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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한국침례교의 항일운동사

일제강점기 한국침례교의 항일운동사-1
오지원 목사
한국침례교회사연구소 소장
(사)침례교 역사신학회 이사
ohjw7942@naver.com

이번 기고글 2023년에 발행된 ‘신사참배 거부로 수난당한 침례교 대표 32인’을 토대로 한국침례교의 항일운동사를 정리하고자 기획했습니다. 더 많은 정보를 원하시는 분은 저자에게 연락 바랍니다.


1. 최초 항일운동: 위국기도회(1905)
필자가 살펴본 바 문헌상으로 침례교가 항일운동을 최초로 한 것은 1905년에 있었던 위국기도회에 참여한 것이다. 1905년 11월 17일 을사늑약(乙巳勒約)이 일어나기 직전, 서울에 있는 장로교, 침례교, 감리교를 주축으로 기독교적 애국 운동인 ‘서울지역 연합 위국 기도회’를 개최했는데, 이를 통해 일제에 항거했다. 이때의 상황을 1905년 11월 19일 자 ‘대한매일신보’는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성문우천(聲聞于天)
대한 전국에 기독교인의 경향에 있는 신도가 모두 십만에 달했는데, 그 국가가 침륜 멸망하는 지경에 빠져 들어감을 슬퍼하고 애통하며 사회가 영락하고 쓰러지는 것을 근심하고 두려워하여 장로회와 침례회와 감리회에서 공동으로 연합회로 단결해 영원한 생명의 하늘에 기도하자는 주지로 독일무이하시고 전지전능 하옵신 조물주 대주재 상제 여호와께 위국 기도를 경건히 지성으로 드린다 한다는데 그 매일 기도하는 전문은 다음과 같다.


위국기도문(爲國祈禱文)
지금 우리 대한이 고난 중에 있는 형편을 우리 동포가 다 아는 바이거니와 예수를 믿는 형제자매 중에도 혹은 자기가 잘못해 이 지경에 이른 줄은 깨닫지 못하고 다른 사람만 원망하니 이는 덜 생각함이요, 혹은 말하기를 우리의 영적 나라가 하늘에 있은즉 육신의 나라는 별로히 상관없다 하니 이도 덜 생각함이요, 혹은 말하기를 이런 고난을 당해 어찌 가만히 앉아 있으리오 하고 혈기를 참지 못하여 급히 나아가자 하니 이도 덜 생각함인 즉, 다 하나님의 뜻에 합당치 못한 것이라. 그런즉 이 고난에 든 허물이 어디 있다 하리오. 다른 데 있지 않고 다 하나님을 믿고 구하지 아니하는데 있나니, 대저 우리나라 사람이 사신 우상을 숭봉하고, 악독한 일만 행하며, 하나님의 주신 바 기름진 땅과 광산과 일용 만물을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 적당히 쓰지 아니하고, 또 하나님 앞에 복을 구하지 아니한 까닭인 즉, 주를 믿는 우리는 구약 때에 선지자 예레미야와 이사야와 다니엘이 기도로 이스라엘과 유대국이 구원 얻은 것 같이 대한도 구원 얻기를 하나님 앞에 기도합시다. 기도 시간은 매일 신시(오후 2~4시)요. 기도문은 다음과 같으니, 만왕의 왕이신 하나님이시여 우리 한국이 죄악으로 침륜에 들었으매 오직 하나님밖에 빌 데 없사와 우리가 일시에 기도하오니 한국을 불쌍히 여기사 예레미야와 이사야와 다니엘이 자기 나라를 위하여 간구함을 들으심 같이 한국을 구원하사 전국 인민으로 자기 죄를 회개하고, 다 천국 백성이 되어 나라가 하나님의 영원한 보호를 받아 지구상에 독립국이 확실케 하여 주심을 예수의 이름으로 비옵나이다.(“聲聞于天,” ‘大韓每日申報’ 1905. 11. 19.)

 

‘성문우천’(聲聞于天)이란 표현은 시경(詩經) 소아(小雅) 학명(鶴鳴) 편에 나오는 것으로, ‘鶴鳴九皐 聲聞于天’(학명구고 성문우천) 즉 “학이 깊은 물가에서 울면, 소리가 하늘까지 들린다.”라는 문장에서 왔다. 나라가 기울어가는 것을 애통해하는 기독교인들이 마음을 모아 기도하면 그것이 하나님께 들려질 것을 굳게 믿고 함께 기도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


일제의 식민지적 야욕을 가장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곳은 다름 아닌 수도 서울이었다. 이곳에는 정동을 중심으로 각국의 공사관들이 있었고, 한반도를 두고 각축전이 벌어졌다.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일제의 야욕이 한국인들의 표적이 됐는데, 특히 기독교인들을 중심으로 강력한 반일감정이 형성됐다. 그리하여 서울의 기독교인들을 중심으로 비폭력적 저항의 나라를 위한 기도회가 탄생했는데, 이는 서울의 연동교회 청년회 주축의 국민교육회를 통해 전국적인 운동으로 발전했다. 국민교육회는 위국기도문 1만 장을 인쇄해 전국에 반포하고 매일 오후 3~4시까지 합심해 하나님께 기도하는 구국기도회 운동을 개시했다(“論說: 讀蓮洞耶蘇敎會爲國祈禱文,” 『皇城新聞』, 1905. 8. 2.). 특히 1905년 11월 9일 을사늑약 체결을 위해 서울에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가 도착하자 그 이튿날부터 상동교회 엡윗청년회 회원들을 중심으로 서울지역 감리교, 장로교, 침례교 연합 위국 기도회를 개최하여 일제에 항거했다.


위국 기도문의 내용을 살피면, 대한의 위기 극복 비결은 오직 하나님께 기도하는 데 있음을 천명하면서, 먼저 하나님 앞에 바로 서는 기도자의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난국의 원인이 일본이 아닌 기독교인에게 있다고 보았고, 과거 조상과 현재 국민과 기독교인 전체 공동체의 죄를 회개하는 공동 기도운동으로 승화시킨 성숙한 신앙의 모습을 보였다. 20세기 초 대부흥 운동이 한참 전개되던 시점에서 기독교는 교회 내 각성운동으로 시작해 전 국민이 천국 백성이 되기를 원하는 전도운동으로 확산되는 동시에 나라와 민족을 위한 애국적인 기도운동도 함께 전개하여 천국 백성으로, 한국의 국민으로 그 책임을 다했다.


서울의 침례교인들이 교파를 초월한 위국 기도회에 참여했다는 1905년 11월 19일 자 ‘대한매일신보’의 보도는 침례교가 민족적 비극인 을사늑약을 외면하지 않고 애국 운동에 참여했다는 것을 드러낸 역사적 문헌으로 그 역사적 가치가 매우 크다. 왜냐하면, 펜윅이 대한기독교회와 그 사역자들을 비정치화와 비민족화의 신앙으로 철저하게 무장시켜 대부흥 운동을 배격했고, 을사늑약(1905)과 국권침탈(1910), 3.1운동(1919) 등 거국적 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일부의 주장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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