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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교회를 개척할 수 있을까?

지금도 교회를 개척할 수 있을까?
안창국 목사
라이트하우스김포교회

내가 교회를 개척하겠다고 결정하자 주변의 많은 분들이 우려와 격려를 보내주셨다. 가장 많은 질문은 “지금도 교회를 개척할 수 있을까?”라는 것이었다. 이 질문은 몇 가지 측면을 내포하고 있는 질문이다. 그 첫 번째는 젊은 나이가 아닌데 교회를 개척하려고 하는 것에 대한 것이다. 나이가 적지 않은데 그동안 잘 사역하던 교회를 사임하고 교회를 개척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말이다. 그렇지만 막상 교회 개척을 시작해보니 주변에 나이 드신 분들이 개척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오히려 젊은 목회자들이 개척을 꺼리지, 나이가 드신 목사님들은 오히려 더 담담하게 개척하는 경우가 많았다. 섬기던 교회에서 은퇴하신 후에 작은 교회라도 사역을 이어가겠다는 분들도 있고, 뒤늦게 신학을 한 후 은퇴할 나이가 되어서 목사 안수를 받으신 분들 중에서도 많은 나이로 인해 기존의 교회로 들어가서 사역하기가 쉽지 않기에 교회를 개척하시는 경우가 많았다.


또 다른 측면은 한국에 교회들이 이미 포화상태에 있는데, 굳이 또 하나의 교회를 세울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미 세워진 교회들을 건강하게 세워가는 것이 더 필요한 것이지 교회를 더 세우는 것은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의 마을마다 교회가 없는 곳이 거의 없다. 특히 도심지에는 사방팔방으로 교회의 십자가가 엄청나다. 필자가 살고 있는 김포에도 번화가의 빌딩마다 교회 하나씩은 들어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미 이렇게 많은데 교회를 더 세우는 것은 교회들끼리 경쟁만 치열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교회 개척에 부정적인 시선을 갖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런데 지금 한국에서는 한 해에 대략 3000개 교회가 문을 닫는다고 한다.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고 생각한다. 정확한 통계를 찾기 어렵지만 새로운 교회가 생겨나는 것은 문 닫는 교회의 숫자에 못 미치고 있음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교회가 너무 많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통계적으로 보아도 지금 교회의 숫자는 매년 현격하게 줄어들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교회 개척이 필요하냐는 질문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교회 개척을 독려해 교회를 자꾸 세워가더라도 현실적으로 교회의 전체 숫자는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다.


또 다른 측면은 지금은 대형교회의 성도 숫자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인데, 개척교회에 누가 찾아갈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요즘은 작은 교회나 개척교회에 등록하기를 꺼리는 시대이다. 작은 교회를 찾아가면 일단 확 눈에 띄게 되고, 개인간의 거리감이 없어서 자신이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요즘 많은 성도들은 개인적인 간섭을 받지 않으면서 예배에 참석하는 정도로 신앙생활을 하고 싶어한다. 익명성이 더 보장될 수 있고, 적극적인 참여가 없어도 귀찮게 할 일이 별로 없는 대형교회에 출석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성도들이 많다. 그러니 작은 교회나 개척교회는 실제로 자립하기도 어렵고, 몇 년 정도 버티다가 문을 닫게 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를 개척한다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여전히 교회가 개척돼야 한다고 믿는다. 흔히 교회가 다방보다 많다느니, 교회가 편의점보다 많다는 이야기를 한다. 실제로 한국의 편의점 숫자보다 교회의 숫자가 많다는 통계를 본 적이 있다. 그런데 교회가 많다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닐까? 물론 어떤 이들은 교회가 부패했기에 교회가 가져야 할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많아졌다며 교회가 많아지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건 교회가 정결하게 세워져야 한다는 문제이지, 교회가 많아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일부 교회는 문제가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대부분의 교회들은 건강하고 정결하게 순기능을 잘 감당하고 있다고 생각할 때 교회는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한다고 할 때 전 국민을 대비하여 교회 숫자가 너무 많다고 여길 수는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건강한 교회를 세워가는 것이지, 교회를 개척해야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아니다. 주님께서 이 땅에 세우길 원하시는 교회를 세워가려고 한다면 지금도 교회는 개척돼야 한다. 더구나 앞으로 지향해야 할 교회는 대형교회가 아니라 중소교회가 돼야 한다고 믿는다. 물론 대형교회는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것이다. 여전히 대형교회를 선호하는 성도들은 줄어들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성도들 중에는 대형교회보다는 건강한 신앙공동체로 견실하게 서 있는 교회를 찾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기존의 교회들에 식상한 이들이 성경의 기초에 더 충실하면서도 내실 있는 교회를 찾는 경우도 많다. 문제는 작은 교회면서 전통적인 교회의 모습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성경적인 교회를 지향하는 교회들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한 교회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교회를 찾는 것은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에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우리 주변에 그러한 교회들이 많이 세워진다면 그런 교회를 찾는 이들이 점차 많아지지 않을까?


교회 개척, 여전히 필요하다. 주님께서 진정으로 원하시는 교회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를 원점에서부터 다시 생각하면서 그러한 교회를 개척하려고 한다면 기꺼이 응원하고 싶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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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교단 114차 총회(총회장 이욥)는 지난 6월 19일 여의도총회빌딩에서 KT(대표 김영섭), 금융결제원(원장 박종석)과 함께 ‘스마트 목회 환경 구축을 위한 3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디지털 기술과 신앙이 결합된 새로운 목회·선교 생태계 조성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전국 3750개 침례교회와 산하 기관을 대상으로 △스마트헌금 키오스크 △침례교 전용 플랫폼 △스마트 카페 복합공간 등을 도입해 디지털 기반의 목회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서, MZ세대와의 소통, 기부 문화의 신뢰성 제고, 친환경 사회 공헌 확대 등 다방면에서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협약에 따라 각 기관은 다음과 같은 역할을 맡는다. 총회는 교회 및 기관의 스마트 인프라 도입을 위한 행정 지원과 참여 기반을 조성하고, KT는 통신 및 디지털 전환(DX) 기술을 바탕으로 플랫폼 개발과 키오스크 설치, 유지보수를 책임진다. 금융결제원은 결제서비스 및 기부 시스템 연동 등 금융 인프라를 제공해, 신도들이 손쉽게 스마트 환경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날 협약식에서 이욥 총회장은 “이번 협약은 복음 전파 방식의 혁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