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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 안에서의 자유-2

호밥의 산책-14

정길조 목사
천안참사랑교회

까다롭고, 힘든 사람
“도마가 다른 제자들에게 말하되 우리도 주와 함께 죽으러 가자 하니라”(요 11:16)


행복할 것만 같았던 결혼 초기의 삶은 예상을 뒤집고 가시밭길을 동행하는 듯했습니다. 각자가 선호하는 음식의 차이점부터 시작해서 서로가 추구하는 가치관이 너무나 달랐습니다. 거기에다가 개성들은 얼마나 강한지 늘 전시 상태를 방불케 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오죽하면 당시에 잠언 21장 9절에 “다투는 여인과 함께 큰 집에서 사는 것보다 움막에서 사는 것이 나으니라”라는 말씀이 은혜가 될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그때 당시에 저는 한국도 아닌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가족의 생계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었던지라 그때를 회상해 보면 생존 자체가 기적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였기에 믿음으로 어렵사리 버틸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오직 사는 길은 “앞으로 돌격” 외에는 답이 없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학업과 물질은 둘째 문제였고, 그보다 중요한 것은 가정의 화목이 우선인 듯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를 지으신 하나님 안에서 그 해답을 찾기로 했습니다. 첫 번째로, 하나님이 맺어주신 배우자이기에 장점뿐만 아니라 단점도 하나님께선 함께 주셨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과 함께 감사함으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영적인 갈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로, 고린도전서 13장에 나오는 사랑에 대한 내용들을 암송하며 실천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만족할 수 없는 갈증이 남아있었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나님께 기도하며 찾고 또 찾았습니다. 그랬더니 요한복음 11장 16절의 말씀이 생각나면서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어떻게 행했기에 그들이 그 소중한 생명마저도 주를 위해 바치려고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살았던 제자들은 우리가 보기에 지식이나 인격이나 그리고 가치관 등 예수님과 안 맞아도 너무나 안 맞는 그런 관계였음에도 불구하고 주님과 사랑의 관계가 얼마나 두터웠으면 그런 고백들을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의 관계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근본적인 열쇠는 예수님이 지니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래! 나도 예수처럼 되자!”라고 다짐했습니다. 흠이 없었던 예수님처럼 그 어떤 것도 지적당하는 일이 없도록 다 뜯어고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아내에게 경제적인 것뿐만 아니라 영적으로도 그리고 인간으로서 베풀어야 하는 기본적인 배려까지도 실천에 옮겼습니다.


예를 들어, 무엇을 부탁하면 가능한 한 성의를 다해서 빨리 들어 주고 그리고 몇 년 전부터 밖에서 아내와 함께 있을 때 쓰는 돈은 누구와 함께 있든, 무엇을 사든 모두 내가 지불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주를 향한 사역의 일에 인정받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삶을 사니 자녀들을 출가시킨 후 지금은 다시 신혼 때처럼 둘만 남았지만 언제 아내와 한 번 다퉜는지 생각이 안 날 정도로 행복하고, 만족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런 일이 교회 내에서도 연관되어서 우리 교회에서 제가 하나님의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단 한 사람도 신경 쓰이게 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늘 평강 가운데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성도들의 마음속에 심어져 있는 저에 대한 이미지는 늘 기도하는 목사님, 회개 노트를 가지고 다니면서 주의 말씀대로 살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목사님, 전도에 열정을 가지고 직접 전도에 솔선하는 목사님 등….
우리 교회는 현관 로비에 화목 난로를 겨울에 설치합니다. 여기에 쓸 장작들은 저가 모두 구해 와서 주 중에 전기톱으로 잘라 놓습니다. 그리고 주일 낮 예배 후에 교인들이 그곳에 둘러앉아 고구마를 구워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일과 난로 청소하는 일은 제가 도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저도 교회 내에서 성도들을 봉사로 섬기는 일을 한 가지 꼭 하고 싶어서 이 일로 섬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외적으로 목회자 세미나를 할 때 무료로 하되, 일체 교회 재정을 쓰지 않았고, 세미나 때 드는 식사 재료와 간식도 저의 사례비로 늘 섬겨 왔던 일들을 성도들이 가까이서 보며 다 잘 알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성도들에게 조금도 흠 잡힐 것이 없도록 반듯한 삶을 살고 그리고 성도들에게 솔선수범해 섬김의 본을 보여주며 나아가선 주의 일에 혼신을 다해 사역하는 모습을 저들이 볼 때 목회자를 귀하게 여기고, 신뢰하는 영적인 힘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