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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황에 여행 안되죠

묵상의 하루-28

김원남 목사
양광교회

오래 전에 있었던 일이다.
나의 주일 설교에 대해서 시시콜콜 따지는 교인이 있었다.
어느 주일에는 “목사님은 외국에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없는 줄 아는데 어떻게 외국 얘기를 합니까?” 황 집사의 당돌한 질문에 기분이 나빴지만 절제하며 이렇게 응수해줬다.
“그러니 집사님이 나를 외국 구경시켜주면 되잖아요. 덕분에 국제선 여객기 타봅시다”
그 다음 주일 중소기업의 상무이지만 비교적 경제적인 형편이 좋았던 그가 ‘목회자 외국 여행 헌금’을 150만원 해줬다. 그 돈으로 첫 번째 여행을 했던 곳이 이스라엘이었다.


나는 목회자들의 적당한 국, 내외 여행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행을 함으로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으며 그것을 여러 면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구약 성경을 가르치고 설교하는 목회자나 직분자들의 경우엔 흔히들 말하는 이스라엘 성지 순례는 필수적인 코스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선배인 B 목사님의 경우 모처럼 이스라엘 여행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런 일을 겪었다고 한다.
평신도로 교회에서 중심 역할을 하는 남자 집사님에게 그 얘기를 했더니 단호히 “이 상황에선 여행을 해선 안되죠”라고 반대하더라는 것이었다. ‘이 상황’이란 그 동안 상가 건물을 임대해 교회당으로 사용해왔는데 마침 어느 곳에 부지를 매입해 건축을 하기 위해서 기도하며 준비 중에 있음을 두고 한 말이었다.


그 집사는 이런 때에 여행이라는 말을 꺼내는 자체가 문제라는 태도를 보이며 은근히 교회를 옮길 듯한 위협까지 비췄다. 미국의 모 대학교 교수인 샬런 네메스가 ‘반대의 놀라운 힘’이란 제목의 책을 저술했다. 그는 ‘반대를 위한 반대가 없는 세상을 꿈꾸며’라는 소제목에서 이런 글을 실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과 반대 입장을 주장하는 사람을 싫어하고 그 사람의 오류를 찾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우리는 그 사람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우리의 시간을 빼앗고, 목표를 성취하는 길을 가로막는 문제아로 치부한다. 우리는 기꺼이 그 반대자를 처벌하고 싶어하고, 보통 그 처벌이란 조롱과 거부라는 형태로 나타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반대하는 의견에 박수를 보내기 위해서 이 책을 썼다고 했다.


왜냐하면 ‘우리를 언짢게 만드는 반대 의견은 우리 자신의 입장을 재평가하고 더 나은 결정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면서 때로는 달콤한 ‘Yes’보다 쓰디 쓴 ‘No’를 삼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B 목사님은 그때 “이 상황에서 여행은 안되죠”라고 반대하는 말에 그동안 준비하며 많이 기대했던 여행을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목사님 좋은 기회인데 다녀오세요”라고 말해주지 않은 그 집사가 원망스럽고 싫어질 수 있었겠지만 쓰디 쓴 ‘No’를 받아들였다. 그 후 교회당을 아담하고 예쁘게 건축했고, 전부터 사업을 해왔던 집사는 큰 성공을 거둔 기업가로 교회에서 헌신하는 일꾼이 됐다. 물론 나중에 기회를 얻어 이스라엘 여행을 할 수 있었다.


목회자들이 사역하는 가운데 쓰디 쓴 ‘No’를 경험할 때가 얼마나 많은가?
그것을 잘 삼키고 소화시킴으로 스트레스와 상처를 덜 받을뿐더러 좀 더 큰 그릇의 목회자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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