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피스 시리즈Ⅰ‘J. S. Bach H-moll Messe BWV232’
지난 1989년 창단해 올해로 25주년을 맞은 서울모테트합창단은 박치용 지휘자[왼쪽 사진]가 27세의젊은 나이로 창단해 어떤 기관이나 단체에 의존하지 않고 ‘가장 순수한 합창음악의 실현’과 ‘교회음악의 바른 이상을 제시, 실천’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시작됐다.
지금까지 정기연주, 초청연주, 해외연주, 지방연주 및 방송출연 등 1000여회가 넘는 연주를 통해 국내 음악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았고 2002년과 2005년 독일 순회연주를 비롯해 러시아, 일본, 베트남, 사이판, 미국 등 해외연주 활동을 하며 한국 합창의 이상을 드높이고 더 나아가 한국의 문화와 음악수준을 세계 속에 알리는 문화사절단의역할도 톡톡히 해왔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25년이란 시간을 합창 외길로 걸어온서울 모테트 합창단은 창단 25주년을 맞이해 마스터피스 시리즈로 다섯 번의 연주를 기획하고 있다. 그 첫 번째가 오는 3월 31일 예술의전당콘서트홀에서 ‘J. S. Bach H-moll Messe BWV232’를 연주하는 것이다.
작년 9월 ‘바흐 콜레기움 슈투트가르트’와 함께 내한한 바흐음악의 거장 헬무트 릴링(Helmuth Rilling)은 서울모테트합창단과 협연한 후 “평생 동안 전 세계에서 수많은 합창단들과 연주를 해봤지만 서울모테트합창단과 같이 바흐음악을 잘 이해하고 독일어 뉘앙스와 표현의 문제를 훌륭히 소화해내는 합창단은 그리 많지 않았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박치용 지휘자는 바흐에 대해 “루터에 신학사상과 개혁사상은 삶으로써 승화시킨 사람이 바로 ‘바흐’이다”라며 “그는 최고의 신학자이자 음악가이며 음악내용과 삶에서 신앙의 물질을 가장 잘 나타내고 있으며 음악도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음악을 했다.
또한 하나님께서 어떤 분인지 얼마나 은혜가 넘치는 분이신지를 음악으로 잘 표현해냈다”고 설명했다. 그 중에 ‘J. S. Bach H-moll Messe BWV232’는 바흐 생애 말년인 1749년에 완성돼 그가 40여년 동안 사용했던 모든 음악 양식이 집결된 바흐음악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합창음악으로써는 유례가 없는 ‘완성도’와 ‘보편성’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며 동시에 연주자들의 최고의 기량을 필요로 하는 난이도의 작품이다. 또한 이곡은 서울모테트합창단이 10주년, 15주년, 20주년에도 무대에 올린 적이 있는 곡으로 고전의정신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며 그동안 연주를 통해 보여준 서울모테트합창단의 정신을 잘 보여주는 의미있는 연주가 될 것이다.
이번 연주 지휘는 상임지휘자 작치용, 소프라노 오은경(세종대 음대교수), 소프라노 이재은(베아오페라예술학교 겸임교수), 알토 정수연(세일아트홀 기획실장), 테너 조성환(장신대 교회음악과 교수), 베이스 이건욱(재독 악가)이 함께하고 오케스트라는 카메라타 안티과 서울이 협연한다.
25년간 묵묵히 합창이라는 외길을 걸어온 서울모테트합창단도 그 길에서 수많은 어려움과 만났고 현재도 어려움을 안고 있다. 박치용 지휘자는 “합창단이 25년정도 됐지만 대중적인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아무래도 클래식이라는 음악이 대중들에게 환영을 받지 못하다보니 이런 일이 생기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 합창단도 찾아가는 콘서트나 성가, 동요, 민요도 한다. 교회음악에 집중하며 음악이라는 범위안에서 다양한 음악을 한다”며 많은 관심을 부탁했고 “재정적인 어려움은 고질적인 어려움이다. 크게 돈이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좋은 단원들을 붙잡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순수한 찬양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서울모테트 합창단은 “찬송은 은혜의 열매이다. 교회와 세상이 혼합주의와 무질서로 병들어가고 있는 이때에 순수유전자가 병을 고치듯 하나님 안에서 질서 잡히고 순수한 음악을 해 병든 세상과 교회를 변화시킬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포부를 전했다.
한편, 서울모테트합창단은 오는 6월 J. S. Bach의 Motet BWV225-230연주, 7월 14일 창립기념일에는 국내 저명한연주자들이 함께하는 특별연주회로 ‘Friendship Concert’를 진행하고 10월에는 J. Brahms의 Ein Deutsches Requiem op.45를 12월에는 G. F. Handel의 The Meaaiah HWV56의 연주가 기획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