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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하이웨이-언약관계에의 헌신과 소통


사람들은 저마다 즐겁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한다. 즐겁고 행복한 가정을 꿈꾸며 무지개를 찾듯 행복을 찾아다닌다. 그러다가 많은 사람들이 도중에 길을 잃고 만다.


지난 3, 학생들에게 자신의 가족경험을 써서 제출하라는 과제를 줬다. 의외로 몇 학생들에게서 이런 과제 정말 싫다는 반응이 나왔다. 사연을 들으니 상처뿐인 자기 가족을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자신은 정말 좋은 사람 만나 빨리 행복한 가정을 갖고 싶다는 것이다.


함께 웃었다. 당연하다. 그렇게 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그런 행복 가정은 저절로 세워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과거보다 모든 면에서 더 풍요롭고 발전된 시대에 살고 있는데 왜 수많은 개인들과 가정은 불행하며, 흔들리고, 파괴되어 가는가? 오늘날 결혼과 가족관계를 위협하는 가장 심각한 요소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를 말할 수 있겠지만, 그 핵심은 결혼이 하나님에 의한 언약적 관계라는 사실을 도외시하는 것이다.


그래서 행복한 가정을 세우는 첫 번째 단계가 결혼은 하나님 앞에서 맺는 언약이라는 사실에서 출발하는 것임을 필자의 책홈 빌더스(2013)에서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결혼이 언약관계라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행복한 가정을 세우기 위해서는 언약관계에 헌신하고 소통하는 두 번째 계단에 올라서야 한다. 예외적인 경우가 없지 않겠지만, 결혼할 때에는 누구나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 하겠다고 약속한다.


하지만 자기 본능과 감정에 충실한 것을 ’(cool)하게 생각하는 현 시대에 결혼생활이 어려워지면, 자신이 본래 기대했던 것과 상황이 많이 달라지면 그 때에도 그 약속, 그 언약대로 살기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인간은 흔들리는 갈대와 같다고 하지 않았던가!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 정말 신기했다.


각종 다운받으니 즉석에서 안 되는 것이 없는 것 같았다. 또 계속 새로운 앱들이 등장하고 기존의 프로그램도 업데이트되어 정말 스마트한 삶을 살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모든 것이 변하고 새로운 것들이 제공되는 시대에 변하지 않는 약속과 그러한 관계에 헌신한다는 것은 정말 시대에 맞지 않는 ()스마트한 선택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결혼관계에 대한 방대한 연구자료들은 그것이 진정으로 스마트한 것임을 입증하고 있다.


미네소타 대학교의 데이비드 올슨(David Olson) 교수와 동료들은 5만 쌍의 커플들을 조사하면서 행복하고 건강한 부부들에게는 공통적인 부분들이 있음을 발견한 바 있다. 그것은 부부간의 영적인 관계와 그 관계에 헌신하는 것이었다.


행복한 부부들은 불행한 부부들에 비해 대부분 영적원리와 가치관을 갖고 결혼 및 가정생활에 헌신한 사람들이었다. 이들에게도 문제와 갈등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영적인 방향감각을 갖고 자신들의 관계에 헌신할 때 갈등을 잘 극복하고, 자녀들과도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었다.


닉 스틴넷 부부(Nick & Nancy Stinnet)와 조 빔 부부(Joe & Alice Beam) 또한 수많은 가정들이 흔들리고 파괴되는 현상을 목도하면서 무엇이 어떤 부부를 잘 살게 하고, 혹은 불행하게 하는지에 관심을 가졌다. 그래서 세계의 14,000여 가정을 대상으로 20년 이상 행복한 부부생활을 한 가정들의 강점(family strengths)을 조사하면서 그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성들이 있음을 발견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가족에 대한 헌신이었다. 이러한 가족들은 영적인 측면에서 함께 성장하는 특징 또한 갖고 있었다. 행복한 부부 및 가족들은 어떤 것에 헌신할까? 조사 결과에 의하면, 그들은 무엇보다도 서로에 대해, 가정에 대해 관심을 갖고 행복하고 즐거운 가정을 세워가는 일에 헌신한다.


언약적 관계가 바로 세워진 부부나 가족들은 평소에 말씀과 기도생활에 충실하고,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행복한 가족관계를 위해 관심과 시간, 에너지를 투자한다. 그럴 때, 성격이나 생각의 차이에서 오는 일상의 갈등이나, 외도 혹은 경제문제 등의 위기가 발생할 때에도 자신의 감정이나 판단에 좌우되기보다 하나님의 개입과 도움을 요청하며 자신의 책임을 다하려고 한다. 그럴 때, 사람의 판단과 결정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개입과 회복을 경험하곤 한다.


지난 5월과 6, ‘가정의 달을 맞아 여러 교회들을 다니며 성서적인 가정 건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가정이 안정되고 건강해야 행복한 개인, 살기 좋은 사회가 가능해진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이미 흔들리는 가정, 상처가 많은 가족경험을 통해 그 고통을 대물림하며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다.


교회 안에서도 가정적으로 힘든 경험을 한 성도들이 많기 때문에 행복한 가정, 성서적인 가정건축의 필요성을 설교하거나 강조하는 것이 조심스럽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가정을 세우신 하나님의 의도와 가정 건축 디자인에 충실한 가정을 세우고 헌신하도록 강조해야 한다.


알지 못하는 먼 나라에 가서 선교하며 종족 입양도 해야 하지만 우리 교회가 속한 지역의 가정들을 회복하고 그들을 주님 앞으로 인도하는 일에도 힘써야 한다. 어려운 가족경험을 한 성도들이 있다면 개인의 회복은 물론 그것을 다음 세대에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교회가 가정들을 돌보고 지원하는 사역을 체계적으로 전개해야 한다. 쉬쉬하며 모른 척 넘어가거나 일 년에 한두 번 가족 관련 설교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행복한 결혼과 가정은 삼위 하나님과 부부, 가족들간의 언약관계와 그 관계에 대한 헌신과 소통에서 시작된다. 성서적 언약과 그 언약관계에 헌신된 가정이 행복의 하이웨이를 달리며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다. 영적인 관계가 바로 선 부부와 가정이 행복하고 즐거운 우리 집을 세워갈 수 있는 것이다.

(계속)


유재성 교수 / 침신대 상담심리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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