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을 막론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오늘날의 포스트모던 사회 속에서 성은 더 큰 위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성과 관련된 죄악들이 여과 없이 드러난다. 예컨대 그동안 전면에 내세우기 부담스러웠던 ‘동성애’ (homosexuality) 문제까지도 거침없이 다루는 상황이 됐다. 이렇게 대중문화의 영역에서 동성애는 다양화되고 구체화되어 더욱 대담해지고 있는 형편이다.
우리 사회의 중요한 문화현상의한 단면으로 부상한 동성애 문제에 대해 기독교인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해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동성애 문제를 접하면서 대중들의 관심과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해 단순히 문화적 현상으로만 간주할 것인지, 아니면 기독교적 관점으로 접근하여 문제점을 발견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대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이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기독교인 스스로의 책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동성애는 동일한 성에게서 육체 적·감정적 사랑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기독교에서는 동성애를 어떻게 바라볼까? 성서에서는 여섯 군데에서 동성애 행위만을 언급하고 있는데, 이 말은 성서가 동성애를 하나의 성적 지향으로서 분명히 진술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구약성서의 율법에서는 동성애가 무거운 죄악 중의 하나로 강력하게 권면하고 있으며, 성전에서의 동성애 행위를 금지한다. 신약성서에서도 사도 바울은 동성애가 창조의 본성과는 모순되는 것이자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는 명백한 죄로써, 그 죄를 범하지 않기를 권고한다.
동성애는 기독교의 신앙뿐만 아니라 한국의 전통적인 문화나 사상에도 맞지 않고, 도덕적으로도 맞지 않은 일이므로 이에 대해서 강력히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 향후 한국교회도 동성애 문제에 있어 이웃 사랑이라는 명제하에 동성애를 승인하거나 인정하는 입장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는 교단이 있는 반면, 보수주의 신앙 배경을 갖는 교회들은 동성애 문제에 대해 극단적인 혐오감을 가지고 동성애자들과 감정적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복음주의를 지향하는 교회들은 동성애가 가져올 혼란과 폐해를 알리고, 특히 문화를 통해 미화되는 것에 대한 지혜롭고 강력한 대체가 시급하다. 많은 복음주의자들이 모르는 한 가지 사실이 있다면, 주류 교단들이 기독교적 가르침을 세상의 문화나 사상과 교묘히 타협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복음주의 역시 이에 자유로울 수없다. 절대적 진리가 파편화되고 혼탁해져 가는 이 시대에, 우리가 진리를 수호해야 주류 교단의 전철을 밟지 않을 수 있다. 과연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능동적으로 배우고 알아야 하며, 선한 것처럼 보이는 거짓에 적극적으로 물리치는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동성애와 관한 논쟁은 교회의 정체성와 관련된 깊이 있는 질문과 이에 대한 성경적인 해답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세속주의가 세상의 마지막 종점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 스스로 인지 하고 있다면, 혹 교회가 동성애를 받아들여서 더 많은 사람들을 얻을 수있다고 해도 그렇게 하도록 두어서는 안 된다. 교회는 성경적 진리를 선포하는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교회는 유럽이나 미국처럼 동성애·동성혼이라는 잘못된 문화가 끼친 무서운 악영향을 반면교사로 삼고 정신을 바짝 차려 하나님 말씀의 기준을 지켜나가야 한다.
앞서 보았던 것처럼, 동성애는 성경의 가르침과 인류의 보편적인 성윤리에 배치되는 비도덕적인 성적 관행이다. 한국교회는 이제야말로 깨어 기도하는 가운데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 동성애가 휘몰아치는 혼탁한 성문화와 패륜의 조류를 거슬러 신성한 성문화 혁신의 과업에 동참하는 것이야말로 다가올 세대에 진정한 변화를 만들 수 있는 기초석이 될 것이다.
김종걸 교수 한국침신대 신학과(종교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