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은 대게 예의 바르고 검소하며 질서를 지키고 남을 배려하며 정직하다. 그런데 일부 정치인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일본인의 정서와는 달리 시대의 양심을 외면하고 역사를 고쳐 쓰려고 한다. 그들의 역사인식을 짚어 본다.
첫째로, 아베 신조 총리는 가미가재에 희생된 자국 소년들이 남긴 애절한 편지와 기록물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제하는 문제를 고려하겠다고 공언했다.
일본은, 진주만 공격으로부터 시작된 태평양 전쟁을 통해 자기나라와 미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피 끓는 청년들을 얼마나 많이 희생시켰는가. 가미가재는 이미 일본의 전세가 기울어 정공법으로는 미국과 연합국에 대항할 수 없음을 알고 애 띈 청소년들을 애국이란 명분으로 동원해서 연합군의 시설이나 선박에 자폭하도록 교사한 전쟁범죄 행위이다. 생각해보면 가미가재가 바로 오늘날 자살폭탄 테러의 원조가 아니가.
아베 총리는 명분 없는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자국 타국의 희생자들에 대한 반성은커녕 오히려 그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것은 분명 보편적 양심에 역행하는 행위이다.
가미가재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는 그들이 일으킨 전쟁의 참상을 다시 한 번 세계만방에 알리고, 그것을 영구 보전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언제인가 그들의 후손들이 그것이 얼마나 반인륜적 행위였는지 스스로 판단하게 될 것이다.
둘째로, 일본은 내선일체(內鮮一體)를 주장하고 창씨개명(創氏改名)을 실시해서 한국을 행정적으로 자기 나라로 편입하고서도 한반도의 민족정기를 말살할 목적으로 명산(名山) 정수리 마다 긴 쇠말뚝을 박았다. 침략보다 더 야비한 행위이다.
그들이 자기 영토라고 주장하는 독도는 1905년에 한일합방을 선포하면서 자신들의 영토에 편입시킨 작은 돌섬이다. 그들이 왜 한반도 전체를 자신들의 영토라고 주장하지 않는지 모를 일이다.
셋째로, 일본 정치인들은 수많은 생존 증인과 사진과 기록물을 남긴 731부대의 가공할 생체실험과 위안부 강제동원과 난징 대학살마저 부인하고 있다. 이제는 피해국들이 뜻을 모아 기록물을 전시하고 홍보물을 제작해서 역사적 진실을 온 세계에 알려야 할 때가 이른 것 같다.
아베 총리는 부인하고 있지만 그가 임명한 모미이 가스도 NHK 회장이, “위안부는 일본만이 아니라…,”라고 함으로서 그들 스스로도 시인한 사실이 아닌가. 무라야마 전 총리의 “위안부 유감” 표명과 “고노 담화”까지 말살하려고 하니 역사를 다시 쓰려는 행위이다. 그런다고 역사가 바꾸어지는가.
그들이 변경한 역사에는 언제 누가 무슨 이유로 이 사실을 변경하려했다는 추신만 첨부될 것이다. 또한 앞으로 어느 나라 어떤 정치인이 일본의 양심과 일본 정치인의 언행에 신뢰를 줄 수 있으랴.
진정한 화해와 평화를 위해서는 일본이 독일을 비롯한 다른 열국들처럼 스스로 “과거”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아야 한다. 일본의 선택이다. 하나님의 역사(役事) 외에는 아베 총리의 질주를 막을 이가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