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02. 26. 토요일
고무신 신는 남자와
시를 짓는 여자가 하나님 앞에서 결혼을 서약합니다
2013. 5.
결혼 8년차
결혼 8년 중
남편은 4년은 늙은 학생이었고
5년은 전도사였고
3년차 부목사가 되었고
총각 때 보다 점점 젊어지고 있다
결혼 팔년 중
아내는 3년은 임신 중이어서 입덧을 했고
3년은 수유를 하느라 밤잠을 못 잤고
1년은 교통사고로 인해 병원에 다녔고
아가씨 때와는 다르게 폭삭 늙었다
결혼 1주년 때는
보물단지 희승이가 손님으로 오고
결혼 4주년 때는
꿈단지 희석이가 손님으로 오고
우리부부 인생에
배 아파 낳는
자녀는 끝인 줄 알았다
결혼 6주년 때는
우리부부의 계획이 아닌
하나님의 계획대로
복단지 수현이가 손님으로 왔다
짧으면 십년 후 길면 이십년 후
우리 집 손님들이 각기 제 갈 길로 갈 때
우리 집에 있었을 때 행복했었고
유쾌한 삶을 살았다고 이야기하며
부모님의 하나님이 내 하나님이라고 고백하며
믿음의 유산을 물려받고
그 마음에 하나님을 모시고
하나님의 꿈을 꾸는 이들로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하나님 아빠
세 아이가 꿈을 꾸게 하고
세 아이가 그 꿈을 노래하게하고
세 아이가 함께 어우러져
노는 세상 속에 나는 엄마라는 이름으로
아이들과 함께하며 울고 웃는다
스무 살이 되면 결혼하겠다는 큰아들과
자기가 크면 엄마아빠가 늙어 천국에 가니
자기가 안 컸으면 좋겠다는 작은 아들
아빠는 자기 것이니 엄마는
옆에도 오지 말라는 막내딸
아침 일찍 나가셔서
밤늦게 들어오는 아빠,
그 아빠의 부재로 인해
늘 아빠와의 시간을 그리워하는
세 아이들
문득
난 하나님 아버지와 함께하는 그 시간을
세 아이들만큼 갈망했던 적이 있었던가?
하나님 아빠께 한없이 죄송해지는 밤이다
아이들이 잠들면 그분을 만나야겠다
박혜영 사모는 진해침례교회 부목사의 부인이다.『크리스찬 문학』으로 등단하였고,『시와산책』회원이며 동인시집 『누군가 네게 사랑이 시작되었다고 말할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