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제일 무서운 단어 “나 중(中)3”이라고 한다. 전혀 예측할 수 없이 튀어 오르는 럭비공처럼 중3은 사춘기의 절정이다. 엊그제까지 너무나 착하고 학업에 충실하던 내 자녀가 어느 날 갑자기 가출해 하루 종일 PC방에서 시간을 보낸다.
예전엔 서서히 타락했는데 요즘 아이들은 곧바로 낭 떨어지로 굴러 떨어진다. “내 딸이 원조교제라니….” 집나간 딸의 컴퓨터에서 발견된 흔적들을 바라보고 망연자실하는 부모들….
이제는 더 이상 힘으로 제압할 수도 없다. 때리면 때릴수록 불티처럼 반항한다. 부모들이 외출 할 때면 집밖까지 울면서 따라 나오며 귀찮게 하던 내 자식이였는데 이제는 귀가하는 자녀를 반갑게 맞이하는 엄마의 품을 외면하고 피곤하다며 쾅! 문 닫고 자기 방으로 직행한다.
엄마의 가슴이 서늘해 지면서 자기 삶을 지배했던 자녀들로부터 서서히 이별을 준비한다. “그래 홀로서기를 훈련하는거지. 나도 그랬잖은가?” 이들을 훈련시키는 방법으로 금년 여름 필리핀 단기선교를 계획했다.
1인-3명의 중보 기도자를 선정해 성령님의 도우심을 간절히 구하고, 현지 가난한 아이들의 삶을 통해서 감사를 배우게 하고, 글로벌 시대에 외국 여행을 통하여 견문도 넓히고, 섬김을 통한 인생의 보람도 경험하게 했다. 마지막 날 필리핀 바닷가에서는 솟구치는 에너지를 맘껏 발산시키며 거룩한 비전을 갖고 공부할 마음을 갖게 했다.
주일날 학생부예배와 어른 예배시간에 간증문을 써서 발표할 때 준비과정이 힘들었지만 보람 있는 프로그램이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 주는 중.고등부 통합 여름캠프가 시작된다. 2박3일 짧은 일정이지만 주님은 이 시간 이들을 영적 용광로에서 더 성숙한 신앙 인격으로 다듬어 내실 것이다.
성공적 인생은 ‘선택과 집중’이 관건이다. 억지로 책상 앞에 붙잡아 놓는 것보다 자기주도형 학습은 그 속에서 동기부여가 되고 성품훈련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훈련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다.
김용혁 목사 / 대전노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