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문화)”라는 말을 재미있게 사용하는 한 선배가 있다. 그는 어색한 경우에 맞닥뜨릴 때는 좋다 나쁘다, 옳다 그르다 하지 않고, “컬처가 달라서” 하고 말해서 경직된 분위기를 풀고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가볍게 해준다.
알다시피 현대인은 과거 어느 시대보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여러 대륙 사람들과 함께 살고 있다. 그러므로 목회자와 교육자, 또는 넓은 의미에서 문화인 또는 교양인은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거나 주장을 세우기에 앞서 반드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포용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필자는 해외에 머무른 몇 년 동안 종종 인도인 가정에 식사 초대를 받은 일이 있었다. 음식은 대게 쌀밥과 닭고기에 커리를 끼얹어 먹는 것이었다. 그들은, 수저를 사용하지 않고 오른 손으로 음식을 집어 먹는다. 그 집 주부는 자신들이 손으로 음식 먹는 것을 약간 미안해하며 변명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수저를 사용하거나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하거나 또는 손을 사용하는 것은 음식을 먹는 방법일 뿐이다.
나는, 그 집 주부에게, 우리나라에서도 삶은 감자나 옥수수, 쌈, 수박, 과자, 오징어, 떡 등 손으로 먹는 음식이 많다고 설명해 줬다. 또한 그들이 살고 있는 미국 역시 그들이 즐겨 먹는 즐겨 먹는 샌[드]위치, 칙큰, 팝콘, 감자 프라이, 초콜릿 등을 모두 손을 이용해서 먹지 않는가.
나는 텔레비전의 외국탐방 다큐멘터리에서 외국의 문화유적지와 관광지를 탐방하는 일부 젊은이들을 보면서 부끄러움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점잖은 식당에 모자를 쓰고 앉아서 수저를 휘저으면서 떠들거나 게걸스럽게 음식을 먹는 태도는 웃으면서 보아 줄 수가 없다.
만인이 시청하는 여행 다큐멘터리에 출연하려면 만국 통상의 기본적 예의와 각 나라가 존중하는 독특한 관습과 밥상예절 쯤은 미리 익혀둬야 할 일이다. 음식 먹는 태도에는 개인뿐 아니라 나라의 품격도 나타나게 마련이다.
방법의 차이보다 중요한 것이 매너(태도)란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또한 서양에서는 연령 고하간에 여성이 단상에 올라갈 때는 반드시 단상에 앉은 사람들이 일어서서 예의를 표하며, 일본인들은 남녀 간에 혼욕(混浴) 하는 예가 많다.
미국 교회에서는 담임목사가 신자의 십일조 장부를 보거나 알려고 하는 것은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것으로 금기시 되어있다. 헌금 액수는 오직 경리 담당 직원만 알고 영구적으로 함구(緘口)한다. 또한 목회자가 회의 참석 등으로 출장을 가면 돌아온 후에는 반드시 영수증을 첨부하여 정산해서 남은 출장비를 반환하거나 추가 청구한다. 한국과는 매우 다른 관습과 문화라 하겠다.
중요한 것은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태도이다. 복음은 언어를 타고 문화 속으로 들어가는 여정이기 때문에 편견 없이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태도는 목회자의 필수요건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