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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와 음악으로 풀어보는 성경이야기(289)

재앙을 부르는 비유의 노래

 다윗이 밧세바와의 불륜사건을 감추기 위하여 밧세바의 남편 우리아까지 살인한 일이 발생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선지자 나단을 다윗에게 보내어 사태의 심각성을 알게 하셨다. 나단은 다윗이 저지른 범죄를 간접적으로 지적하기 위해서 예화를 활용한다.


많은 양과 소를 소유한 부자가 손님을 접대하기 위해서 가축을 잡는데, 자신의 양을 잡지 않고 겨우 한 마리의 양을 애지중지하는 가난한 자의 양을 빼앗아 접대에 사용했다는 이야기이다. 많은 아내와 첩들을 거느린 다윗이 남의 아내를 빼앗았음을 고발한 예화이다.


몇 년 후 다윗은 또 하나의 예화와 접하게 된다. 드고아에서 온 여인이라는 사람으로부터 들었던 이야기이다. 자신에게 아들 둘이 있었는데, 형제간에 사이가 좋지 않아 자주 다투다가 어느 날 형이 동생을 폭행치사 했고, 마을 사람들은 살인죄를 저지른 형마저 사형에 처해야 한다고 윽박지르는 상황이라 왕께 도움을 청하러 왔다는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자신에게 일어난 실화로 시작되었지만, 다윗이 여인의 큰 아들이 죽임을 당하지 않도록 도움을 주겠다는 말을 하자마자, 자신이 했던 이야기가 사실은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라, 암논을 쳐 죽이고 외국으로 도망간 다윗왕의 아들 압살롬에 관한 이야기를 비유적으로 한 것이라고 고백한다

 

이 두 가지의 예화는 사무엘서를 문학적으로도 풍부하게 하는 지혜의 소품들이다. 그런데 이 두 예화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점이 있다. 첫 번째 차이점은, 출처가 다르다는 것이다. 나단의 예화는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이다. 사무엘하 12:1여호와께서 나단을 다윗에게 보내시니하는 말씀으로 나단의 발걸음과 예화가 하나님으로부터 비롯된 것임을 증언하고 있다.


반면에 드고아의 여인의 예화는 다윗의 심복 요압으로부터 온 것이다. “스루야의 아들 요압이 왕의 마음이 압살롬에게로 향하는 줄 알고, 드고아에 사람을 보내 거기서 지혜로운 여인 하나를 데려다가 그에게 이르되, 청하건대 너는 상주가 된 것처럼 상복을 입고 기름을 바르지 말고 죽은 사람을 위하여 오래 슬퍼하는 여인 같이 하고, 왕께 들어가서 그에게 이러이러하게 말하라고 요압이 그의 입에 할 말을 넣어 주니라하신 사무엘하 14:1-3이 이 사실을 밝히고 있다

 

두 번째 차이점은, 목적이 다르다는 것이다. 나단의 방문과 예화는 다윗으로 하여금 회개케 하려는 목적에서 이루어졌다. 하나님 앞에 코람데오부끄럼 없이 설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다. 다윗이 나단의 질책을 받은 즉시 하나님 앞에 고꾸라져서 눈물과 진심으로 회개하며 반성함으로써 그 목적이 성취되었다.

 

반면에 드고아의 여인의 예화의 목적은 아첨에 있었다. 울고 싶은 자의 뺨을 때려주듯 요압은 다윗의 심약한 마음에 영합했다. 요압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서 왕의 마음을 돌이키는 방법과 그 시기까지도 자신이 결정하려 했다. 그는 최고의 권력을 조종하는 실질적인 권력을 꿈꾸던 자다. 압살롬을 향한 다윗왕의 간절한 마음을 해결해 줌과 동시에, 차기 권력에 줄을 대기 위한 의도를 가지고 얄팍한 인간적인 수단과 지혜를 강구한 것이다.


하나님이 빠진 인간의 지혜는 반드시 한계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지혜가 출중하고 탁월하다 할지라도 인간의 사특한 야욕에서 나오는 것은 반드시 부정적 후유증을 동반한다. 회개나 반성이나 징계도 없는 상태에서의 압살롬의 복귀는 향후 큰 반란사건이라는 국가적 재앙을 야기한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양심과 믿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는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다.


노주하 목사 /찬양산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