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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한호 교수의 목회와 상식’- 88

바른 말을 찾아서 -우리말 땅 이름-

필자가 초등학교 다닐 때 살던 고장에는 산우리, 새신바우, 안골, 장수바우, 아치나리, 방갓, 여우골, 거촌, 무섬 등의 마을과 지역 이름이 있었다. ‘산우리는 산울타리라는 의미, 거촌(居村)은 사람이 사는 마을, 장수바우는 마을 입구 언덕에 큰 바위가 있어서 붙여진 이름, 아치나리는 작은 시내를 뜻한다.

방갓은 상중(喪中)에 있는 사람이 부모를 여윈 죄인으로서 하늘을 볼 수 없다 해서 일정 기간 쓰고 다니던 대나무를 쪼개 만든 삿갓이다. 방갓은 방갓장이들이 모여 살면서 생긴 마을일 것이다. 무섬은 마을 둘레로 물이 돌아나가는 물돌이 섬[마을]’이라는 뜻인데 한자를 병용하면서 수도리(水島里)가 됐다.


일찍이 설총의 이두(吏讀, 또는 鄕札)의 영향을 받아 땅과 마을 이름이 많이 변형되었으나 지명의 차음(借音)과 차훈(借訓)을 따라서 양지마을을 양촌리(陽村里), 음지마을을 음촌리(陰村里)로 바꾸고, 까마귀고개, 또는 까막재는 까마귀 오() 자와 고개 현() 자를 써서 오현(고개)라고 쓰는 등 이해하기는 좀 어려워도 본뜻이 크게 바뀌지는 않았는데 일본어식 표기가 사용되면서부터는 의미가 전도(顚倒) 되는 경우가 많았다.

 

뜻이 뒤바뀐 땅 이름

작은 논()을 일컫는 한배미의 배미으로 알고 대야(大夜)라 하거나, 큰배미의 배미이라고 생각하고 대사(大蛇), 널배미를 날아다니는 뱀이라고 생각하고 비사(飛蛇)로 표기한 것은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 애앗, 아지, 아차는 작은 것을 가리킨다. 작은 산은 아차산, 낮은 고개는 애앗 고개, 작은 시내는 앗시내, 아시내, 또는 아치나리라 했다. 오래 전 대학 은사 부인의 함자(銜字)손아지인 분이 있었다. 이름의 뜻을 잘 모른 지인들과 학생들이 가끔 송아지, 송아지하며 웃기도 했다. 그러나 아지는 새끼, 또는 작고 아담하다는 의미의 고운 우리말이다.


큰 무덤이나 산꼭대기 무덤을 마루무덤이라 했는데 그것이 말 무덤으로 둔갑해서 마총(馬塚)이 되고, 큰 마을 감실이 감곡(甘谷)으로 바뀌고, 가까이라는 뜻의 솔안이 송내(松內), 절벽을 뜻하는 벼랑바우가 벼락바우가 되어 뇌암(雷岩)으로 표기된 것은 심각한 현상이다(배용호 참조). 노룻재, 노루목은 노루가 다닌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아니라 낮고 완만한 고개를 말한다. 닭뫼, 쪽들, 까막재, 나뭇골, 숯골 같은 이름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다교회 이름은 대게 지역 이름을 따서 지으면서도 양짓말, 노루목, 산우리 같은 이름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해오름, 늘푸른, 한마음, 목동, 은총교회 등 의미 깊고 아름다운 이름이 남아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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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차 총회, KT·금융결제원과 손잡고 ‘스마트 목회 환경’ 구축
우리교단 114차 총회(총회장 이욥)는 지난 6월 19일 여의도총회빌딩에서 KT(대표 김영섭), 금융결제원(원장 박종석)과 함께 ‘스마트 목회 환경 구축을 위한 3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디지털 기술과 신앙이 결합된 새로운 목회·선교 생태계 조성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전국 3750개 침례교회와 산하 기관을 대상으로 △스마트헌금 키오스크 △침례교 전용 플랫폼 △스마트 카페 복합공간 등을 도입해 디지털 기반의 목회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서, MZ세대와의 소통, 기부 문화의 신뢰성 제고, 친환경 사회 공헌 확대 등 다방면에서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협약에 따라 각 기관은 다음과 같은 역할을 맡는다. 총회는 교회 및 기관의 스마트 인프라 도입을 위한 행정 지원과 참여 기반을 조성하고, KT는 통신 및 디지털 전환(DX) 기술을 바탕으로 플랫폼 개발과 키오스크 설치, 유지보수를 책임진다. 금융결제원은 결제서비스 및 기부 시스템 연동 등 금융 인프라를 제공해, 신도들이 손쉽게 스마트 환경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날 협약식에서 이욥 총회장은 “이번 협약은 복음 전파 방식의 혁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