌아가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다. 그러므로 인자는 그를 믿는 모든 사람에게 영생을 주시는 하나님의 유일한 아들이시다. 이번 호에서는 오병이어 표적 사건 이후에 예수님을 다시 찾아온 무리와 예수님 사이의 대화에 나오는 인자 말씀을 통해 제시되는 신학적 교훈을 살펴보고자 한다.


오병이어 표적 사건을 통해 예수님이 행하신 놀라운 기적을 체험한 사람들이 다시 예수님을 찾아왔을 때, 예수님은 그들의 반가운 인사말에는 답변하지 않으시고, 먼저 그들이 그를 찾아온 목적 곧 그들의 마음속에서 추구하는 것을 드러내시는 말씀을 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적을 본 까닭이 아니요 떡을 먹고 배부른 까닭이로다”(6:26). 예수님의 이 말씀은 요한복음에서 저자의 말과 상충되는 것처럼 보인다.


저자는 사람들이 예수님을 찾아온 목적을 그가 행하시는 표적을 보았기 때문이었다고 이미 앞에서 말했다(6:1, 14). 그런데 여기서 예수님의 말씀은 그들이 그를 찾아온 것은 표적을 본 까닭이 아니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표적이 언급된 구절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저자가 사용한 표적의 의미와 예수님이 사용한 표적의 의미가 다른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요한복음 6:2에서 표적은 “병자들에게 행하시는 표적”으로 구체화됐다. 그들은 예수께서 병자들에게 행하시는 기적적 치유를 기대하며 그에게 나왔다. 요한복음 6:14에서 표적은 “예수의 행하신 이 표적”이라고 구체화됐다. 그들이 그 표적을 통하여 발견한 것은 예수께서 하나님의 기적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먹인 모세와 같은 예언자적 능력의 인물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요한복음 6:26에서 예수님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기대하는 그것을 표적이라고 말씀하지 않으신다. 예수께서 그가 행하신 표적들을 통하여 목적한 것은 사람들이 지금 생각하고 기대하는 것으로서 단순히 육신의 양식을 제공하고 세상의 문제들을 해결해주는 그런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예수님은 그들이 그가 행하고 계시는 표적의 참된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그들이 예수님을 찾아온 것은 표적을 보고 영적인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이 아니라, 떡을 먹고 배부른 까닭이었다. 그들은 그 표적을 보고 예수님을 육신의 떡을 공급해주는 권능의 존재로 인식하게 됐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들의 이해와 목적을 거부하셨다(6:14). 그들이 예수님을 찾아온 목적은 순전히 물질적이고 이기적이었다. 그들은 그 표적들 속에서 영적인 진리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들은 예수님의 표적 활동이 물질적 사건을 통하여 영적인 의미를 전달하려는 상징적 활동인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예수님이 인간의 삶에 있어서 물질적인 것이 무의미하다거나 필요 없다고 무시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물질의 음식을 통해 참되고 영원한 음식의 제공자임을 나타내려 한 것이다. 예수님은 세상의 물질적인 것들을 통하여 영원한 생명을 나타내셨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물은 영원한 물에 관한 진리를 또 음식은 영원한 음식에 관한 진리를 전달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영원한 것만을 사람들에게 제공하려는 것은 아니다. 예수님은 양쪽의 음식을 다 제공하는 창조의 권능자이시다. 다만 그는 육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을 통하여 영적이고 영원한 것을 나타내려 하신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들이 그를 통하여 참으로 추구해야 할 것에 관하여 말씀하셨다: “썩는 양식을 위하여 일하지 말고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을 위하여 하라. 이 양식을 인자가 너희에게 주리니 인자는 아버지 하나님의 인 치신 자이니라”(6:27). 예수님께 온 사람들은 디베랴와 그 인근 지역에서 온 주로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일은 일일 노동자, 어업, 농업, 혹은 소규모 제조업에 관한 것이었다. 아무튼 그들이 일하는 목적은 썩는 양식을 얻기 위한 것이다. 그들이 예수님의 표적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도 그가 그들의 먹을 것을 제공해줄 수 있는 능력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예수님은 그들이 갖고 있는 이러한 인생의 목적에 대하여 도전하셨다. 여기서 썩는 양식과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이 비유적으로 대조된다. 표적을 통해 제공된 음식은, 비록 초자연적으로 제공됐지만, 근본적으로는 먹고 없어지는 일시적인 음식이다. 그러나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은 사마리아 여자에게 제시한 생수에 관한 예수님의 말씀을 연상하게 한다(4:14; 6:35). 그것은 신자들 안에서 영생을 생산해내는 양식으로서 예수 그리스도 자신 혹은 그가 하신 말씀을 가리킨다. ‘양식’이란 단어는 여기에만 나오고, 예수님의 교훈에서 이어지는 중심적 비유어는 ‘떡’(빵)이다.


