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는 부활현현의 마지막 사건에서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에서 약속(예언)의 성취와 사도들에게 주는 대위임의 말씀을 전달한다. 누가는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에서 기로된 것들은 다 반드시 성취돼야 한다는 필연적인 하나님의 역사를 부각시킨다.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에서 이렇게 반드시 성취되어야 할 것 세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그리스도가 고난을 받는 것이며 둘째는 그 고난을 받으신 그리스도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제 삼일에 부활하는 것이며 셋째는 그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죄사함을 얻게 하는 회개가 모든 민족에게 전파되는 것이다. 누가는 복음 전파가 이렇게 반드시 성취돼야 하는 하나님의 필연적인 구원의 역사로 제시한다.
‘전파하다’(khru,ssw)라는 동사는 사도의 임무 곧 보냄을 받는 자가 보낸 자에게서 위임받은 것을 보낸 자의 권위로 선포하는 혹은 전파하는 것을 나타낸다. 이 동사는 마가와 마태가 예수의 선포 사역과 관련해 집중적으로 사용했다.
반면에 누가는 이 동사를 “기쁜 소식을 전하다”(euvaggeli,zomai)라는 동사와 함께 병행해 사용했다(눅 4:18~19; 8:1). 마가는 예수의 공생애 사역의 시작을 “하나님의 복음을 선포하는”(khru,sswn to. euvagge,lion tou/ qeou/) 것으로 제시하고(막 1:14~15) 또 부활하신 예수의 마지막 명령을 “너희는 복음을 전파하라”(khru,xate to. euvagge,lion)는 말씀으로 전달한다(막 16:15).
마가는 또 “복음이 먼저 모든 민족에게 전파돼야 한다”(eivj pa,nta ta. e;qnh prw/ton dei/ khrucqh/nai to. euvagge,lion)라는 복음 전파의 필연성에 관한 예수의 교훈을 전달한다. 마태는 예수께서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라고 전파하심으로(khru,ssein) 그의 공생애 사역을 시작하신 것으로 제시한다(마 4:17).
마태는 또 “이 천국 복음이 온 천하에 전파될 것이다”(khrucqh,setai tou/to to. euvagge,lion th/j basilei,aj)라는 예수의 교훈을 전달한다(마 24:14). 이와 같은 맥락에서 누가는 “전파될 것이 기록됐다”라는 어구를 통해 마가와 마태가 전달한 예수 그리스도의 대위임(막 16:15; 마 28:19-20)은 물론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전파돼야 한다는 복음 전파의 주제(막 13:10; 마 24:14)를 제시한다.
기록된 것이 전파되는 첫째 요소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복음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전파되는 것은 사도행전에서 사도들의 사역의 핵심 국면인 것을 보여준다(행 2:38; 3:6, 16; 4:7, 10, 12, 17~18, 30; 5:28, 40; 8:12, 16; 9:14~16, 21, 27~28; 10:43, 48; 15:14, 26; 16:18; 19:5, 13, 17; 21:13; 22:16; 26:9).
구약에서 하나님의 선포는 주로 “주 여호와께서 말씀하신다”라는 어구를 통해 표현됐는데, 그 하나님의 선포의 권위가 하나님의 구원의 실행자인 예수 그리스도에게로 위임됐다(cf. 마 28:19). 예수의 공생애에서 그의 선포는 하나님의 권위로 이뤄졌는데(막 1:22, 27), 그 권위가 사도들에게 위임됐으며 그래서 그들은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의 권위로 복음을 선포한 것이다.
침례와 및 다른 축복이 다 그의 이름으로 내려온다(행 2:17~21, 38~39; 4:10). “그의 이름으로”(evpi. tw/| ovno,mati auvtou/) 복음이 선포된다는 주제는 부활해 승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의 존재성과 절대적 권위를 나타낸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전파되는 전언의 중심 내용은 회개인데, 그 회개의 목적은 죄들의 사함을 받게 하는 것이다. ‘회개’라는 용어는 구약에 기초한 단어로서 하나님을 등지고 불순종하며 하나님과 무관하게 살던 삶으로부터 하나님을 신뢰하고 순종하는 삶을 향하여 돌아서는 것을 가리킨다.
특히 예언자들은 이스라엘 백성이 그들의 하나님 여호와를 저버리며 그의 율법을 거역하던 삶에서 돌이켜 하나님께로 돌아올 것을 반복적으로 선포했다. 누가에게 있어서 회개란 일차적으로 복음 선포에 대한 적절한 반응을 가리키는 것으로 사용됐다(행 2:38; 3:19; 5:31; 8:22; 11:18; 13:24; 17:30; 19:4; 20:21; 26:20).
