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가스라이팅(Gaslighting)

박종화 목사의 가정사역-32


가스라이팅은 패트릭 해밀턴(Patrick Hamilton)의 연극을 원작으로 한 1944년 미국의 영화 〈가스등(Gaslight)〉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 연극의 줄거리는 재산을 노리고 결혼한 남편 잭이 온갖 속임수와 거짓말로 멀쩡한 아내 벨라를 정신병자로 만드는 과정을 그렸다. 잭은 보석을 훔치기 위해 윗집 부인을 살해하면서 시작된다. 이 보석을 찾기 위해서는 가스등을 켜야 했는데, 이렇게 하면 가스를 나눠 쓰던 다른 집의 불이 어두워져서 들킬 위험이 있다. 이 때문에 잭은 집안의 물건을 숨기고 부인인 벨라가 물건을 잃어버렸다고 몰아간다. 잭이 보석을 찾기 위해 가스등을 켤 때마다 벨라가 있는 아래층은 어두워지고, 벨라가 집안이 어두워졌다고 말하면 잭은 그렇지 않다며 아내를 탓하며, 결국에는 정신병자로까지 몰아세운다. 또 주변 환경과 소리까지 교묘히 조작해서 현실감을 잃도록 해 갈수록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자책하며 가해자에게 의지하게 만든다. 이처럼 심리적 조작을 통해 타인의 마음에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키고 현실감과 판단력을 잃게 만듦으로써 그 사람에게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 ‘가스라이팅’이다. 


가스라이팅은 정신적 학대의 일종으로, 가정, 학교, 군대, 직장 등 일상 생활 공간에서 주로 발생한다. 가스라이팅 가해자는 상황 조작을 통해 상대방의 자아를 흔들어서 자신의 영향력을 증폭시켜 상대방을 자유자재로 다루거나 그 사람이 가진 재산 등을 탈취한다. 가스라이팅 피해자는 자신에 대한 신뢰감을 잃어가게 되고 결국에는 자존감을 잃는다. 가해자들은 상대방의 공감능력을 역으로 이용해서 상대방을 통제한다. 

 

패트리샤 에반스(Patricia Evans)의 주장에 따르면 가스라이팅 학대 방법은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거부 : 피해자의 의견을 거부하거나 이해하지 않는다.
 반박 : 피해자의 기억을 불신한다.
 전환 : 피해자의 생각을 의심한다.
 경시 : 피해자의 요구나 감정을 하찮게 여겨지게 만든다.
 망각 : 실제로 발생한 일을 잊은 척 하거나 부인한다.
이러한 행위가 점진적으로 이어지면서 피해자는 자존감이 낮아지고 가해자의 생각에 동조하게 된다는 것이다.


심심치 않게 뉴스에서 목회자에 의해 여성도를 대상으로 하는 가스라이팅에 의한 성폭력이 나온다. 그 중 많은 부분은 이단 사이비교주에 의해서이기도 하지만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면에서는 교파나 교단을 가리지 않는다.  사회적으로는 가스라이팅을 사용해 타인의 재물이나 성을 착취하는 것이 보편적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가스라이팅을 도구로 사용함에 있어서 군대의 계급처럼 교회의 목회자의 신분을 이용해, 또는 말씀을 이용해 상대방의 정서와 감정, 생활 등을 통제하며 착취할 수도 있다.  교묘해 외부로는 드러나지 않는다.  이처럼 가정적이거나 사회적, 또는 교회적으로 역기능이 심하게 되면 이단처럼 신격화되어 자신을 예수와 하나님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사이비 교주가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목회자는 가정과 교회에서 건강한 소통과 참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 상처의 치유는 가족공동체와 교회공동체의 역기능을 순기능으로 바꾸는 일이며, 자기 자신의 존재를 하나님 앞에서 바로 찾는 일이다.  상대방을 나와 동일한 한 인격으로 인정하고 소통하므로 하나님의 사랑을 온전히 나누는 아름다운 가정과 교회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

 

가스라이팅에 대한 대처방법을 살펴보자.
로빈 스턴(Robin Stern)은 2008년 저서 가스라이트 영향(Gaslight Effect)를 통해 가스라이팅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먼저 왜곡과 진실을 구분하기 둘째, 상대방과의 대화가 소위 '밀당(밀고 당기기)'이라면 피하기 셋째, 옳고 그름 대신 '느낌'에 초점 맞추기 등이 필요하다고 제시한다.


