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 이야기하는 성
이러한 기독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오늘날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하나씩 살펴보겠다.
첫 번째로는 ‘성(sexuality)’이다.
현대 사회의 성문화는 전통적인 가치와 규범의 성 윤리가 무너지고 퇴폐적인 문화로 퇴보했다. 그동안 교회에서는 성을 부정적 측면에서 부각하여 기독교적인 바른 이해보다는 성을 드러내지 않는 은밀한 사적 영역에 두었다. 하지만 성서에 근거한 기독교적인 성 윤리를 세상에 바르게 제시해야, 성적으로 타락하는 사회 문화에 대한 기독교적 책임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성경에서 말하는 성을 살펴보자. 구약성경적 성은 결혼과 연관되며, 사회 전체의 복지라는 관점에서 엄격한 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성은 하나님의 축복의 증거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성에 관한 자유보다는 엄격한 통제와 절제가 중요한 문제로 인식됐다. 신약성경적 성은 총체적인 삶의 방식을 가르친 새로운 윤리적인 측면을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성에 대한 교회의 전통적인 입장은 육체적 쾌락이 악하며, 성관계는 종족보존을 위하여 제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성 그 자체는 악하여 성적인 쾌락이 신령한 생활의 적으로 여겨졌다. 이제는 기독교의 오랜 전통이 영혼 우위의 사고를 정당화 시켜 성에 대한 바른 이해를 왜곡시켜왔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우리 성문화 속에 숨겨진 갈등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진지하게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
결혼과 가정의 기초
다음은 ‘가정’이다. 가정은 결혼을 통해서 한 쌍의 남녀가 사랑으로 맺어져 이뤄지는 인간 사회의 기본 단위이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서 전통적인 가정 윤리가 파괴됐다. 사회의 전반적 경제 수준이 높아지면서 이를 유지할 비용이 증가하고, 여성의 지위가 향상됨에 따라 부부 맞벌이는 당연시된다. 이러한 요소들이 가정의 결속력을 약화시켜 현대 사회 내 결혼과 가정의 가치도 떨어진다.
그러나 성경에서는 결혼과 가정에 대해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결혼은 남녀 상호 간의 동반자 관계로써 건설적으로 성을 실현하고 출산과 자녀 양육을 하는 것이 중요한 목적임을 말한다. 단, 일부일처제로서 한 남성과 한 여성 사이에서만의 결혼이 조건이다. 아담과 하와의 이야기를 통해 일부일처제가 구약에서도 강조되었음을 드러내고 있다.
가정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최초의 기관이며 오늘날 사회를 지탱해 주는 최소의 공동체로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하나님께서 에덴동산에서 인간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주시고 남녀를 만들어 가장 먼저 축복해 주신 것이 가정이다. 가정은 부부 혹은 부모와 자녀로 구성되어 있는데, 성경에서는 부부와 부모·자녀 간의 윤리를 바르게 세워야 함을 말한다.
부부 간의 윤리로는 다음과 같다.
남편은 아내에 대하여 삶의 모형을 보여야 하며, 아내도 남편에 대하여 모형을 보여야 한다. 부모·자녀 간의 윤리로는, 부모는 자녀에 대하여 도덕적 행위와 공동생활의 행동양식을 보여야 한다. 자녀는 부모에 대하여 도덕적 행위를 할 때효와 공동체의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
이러한 성경적인 관점으로 교회는 가정을 봉사하고 가정생활의 여건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교회는 성과 결혼, 그리고 가족에 관한 기독교적 견해를 가르치고 성서적 교훈을 강조한다.
또한 교회는 이혼자들에게 다가가 그리스도의 용서를 전하고 필요한 도움을 제공해야 하며, 재혼에 관해 재혼자 역시 신앙생활을 바탕으로 은사, 영성 및 인격, 공적인 덕망 여부를 따라 교회를 섬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렇게 기독교인들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경적인 관점을 명확히 가지고 경건한 가정을 이루어간다면 한국 사회의 희망이 될 것이다.
김종걸 교수 한국침신대 신학과(종교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