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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을 위한 기도

키르케고르의 기도 (1)

하늘에 계신 하나님,
제가 아무것도 아님을
올바르게 느끼게 하시고
이에 절망하지 않게 하소서.
그럴수록 주님의 선하심을
더욱 강하게 느낄 수 있게 하소서.


“이 소원은 나의 속사람이 비웃듯, 미식가가 음식 맛을 더 좋게 하기 위해 스스로를 굶기는 것과 같은 쾌락주의(Epicureanism)가 아니다.” —JP: 3378, EE:67(Pap. II A 423), 1839년 5월 14일.

 

이 기도는 한마디로 겸손을 위한 기도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세상에서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합니다. 명예를 얻고 싶어하고, 성공하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세상에서 명예를 얻고 성공하는 것도 얼마나 좁은 길입니까! 유튜브를 들어보십시오. 얼마나 성공하기가 어려우면 ‘성공학’, ‘자기 계발’에 관한 책들이 가장 잘 팔리겠습니까? 그러다가 명예를 얻지 못하고, 실패하게 되면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절망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기도는 이런 종류의 절망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오히려 그의 명예와 성공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고자 기도합니다. 이것은 마치 옛날 쾌락만을 추구했던 에피쿠로스 학파의 사람들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들은 맛을 즐기기 위해, 더 환상적인 맛을 즐기기 위해 일부러 굶습니다. 굶으면 굶을수록 맛은 더욱 좋아집니다.


마치 이런 쾌락주의자들처럼, 이 기도는 최고의 명예를 얻기 위해 일부러 가장 낮은 곳에 가고자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 기도는 진정 하나님 앞에서 그가 쌓은 명성과 명예를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고자 하는 속사람의 갈망입니다. 더 높은 이상을 향한 갈망입니다.


여러분은 어느 것이 더 어렵다고 생각하십니까? 여러분의 능력으로 최고의 자리에 가는 것, 그래서 명예와 명성을 얻는 것이 어렵습니까? 아니면, 자신의 노력으로 쌓은 명예와 명성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도 더욱 낮아지지만 절망하지 않는 것이 더 어렵습니까?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믿는 자의 삶은 어떤 종류일까요?


키르케고르가 이런 기도를 한 이유는 자기 존재의 한계를 뼛속 깊이 느꼈으며, 이것이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는 유일한 길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하나님을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인간이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실존적 관계의 대상으로 이해했습니다. 따라서 인간이 자기를 완전히 비우고, 하나님의 선하심을 온전히 경험하는 것이야말로 신앙의 본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키르케고르의 이 기도는 존재론적 자기 비움과 신앙의 신비를 동시에 담고 있습니다. 인간은 하나님 없이는 아무것도 아님을 알아야 하지만, 그것이 절망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하심을 더욱 강하게 체험하는 과정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은 단순한 쾌락을 위한 자기 부정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실존적 변화입니다.


이 기도는 단순한 신앙의 외침이 아니라, 키르케고르가 평생 씨름했던 실존적 신앙의 핵심을 담은 간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창우 목사
카리스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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