이 구절에서 이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의 제공자는 인자로 제시된다. 여기서 인자에 관한 말씀은 대리자 언어로 표현된다. “인자는 하나님 아버지께서 인을 치신 분”이란 하나님을 대리하여 하나님의 주권과 권능으로 일하시는 대리자라는 것이다. 인자는 하나님 자신이 허락하고 권위를 부여하신 분으로서 아버지 하나님을 대신하여 땅에서 생명을 주는 사역을 감당하신다. ‘주리라’는 미래 시제는 종말론적 미래가 아니라, 예수께서 영화롭게 된 후에 보혜사를 통해 활동하게 될 가까운 미래를 가리킨다.


인자는 하늘에서 내려왔으며(3:13) 또 하늘로 올리어진 존재(6:62)로서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유일한 중보자가 되며 따라서 하늘의 양식을 사람들에게 제공한다. 영생하는 양식의 제공자인 인자는 그 자신이 그가 제공하는 양식이 된다는 사상으로 발전한다(6:53).


예수님과 무리 사이의 대화는 출애굽의 만나 사건을 둘러싼 논쟁으로 발전한다. 무리는 만나를 내려준 모세와 비교하여 예수님이 어떤 존재인가를 알기 원하는 반면, 예수님은 그를 통해 주시는 하나님의 선물은 모세를 통해 주신 것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을 부각시킨다.


예수님은 그들이 인용한 성경 말씀에 대한 바른 해석을 기초하여 자기의 존재를 설명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하늘에서 내린 떡은 모세가 준 것이 아니라 오직 내 아버지가 하늘에서 내린 참 떡을 너희에게 주시나니”(6:32). 학자들은 요한복음 6:31~50을 “랍비적 설교”의 구조로 이해한다. 랍비적 설교란 성경 구절을 암송하여 그 구절의 중요한 단어와 개념을 설명하고 결론적으로 그 구절을 반복하여 제시하는 교육방식이다.


예수님은 무리가 인용한 성경 구절에 대한 바른 해설을 통하여 그들의 잘못된 이해를 교정시키며 먼저 그들의 오해를 바로 잡으신다.


예수님의 말씀은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점에서 모세와 예수님을 대조시킨다: (1) 모세가/오직 내 아버지께서; (2) 하늘에서 내린 떡을/하늘에서 내린 참 떡을; (3) 주지 않았다/주고 있다. 세 부분 모두에서 무리는 과거의 사건에 관심을 가진 반면, 예수님은 현재와 미래에 관심을 기울이셨다.


무리는 그들의 조상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만나의 의미를 오해했다. 모세는 만나의 참된 의미를 신명기 8:3에서 설명했다: “너를 낮추시며 너로 주리게 하시며 또 너도 알지 못하며 네 열조도 알지 못하던 만나를 네게 먹이신 것은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요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사는 줄을 너로 알게 하려 하심이니라.” 모세가 육신의 생명을 위한 떡과 여호와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의 차이를 설명해야만 했던 것과 같이 예수님은 만나와 참된 떡을 구별하셨다.


예수님의 말씀의 초점은 모세가 하늘에서 내린 떡을 준 것이 아니라, 오직 예수를 보내신 하나님께서 “하늘로부터 오는 참된 떡”을 주신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모세를 통해 주셨던 만나 역시 사람들의 생명 유지를 위해 필요한 떡이었지만, 그것은 하늘에서 내려온 참된 떡이 아니다. 만나가 여호와의 입의 말씀의 절대적 필요성을 가르치는 교훈적 의미의 양식이었던 것과 같이, 그것은 또한 인자를 통해 주시는 “하늘로부터 오는 참된 떡”의 절대적 필요성을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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