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실버사역을 통해 어르신들이야말로 최고의 황금어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대체적으로 젊은 사람보다 오히려 복음을 더 잘 받아들이는 심령의 밭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했다. 노인은 눈도 어둡고 귀도 어둡다.
젊은이보다 순발력과 이해력이 많이 떨어진다. 그래서 복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도 그만큼 더 어려운 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는 복음을 잘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데 잠시 살펴보자.
나에게 고모부 한 분이 계셨는데 젊은 시절에 탄광에서 수십 년 일을 하여 폐가 안 좋으셨다. 연세가 드시면서 결국 폐에 문제가 생겨 병원에서 진찰을 받았는데 폐가 없어 며칠 살 수 없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 소식을 듣고 제가 병실을 찾았을 때는 이미 몇 번 숨넘어갈 고비를 넘긴 상태였다. 저를 만난 고모부가 하시는 말씀이 “유언도 남겼고 죽을 각오도 되어 있다. 다만 힘들지 않고 편안하게 죽었으면 좋겠다”라고 말씀하셨다. 그 때 “고모부, 사람은 어차피 한 번은 죽어야 하는 것은 정해진 것이지요. 이미 마음에 각오를 하셨다니 참으로 잘 하셨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죽은 후에는 천국이나 지옥을 가게 되는데 이왕이면 지옥에 가는 것보다 천국에 가는 것이 좋지 않겠어요?”라고 말씀을 드렸다. 내가 목회자인 것을 알고 계셨던 고모부는 망설이지도 않고 “나도 천국에 가고 싶다”고 하셨다. 나는 그 자리에서 복음을 전하고 예수를 영접시켰다.
평생 동안 예수님을 믿지 않았고 단 한 번도 교회를 간적이 없었던 완고한 고모부였지만 그는 정말 진실하고 절박한 마음으로 예수님을 영접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예수님을 영접한 후 그의 얼굴은 매우 밝아졌고 편안해보였다. 조금 전의 사색(死色)의 얼굴하고는 너무나도 달랐다. 놀랍게도 기도 후 망설임 없이 ‘아멘’도 크게 하는 것이었다. ‘고모부는 구원받았구나’하는 확신이 마음에 왔다. 열흘 후 고모부는 소천 하셨다.
이 사건은 나에게 매우 중요한 것을 깨닫게 해줬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지막 죽음이 가까워질수록 본능적으로 하나님을 찾게 된다는 사실을 재삼 깨닫게 됐다. 연세가 드신 어르신들은 나이가 나이인 만큼 죽음에 대하여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세월은 유수라 바쁘게 살다보니 어느새 나이를 많이 먹었다. 그동안 친구도 많이 떠났고, 배우자가 떠난 사람도 있다. 늙으니 소외되고 더욱 외롭다. 친구도 사겨보고 취미생활을 해보아도 별 재미가 없다. 몸은 점점 늙어가고 연약해져간다. 귀도 어두워지고 시력도 날로 떨어진다. 무엇을 먹어도 별맛이 없다. 아픈 곳도 한두 군데가 아니고 기력도 날로 쇠하여져만 간다. 이런 자신을 볼 때 죽음이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이 피부적으로 느껴지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나의 죽음의 문제에 대해서는 이 세상에서 아무도 그 누구도 대신하거나 해결해 줄자가 없다. 죽음을 생각하면 두렵지만 아무런 대안이 없다. 그러므로 은연중에 절대자를 찾게 되는 것이다. 젊었을 때는 들으려하지 않았던 복음에 귀를 기우리게 되는 것이다.
고집이 꺾기며 꽉 닫혀있던 마음의 문도 열게 되는 것이다. 노년은 딱딱한 영혼의 밭이 기경이 되어 씨 뿌리기 좋은 옥토로 변화 되는 시기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노년기는 영혼추수의 가장 적절한 시기라 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어르신들이야말로 최고의 황금어장인 것이다.
절망적 인생의 말년을 살아가고 있는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복음은 참으로 기쁜 소식이며 소망이 아닐 수 없다. 캄캄한 어둠속의 한줄기 빛과 같다. 두려워하며 절망가운데 있는 그들에게는 복음은 참 소망이 될 수 있다. 복음은 죽음과 생명의 문제를 해결해준다. 죽음을 이기고 생명을 얻는 길을 안내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실제로 존재하며 내세가 정말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천국과 영생, 생명의 부활이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놀라운 인생의 비밀과 진리를 알려주는 것이다. 온 일류의 메시아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게 해주는 것이다. 진실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어르신들을 섬기며 동시에 그들의 입장에서서 절박한 심정으로 진리의 말씀을 전하고 복음을 증거 할 때 그들의 마음은 움직이게 된다. 복음이 강하게 전달된다. 이때 또한 성령님의 감화 감동 역사하심으로 구원의 역사가 일어나는 것이다.
실버처치는 어르신들을 섬김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전도 대상자다로 본다. 실버처치는 경로대학이 아니라 말씀대학이다. 실버처치는 어르신들을 섬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실버처치는 건강프로그램이 아니고 생명프로그램이다.
실버처치는 오락프로그램이 아니고 죽음을 잘 준비하게 하는 천국프로그램이다. 실버처치는 장수프로그램이 아니고 영생프로그램이다. 실버처치는 초대(招待)교회를 지향하지 않고 초대(初代)교회를 지향한다. 실버처치는 내 교회에 등록시키려하지 않고 천국 생명책에 등록시키려한다.
“좋은 이름이 좋은 기름보다 낫고 죽는 날이 출생하는 날보다 나으며 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칫집에 가는 것보다 나으니 모든 사람의 끝이 이와 같이 됨이라 산 자는 이것을 그의 마음에 둘지어다 슬픔이 웃음보다 나음은 얼굴에 근심하는 것이 마음에 유익하기 때문이니라 지혜자의 마음은 초상집에 있으되 우매한 자의 마음은 혼인집에 있느니라”(전7:1~4)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시90:10)
윤인규 목사
가나안정복선교센터 대표
문의) 010-3667-82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