회개는 인간이 천지의 창조주이시며 인간의 주권자가 되시는 하나님을 인정하고 인간(자기 자신을 포함하여)의 삶이 그러한 하나님과 단절된 관계로 살아가고 있다는 죄에 대한 인식으로부터 출발한다. 회개란 이러한 죄에 대한 인식에 기초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죄들의 사함을 받고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된 삶으로 나아가려는 마음을 갖는 것으로 진행한다. 회개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어 하나님의 교훈에 순종하여 살려는 의지의 변화로 나아간다.
누가에게 있어서 회개란 이와 같이 믿음으로 이뤄지는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을 나타낸다. 믿음은 회개가 이루어지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셈이다. 그래서 회개란, 간단히 말하면, 믿음으로 하나님과 단절된 삶에서 하나님을 향해 돌아서는 것 뿐 아니라, 하나님과 그의 그리스도를 나의 주인으로 내 마음에 모셔들이며 그의 교훈에 순종하여 살아가려는 마음과 삶의 변화를 가리킨다.
누가에게 있어서 회개는 기본적으로 마음에서 하나님을 인정하고 그리스도를 나의 주인으로 내 마음에 모셔들이는 믿음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회개를 말하면서 믿음에 대한 교훈을 따로 다루지 않았다. 이런 점에서 누가는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막 1:15)라고 해 회개와 믿음을 분리시킨 마가의 견해를 조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예수께서 세리 레위를 부르시고 바리새인들과 변론하는 과정에서 하신 예수의 말씀에서 누가는 회개만을 포함시켰다: “내가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노라”(눅 5:32). 누가는 베드로의 오순절 설교 결론에서 회개와 침례만을 언급했다: “베드로가 가로되 너희가 회개하여 각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죄 사함을 얻으라 그리하면 성령을 선물로 받으리니”(행 2:38).
누가는 대위임의 말씀에서도 “죄들의 사람을 얻게 하는 회개가 전파될 것이다”라고 말하여 바울이 강조했던 믿음을 회개에 포함시켰다. 회개란 하나님을 불신하고 불순종하던 삶에서 돌이켜 하나님의 자비와 계획에 자기 자신을 내어맡기며 하나님의 구원의 실행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주님으로 영접하고 그에게 순종하여 살아가려는 의지의 변화를 가리킨다.
이러한 회개는 “죄들의 사함”(eivj a;fesin a`martiw/n)을 이루게 한다. 누가는 죄들의 사함에 관해서만 말하고 그것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인지 곧 바울이 부각시켰던 십자가의 죽으심을 통한 속죄의 역사(롬 3:25; 8:3; 고후 5:21 등)를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는다(눅 1:77; 3:3; 4:18; 행 2:38; 5:31; 10:43; 13:38; 26:18).
누가는 그리스도의 고난을 통한 속죄의 역사에 관해서는 “이것은 너희를 위해 주는 내 몸이라”(눅 22:19)는 말씀과 “하나님이 자기 피로 사신 교회를 보살피게 하셨느니라”(행 20:28)는 말씀에서 간단하게만 언급했다. 죄들의 사함은 죄들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생긴 장벽을 사라지게 함으로써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에 이르게 한다.
바울의 교훈에 따르면, 죄들의 사함은 의롭게 됨을 받는 칭의와 연결되어 구원의 출발점을 이룬다. 죄사함과 의로움은 구원의 시작을 나타내는 한 쌍의 연결된 표현이다. 죄사함을 받아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었기 때문에, 하나님의 구원하시는 능력이 위로부터 성령의 역사를 통해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죄들의 사함은 하나님과 단절된 어두움의 삶에서 나와서 하나님의 구원의 빛에 들어가는 출발점이다(눅 1:79; 행 26:18).
죄사함을 받게 하는 회개의 복음은 모든 민족에게 전파되는 것이 하나님의 계획이다(사 42:6; 49:6; 눅 2:32; 행 13:47).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은 하나님이 모든 민족을 위해 마련하는 보편적인 구원이라는 것이다. 이 구원은 비록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과 유대인들을 위해 마련되었지만, 그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세상 만민을 위한 것이다.
누가는 이 보편적인 구원을 제시하는 일에 역점을 두고 있다. 누가는 예수의 출생 소식을 전하는 천사들의 전갈에서 예수의 출생을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좋은 소식”(눅 2:10)으로 제시한다. 누가는 또 예루살렘 예언자 시므온의 찬송을 통해 예수의 나심이 “만민 앞에 예비하신 것이며 이방인들을 비추는 빛”이라고 전달한다(눅 2:31~32).
누가는 나아가 70인 제자들을 따로 세운 사건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전파될 것을 예수 자신이 준비하신 것을 나타낸다(눅 10:1~24). 누가는 이제 부활현현의 마지막 국면에서 하나님의 구원의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전파되는 것이 하나님의 계획이라는 것을 부각시킨다.
김광수 교수
침신대 신학과(신약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