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기
이렇게 숲을 이뤄 주었던
한 그루의 나무의
가지들마다에 눈부시게
만발한 꽃들에 취해
세상을 잊게 하고
지친 피곤을 삭혀 주며
시원함을 제공해 주는
그 숲 속
그 그루의 나무들마다에서
하늘 덮는 가지가지들이 품어 내는
만발한 충만
한 그루에서 시작한 가지가지들이
하늘 위로 뻗어 올라가는 그들
나무 속에서 나온 가지가지들이라는 것
그렇지 않은가
어디에서 태어나 위로 뻗어 가고 있음에도
이 영혼은 가끔가끔 어디에서 태어나
뻗어가고 있는지 붙어 있음을
잊을 때가 있고 망각할 때가 있었으니 아하
못 된 가지들이여
붙어 있음을 지겨워하지 말고
붙어 있음의 낙으로 너의 혼을 실어 보내어라
시인은 목산문학회 회원으로 한려지방회 회장, 호남제주침례교연합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제103차 기독교한국침례회 순천총회를 섬겼다. 현재 순천교회를 담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