자신이 가스라이팅 피해자라는 사실을 자각한다면 얼마든지 가스라이팅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므로 상대방과의 관계에 있어서 자신이 가스라이팅을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보고, 불편한 감정이 들거나 그렇다는 생각이 들면 상대와 거리를 두고 상대방에게서 심리적, 정서적으로 침해를 받지 않도록 경계선을 짓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스스로가 이러한 자기경계를 지키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봐줄 수 있는 전문가나 조력자를 찾아 그 피해 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받아야 한다. 또 타인에 의해 내 삶이 지배되거나 좌우되지 않도록 자존감을 회복하고 내 삶의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 


실제로 가정 내에서도 부모에게서 해결되지 못한 상처는 싫든 좋든 역기능의 대물림을 통해 자녀에게 상처를 준다. 그러므로 가정 내에서도 부모 자녀간에 또는 부부간에도 가스라이팅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부모는 먼저 부부 자신들의 관계에서 자신의 치유, 부부치료로 부부간 또는 부모와 자녀간에 존재 할지 모르는 가스라이팅(역기능의 관계)의 피해를 극복해야 할 것이다. 


교회에서는 목회자 가정에 대한 치유가 필요하다. 목회자 자신과 가족의 치유가 자신의 정직한 자기 경계를 지키게 한다. 이는 다른 가족 구성원인 성도들의 인격을 존중하여 인격적인 자기 경계를 지켜 줄 수 있게 한다.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고 존중받으며 전하는 복음은 진실하다. 목회자는 권위가 아닌 주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으로 복음을 전하며, 성도는 목회자의 사랑을 받으며 진실된 믿음을 갖게 된다.  그 진실된 복음은 성도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치유한다. 그럴때 목회자는 한 영혼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다. 이러한 관계 가운데 있는 목회자가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났다고 말할 수 있다. 이렇게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목회자는 인격적으로 성도를 만나며, 치유하며, 사랑의 복음을 전할 수 있다. 그렇게 주님은 인격적으로 우리에게 다가 오셨다. 


칼이 있다. 어머니 손에 들리니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도구가 되고, 도적의 손에 들리면 재물을 탈취할 목적의 무서운 흉기가 된다(요 10:10). 부디 목회자는 성도를 생명처럼 사랑하는 이유로 복음을 전해야 할 것이다. 주님이 인류와 제자들을 위해 죽어주시기 전에 베드로에게 3번을 나를 사랑하냐고 물으시고, 내 양을 치라하셨다(요 21:15~17). 눈에 보이는 큰 예배당도, 복음을 전하여 모인 성도(양)도 모두 주님의 것이란 사실을 모르면 복음은 생명의 도구가 아닌 탈취의 도구가 된다. 이때 목자는 참이 아닌 거짓목자가 된다.  거짓목자가 전하는 복음은 생명이 아닌 가스라이팅의 도구로 전락한다. 거짓목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자신의 상처의 크기만큼 가스라이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목회자는 두렵고 떨림으로 구원을 이뤄져야 할 것이다(빌 2:12).

박종화 목사
빛과사랑교회



총회

더보기
“공의의 사랑인 십자가 사랑을 나타내는 교단 되자”
114차 교단 정기총회가 지난 9월 9~11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렸다. 의장단 선거는 1496명의 대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총회장 후보로 나선 이욥 목사가 1차 투표에서 착석대의원 2/3 유효 득표를 얻지 못했다. 결국 이욥 후보가 총회장 후보를 사퇴하며 총회장 선출이 무산됐다. “생육하고 번성하라”란 주제로 진행된 이번 정기총회는 개회예배를 시작으로 2박 3일 동안 주요 안건을 다뤘다. 개회예배는 113차 총회 전도부장 최성일 목사(주신)의 사회로 침례교강원도목회자협의회 회장 김오성 목사(문막)가 기도하고 총회 공보부장 편용범 목사(대리)가 성경을 봉독했다. 하유정 집사(춘천한마음)가 특송하고 직전 총회장 김인환 목사(함께하는)가 “공의의 사랑”(갈 2:19~20)이란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김인환 목사는 말씀을 통해, “혼란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하나님의 공의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라며 “공의의 사랑은 바로 십자가의 사랑임을 우리는 기억하며 교단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함께 한 우리 모두가 성령님이 우리를 주도하시고 풀어가시는 은혜를 경험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찬송가 315장을 찬양하고 71대 총회장을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