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목회자는 교회의 사명을 성취하도록 이끌어가는 역할을 한다. 교회의 머리는 예수 그리스도이시며, 예수님께서 친히 하나님의 양떼인 교회를 인도하시는 목자로서 큰 목자, 목자장으로 불리신다. 목자장이신 주 예수님은 목동들을 불러 목자의 역할을 맡기신다. 혹자는 목회자를 목자를 돕는 목견(목장의 개)이라고 하기도 하지만 좀 지나친 표현이다.
작은 목자인 목회자는 양들이 각자의 본분을 다하도록 챙겨줘야 한다. 교회성장학자인 슐츠(Schultz)는 목회자를 완성자(completer)라고 했다. 완성자란 교회의 전반적인 상황을 살피면서 부족한 부분이 발견될 때 그 부족함을 채우는 사람이란 뜻이다. 목회자는 교인들의 신앙 상태를 살피고, 주어진 은사를 따라 제대로 사역을 하는지를 살피고, 교회의 여러 사역들이 균형있게 성취되고 있는지 등을 살펴야 한다.
교회는 교회의 예배, 교육과 신앙훈련, 친교 등 고유한 내적 사역과 지역사회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한 봉사와 섬김의 사역 그리고 전도대상자들을 구원으로 이끌기 위한 사역, 악한 자들과의 영적 전쟁 사역, 세계 선교를 위한 사역 등 다양한 사역을 펼쳐야 한다.
이를 위하여 인적 자원을 개발하고 재정을 확보하는 등 가능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구원받고 침례받아 교회에 등록한 새신자들을 훈련하고, 교회에 등록한 새교인들의 신앙을 재확인하고 재무장 시켜서 교회 사역에 투입해야 한다.
교회는 유람선이 아니라 생명구조선이며 전투함이다. 어느 누구도 노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 많은 교회에서 교회 사역의 80%를 20%의 교회 일군들이 담당한다는 말이 있다. 그러면 나머지 80%의 교인들 대부분이 사역을 담당하지 않고 유람선의 승객이 되고 만다. 이것은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제사장 역할을 하지 않는 것으로서 그리스도의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비정상적인 모습이다.
목회자는 모든 교인들로 하여금 각자에게 주어진 은사와 믿음의 분량 그리고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기회를 따라 봉사의 일을 하도록 직임을 부여하고 기능을 발휘하도록 채근해야 한다. 교회를 개척하거나 처음 교회의 기틀을 잡을 때는 교회의 대부분의 사역이 목회자에게 집중될 것이다.
사실 준비되지 못한 교인에게 사역을 맡기는 것은 어렵다. 어설프게 사역을 맡기기보다는 목회자가 직접 하는 것이 마음 편하고 또 일도 제대로 될 것이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목회자가 교회 사역을 담당해서는 안 된다.
준비된 일군이 없을 때는 하는 수 없이 목회자가 담당해야 하지만 목회자는 얼른 교인들을 훈련하여 일군으로 세워야 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 준비가 되었다고 여겨지면 좀 부족하다 싶어도 사역을 맡기는 것이 필요하다. 사실 온전히 준비되어야 일을 맡긴다면 사역할 평신도가 얼마나 되겠는가?
이것은 목회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좀 부족해도 사역을 맡기는 것이 필요하다. 사역은 일 하면서 배우는 것이다. 기본적인 준비가 되면 사역을 맡기라. 그리고 사역을 하는 것을 보면서 필요한 추가적인 훈련을 하라. 그러다가 정 어려우면 그 때는 잠시 물러나 필요한 훈련을 하고 다시 사역에 임하도록 하면 될 것이다.
목회자는 교인들에게 사역을 나누어 위임해주고, 위임할 수 없는 사역만을 담당하다가 일군이 세워져서 위임할 수 있을 때는 신속하게 위임해야 한다. 그러다가 사역을 어려워하는 일군이 생기면 다른 일군을 찾아 사역을 재조정해준다. 교회의 사역적 요구가 커져서 새로운 사역자가 필요할 때 목회자는 필요한 일군을 길러 사역을 맡겨야 한다.
목회자는 목회자가 꼭 담당해야 할 사역 외에는 다 평신도 사역자들에게 위임하여 맡겨야 한다. 교인들이 할 수 있는 사역을 목회자가 붙잡고 있는 것은 선하지 못하다. 이것이 완성자로서의 목회자의 역할이다. 목회자가 완성자 역할을 잘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지혜가 필요하다.
1) 목회자는 교회의 다양한 사역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교회마다 담당하는 사역이 있다. 여러 사역들에 대한 입체적인 이해를 가지라.
2) 목회자는 각 사역을 담당할 일군의 자격 요건을 확립해야 한다. 사역은 그 사역을 담당하는 사람이 갖춰야 할 능력과 지식 그리고 기술적 자격 요건을 요구한다. 각 사역에 따라 다를 것이다. 모든 사역자들이 갖추어야 할 공통적인 자격요건과 사역마다의 특수한 자격 요건이 무엇인지에 대해 교회적 공감대 속에서 확립해두어야 한다.
3) 목회자는 일군들이 갖추어야 할 자격 요건을 갖추게 할 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개교회적으로 하기 어려우면 지방회에서 또는 교단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4) 목회자는 교회 사역의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잘 살펴야 한다. 그리고 그 부족함을 목회자가 채워야 한다. 그러다가 위임할 수 있는 일군이 세워지면 그에게 사역을 맡기도록 한다.
5) 목회자는 목회자가 필수적으로 해야 할 사역에 집중하기 위해 교회의 여러 사역들을 과감하게 평신도 지도자들과 사역자들에게 위임해야 한다. 침례교회는 자칫 목회자중심적인 불균형을 나타내기 쉽다. 목회자는 모든 교인들과 하께 교회 사역을 성취한다는 태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목회자는 완성자로서의 역할을 이해하고 너무 서두르지 말고 그러면서도 차근차근하게 사역을 위임하면서 평신도와 동역하는 목회를 펼쳐야 한다.
이명희 교수
침신대 신학과(실천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