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몬왕 하눈의 객기와 도발의 댓가로 다윗의 응징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예측한 암몬사람들은 자신들의 부족한 군사력을 보완하기 위해서 용병을 동원했다. 아람군대 이만 명, 마아가왕의 군대 천 명, 돕의 군대 만이천 명 등 총 삼만 삼천 명의 군사들을 동원해 선제공격에 나섰다. 아람이 이스라엘의 군대와 싸우기 위해서 용병을 모집했다는 소식을 들은 다윗은 맹장 요압과 아비새를 파견했다.
요압은 정예 병사들을 엄선해 자신이 직접 지휘할 병사들과 아비새가 지휘할 병사들로 분리한 뒤, 아비새에게 다음과 같이 의미심장한 말을 건넸다. “만일 아람 사람이 나보다 강하면 네가 나를 돕고, 만일 암몬 자손이 너보다 강하면 내가 가서 너를 도우리라, 너는 담대하라, 우리가 우리 백성과 우리 하나님의 성읍들을 위하여 담대히 하자, 여호와께서 선히 여기시는 대로 행하시기를 원하노라(사무엘하10:11)” 하는 동지애와 조국애와 야훼신앙으로 충만한 출사표의 노래였다.
첫 번째로, 요압은 동지애를 강조한다. 무슨 싸움이든 독불장군은 승률이 떨어진다. 마음과 뜻을 같이 하는 동료나 동지가 있을 때 승리의 가능성은 커진다. 루터의 종교개혁의 성공을 말할 때 개혁의 동지로서의 프리드리히 3세를 빼놓고 논할 수 없다.
루터가 영적으로 카톨릭과 교황에 맞서고 있을 때, 선제후 프리드리히 3세는 군사적인 힘으로 루터를 해치려는 자들과 맞섰다. 프리드리히의 군사적인 후원이 없었다면 루터는 개혁을 마무리짓기 전에 이미 목숨을 잃었을 것이고, 종교개혁은 물거품이 됐을 것이다.
요압은 아비새와 함께 목숨을 건 전략과 동지애를 확인했다. 이미 메드바 들판에 진치고 있었던 암몬 연합군의 결속력을 깨기 위해서 동시에 양쪽으로 선제공격을 감행하기로 전략을 세우고 어떠한 변수가 생긴다 하더라도 목숨을 걸고 최종적으로는 서로를 도와주기로 하는 강력한 언약을 맺는다. 요압과 아비새의 전략을 동반한 믿을만한 동지애는 전쟁을 승리로 이끈다.
두 번째로, 요압은 조국애를 강조한다. 요압이 노래한 “우리가 우리 백성과 우리 하나님의 성읍들을 위하여 담대히 하자”라고 노래한 구절에는 하나님의 택하심을 받은 자기 조국 이스라엘의 평화와 행복을 간절히 소원하는 그의 열정이 넘쳐난다.
온 인류의 구원을 위해 이 땅에 오셨던 예수님도 자신이 혈통적으로 속했던 이스라엘을 특별히 사랑하셨다. 십자가를 지시기 며칠 전 감람산에서 시온성쪽을 바라보시며 앞으로 유대백성들이 당하게 될 고난을 인하여 눈물 흘리셨다. 진정한 신앙인이라면 자신이 속한 조국을 사랑해야 한다. 자기 민족의 해방을 위해서 그렇게나 간절히 기도했던 다니엘과 같이 자신이 속한 조국의 구원과 안보와 번영을 위하여 기도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세 번째로, 요압은 하나님의 뜻을 앞세웠다. “여호와께서 선히 여기시는 대로 행하시기를 원하노라” 한 구절이 그의 신앙의 자세를 잘 보여준다. 전략도 세우고, 동지애도 확인하고, 조국애도 북돋았지만, 이 모든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하나님의 뜻임을 강조한 것이다.
주어진 조건 속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은 다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사건의 결말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성취되는 것임을 믿었다. 더 나아가 어떠한 결과가 주어지든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그에 순종하겠다는 믿음의 결단을 확실하게 밝혔다.
이러한 출사표를 노래한 요압은 아비새와 함께 용감하게 전장으로 달려간다. 결과는 조금 싱겁게 마무리된다. 별로 싸우지도 않았지만, 아람군대와 암몬군대는 미리 겁을 먹고 달아나버린다. 죽기를 각오하고 달려드는 이스라엘 정예 병사들을 돈이나 벌려고 전쟁에 참여한 용병들이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는가? 요압이나 아비새와 같이 진정으로 조국을 사랑하는 믿음의 군인들이 우리나라에도 많이 필요한 시점이다.
노주하 목사
대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