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요금: 성인 9,000원 학생(초중고) 7,000원 어린이(3-7세)5,000원 65세 이상 5,000원
서울미술관(관장 이주헌)은 지난 2013년 10월 16일부터 2014년 1월 19일까지 제1전시실에서 <예수와 귀먹은 양>전을 개최했다.
<예수와 귀먹은 양>은 한국 현대회화사에서 독창적인 화풍으로 우뚝 선 운보 김기창의 탄생 1백돌을 맞이하여 그의 작품 세계를 재조명하고, 우리 전통회화의 무한한 잠재력과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해보고자 마련된 전시다.
강호(江湖), 1984, 비단에 수묵채색, 65x128cm
특히, 이번 전시는 운보의 주요걸작이자 서울미술관의 주요 소장품 가운데 하나인 <예수의 생애> 연작을 중심으로 한다.
<예수의 생애>는 30여점에 달하는 대작으로 예수의 삶을 전통회화 형식으로 그렸을 뿐 아니라, 예수와 성모마리아에게 한복을 입히는 등 전통한국 문화를 배경으로 성서를 해석하고 있어 한국 회화사와 세계 기독교미술사를 통틀어 매우 독창적이며 중요한 작품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서울미술관은 그 동안 일반에 잘 공개되지 않았던 <예수의 생애> 연작을 운보 탄생 백주년에 걸맞게 전시하며 그와 함께 운보의 대표작들을 두루 망라하여 선보인다.
전시제목인 <예수와 귀먹은 양>은 어린 시절 열병으로 청각을 잃은 김기창 화백이 침묵과 고독의 세계를 이겨내고 종교적인 신념과 자유로운 조형정신으로 동양화의 혁신을 이룬 그의 삶과 예술세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예수와 귀먹은 양>은 운보의 작품을 ‘귀먹은 양’, ‘예수의 생애’, ‘운보 걸작선’, ‘운보의 동반자’ 등 크게 네 가지 섹션으로 나누어 전시한다.
‘귀먹은 양’은 청각장애라는 비극을 맞은 운보가 타고난 예술적 재능으로 침묵과 정적의 세계를 딛고 내면에 응축된 울분을 창조적 열정으로 표출하여 예술로 승화 시킨 예술세계를 압축적으로 조망한다.
태양을 먹은 새, 1968, 종이에 수묵담채, 34.5x44.5cm
전시작으로는 <태양을 먹은 새>, <웅시(雄視)>, <태고의 이미지>, <산사> 등이 선보인다. 관객들은 이 작품들을 통해 운보의 내면을 상상하며 그의 고통과 도전, 성취에 공감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예수의 생애’ 섹션에서는 운보가 한국전쟁으로 인해 가독과 함께 군산에 피난하던 시절에 그려진 <예수의 생애> 시리즈가 전시된다.
예수의생애_아기예수의 탄생, 1952~1953, 비단에 채색, 63x76cm
일제치하와 한국전쟁을 겪으며 운보는 우리 민족의 비극이 예수의 고난과 유사하다 생각했고 한국적 성화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에 곧 예수의 성체가 꿈에도 보이고 백주에도 보였다 할 정도로 성화 제작에 몰입하여 1년 반 만에 연작 전체를 완성했다.
‘운보 걸작선’에서는 변화무쌍한 운보의 작품세계를 만나 볼 수 있다. 동양화의 전통을 계승한 작품과 그 것의 현대적인 해석과 변주를 보이는 운보의 다채롭고 풍부한 표현을 살펴볼 수 있다.
세 악사, 1970년대, 비단에 수묵채색, 64x75cm
전통적인 동양화의 채색 화법을 보이는 인물중심의 풍속화, 민화를 새롭게 재해석해 표현한 <바보산수>와 <바보화조>, 청록빛의 강렬한 채색풍경이 돋보이는 <청록산수>, 운필의 묘가 생생한 <문자도> 등 운보의 다양한 작품경향을 대표하는 작품들이 망라되어 있다. 그 외에도 <춘향시리즈>, <군해>, <세 악사>, <군마도>, <시집가는 날>, <봉래선경> 등 30여점에 달하는 다양한 경향의 작품이 전시된다.
‘운보의 동반자’는 운보가 생전에 사용하던 화구, 생활용품, 종교생활용품 등100여점에 달하는 물품들이 선보인다.
붓, 벼루 그리고 40여점에 달하는 낙관과 운보 김기창 화백의 트레이드 마크인 빨간 양말과 고무신에 이르기까지 화가의 예술혼과 체취를 느낄 수 있는 물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
한편, 서울미술관은 <예수와 귀먹은 양>의 개최를 맞아 상설전도 새롭게 꾸몄다. 제2전시실에서 개최되는 상설전은 서울미술관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고난과 역경의 시대를 지나온 우리 근현대미술가들의 탁월한 통찰력과 상상력을 살펴볼 수 있는 <Deep&Wide>가 선보인다.
나혜석, 도상봉, 이인성,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유영국, 김흥수, 이대원, 임직순, 천경자, 전광영, 오치균, 고영훈 등의 작품 40여점을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