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노래와 음악으로 풀어보는 성경이야기(275)

족벌 쿠데타를 향한 노래

 

기드온이 절대적인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왕의 자리에 오르지 않은 것은 아주 잘 한 일이지만, 지나치게 많은 아내를 둔 것은 잘 한 일이라고 할 수 없다.

 

외면적으로는 왕의 권력을 다 포기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삼천궁녀 의자왕과 유사한 인간적인 부귀영화를 다 누렸다고 볼 수 있다. 기드온은 아들만 무려 70명을 낳았으니, 딸까지 합치면 모든 자녀의 수가 약 200여명에 육박하지 않았을까? 거기에 손자 손녀들까지 계산에 넣으면, 그의 후손들이 상당히 많았으리라.

 

왕조국가에서는 왕손이 많아야 보위가 든든하다고 하지만, 지난 역사들을 살펴보면, 지나치게 많은 아들들은 오히려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비극의 역사를 야기했다고 평가할 만하다. 기드온의 아들들도 무려 70명에 이르렀으므로 그들 중 한 명 정도는 덜떨어진 아들이 나올 법도 했다. 성경에서는 그 덜떨어진 기드온의 아들의 이름을 아비멜렉이라고 밝히고 있다.

 

원래 아비멜렉이라는 이름의 뜻은 나의 아버지는 왕이시다하는 것이지만, 이 이름은 애굽의 바로와 같이 왕의 명칭을 의미하는 이름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여, 아브라함과 이삭이 활동하던 창세기 시대에 이미 많이 사용되던 명칭이다. 그리고 차후에 블레셋의 왕을 지칭하는 공식 명칭으로 사용되다가, 다윗에 의해 블레셋이 완전히 정복당한 이후부터는 이 이름이 성경에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믿음의 사람 기드온의 아들이면서도, 이방국가의 왕의 명칭에서 따온 비신앙적인 이름인 아비멜렉이라는 이름을 가졌다는 점에서, 그의 인격과 정치적 성향을 짐작할 수 있다.

 

많은 학자들은 기드온이 직접 이러한 이름을 자신의 아들에게 붙이지는 않았을 것이고, 아마도 기드온의 첩이자 아비멜렉의 생모인 그의 모친이 자신의 야망을 담아 아들의 이름을 지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때로는 어머니의 교육이 아버지의 교육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이 반드시 명심해야 할 부분이다.

 

아비멜렉은 자신의 이름 그대로 대단히 과격한 정치적인 야망을 가지고 있었다. 순리적으로는 왕이 될 수 없으니까 불법적인 쿠데타를 일으켜 스스로 왕의 자리에 올랐다.

 

아비멜렉은 위대한 신앙의 아버지 기드온이 죽자마자, 직접 쿠데타를 주도하여 자기 형제 70명을 모조리 다 한 장소에서 몰살시켰다. 필요 이상으로 많이 뿌려놓은 기드온의 씨앗들을 결국 하나님께서 다시 거두어 가셨던 역사적인 순간이다. 스스로 왕의 권력을 잡기 위해서 닥치는 대로 칼과 철퇴를 휘둘렀던 태종 이방원, 세조 수양대군을 연상시키는 사건이다.

 

쿠데타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확실한 동조세력이 있어야 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믿을 수 있는 자들은 역시 피를 나눈 혈족이다. 세겜출신인 그는 확실한 족벌적 동조세력을 얻기 위해서 다음과 노래하였다. “청하노니, 너희는 세겜의 모든 사람들의 귀에 말하라, 여룹바알의 아들 칠십 명이 다 너희를 다스림과 한 사람이 너희를 다스림이 어느 것이 너희에게 나으냐, 또 나는 너희와 골육임을 기억하라(9:2)”.

 

우리나라의 정치의 문제점도 혈연, 지연, 학연 등에서 찾고 있는데, 수천 년 전에 아비멜렉은 이미 이러한 정치수법을 사용하였다. 아비멜렉의 선동에 귀가 솔깃해진 혈연 족벌세력들도 이구동성으로 그는 우리 형제라 하는 화답의 노래를 불렀다.

 

나아가 외척 족벌 세력들은 아비멜렉에게 정치자금 70까지 제공했다. 이 정치자금은 용병들을 부리는데 사용되었다. 그런데 사사기9:4은 아비멜렉이 정치자금을 받은 장소가 바알브릿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바알은 아세라여신과 함께 가나안의 대표적인 우상이다.

 

아비멜렉은 야훼와 바알을 겸하여 섬기는 종교다원주의자였다. 하나님만을 잘 섬기던 자였다면, 그렇게 포악한 불법 쿠데타는 일으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의 징계와 심판은 오차가 없다. 언젠가는 반드시 자신의 행위에 대한 심판이 이뤄지고야 만다. 아비멜렉과 그를 도와 잔인한 쿠데타를 일으켰던 세겜사람들에 대한 심판도 당대에 이루어졌다. 응답하라, 2004.

 

노주하 목사

대연교회



총회

더보기
“위기를 믿음과 은혜로 이겨내는 한 해 되겠다”
우리교단 총회(총회장 이종성 목사)는 지난 1월 4일 여의도 총회 13층 대예배실에서 2024년 신년감사예배를 드리고 새 출발의 한 해를 다짐했다. 1부 감사예배는 1부총회장 홍석훈 목사(신탄진)의 사회로 국내선교회 이사장 김창락 목사(수원동부)가 기도하고 교회진흥원(이사장 박대선 목사, 원장 김용성 목사) 직원들이 특송한 뒤, 71대 교단 총회장을 역임한 유영식 목사(동대구)가 “때가 차매”(갈 4:4~)란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유영식 목사는 “갈라디아교회는 바울을 통해 복음을 들으며 놀라운 성령의 역사가 일어났지만 시간이 지나며 율법으로 변질되고 왜곡되면서 복음을 잃어버렸다. 오늘의 한국교회, 오늘의 침례교회도 이런 모습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며 “우리가 다시 말씀 앞에 서서 성령의 역사하심을 경험하기 원하며 무엇보다 성령의 감동으로 새로운 한 해를 은혜로 보내는 기쁨이 충만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설교 후 이대식 목사(원주가현)의 축도로 예배를 마치고 하례식을 진행했다. 총회 전도부장 최성일 목사(주신)의 사회로 이종성 총회장이 신년사를 전했다. 이 총회장은 “한국사회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 교단적으로 위기와 어려움에 처해 있는 시대를 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