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언어에 대해서 여러 번 글을 올렸거니와 목회자와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조심해서 사용하며 계몽해야 할 표현 몇 개를 더 하고자 한다.
아버지, 어머니, 형님
아버지 어머니는 자기를 낳아준 육친의 어버이를 가리키는 말이므로 아버지와 다름없이 친근한 어르신이라 할지라도 다른 사람을 아버지라고 해서는 안 된다. 근래, 속세를 떠나 홀로 사는 기인(奇人)들을 찾아가서 대화와 체험을 나누는 방송 프로그램 등에서 아버지 호칭이 오, 남용 되는 사례가 많이 보인다.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는 생면부지의 산사람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은 우리사회의 법도와 통념을 벗어난 일이며 듣기에도 민망하다. 아버지 대신 선배님, 어르신, 노인장, 또는 아버님 등으로 불러야 한다.
“어머니”는 아버지와는 달리 친근감과 존경의 마음을 나타낼 때 폭넓게 사용되는 호칭이지만 그렇다고 할지라도, 가려서 사용해야 한다. 존경의 마음을 담아 어머님이라 하든지, [누구]어머니, 아주머니, 어르신, 여사(님) 등의 호칭을 사용하는 것이 바르다 하겠다.
“형님”은 친근한 선배에 대해 흔히 사용하는 말이지만 근래에는 남용이 심해 듣는 이를 식상하게 만든다. 이사람 저사람에게 공연히 형님 형님 할 것이 아니라, 친구, 형씨, 선배(님), 아저씨 등으로 부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적(敵)
“적”이란 단순 경쟁 대상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사회적 국가적으로 타도해야 할 대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같은 구단에서 선수 생활을 하다가 다른 구단으로 이적해서 전 현 구단이 경기를 하는 경우, 해설자는, “박00 선수는 과거 안00 선수와 한 솥 밥을 먹던 친구였는데 이제는 적이 되었습니다” 하고 말한다. 구단을 바꾸었다고 친구가 적이 되었다는 말인가. 경쟁자 또는 겨루는 상대가 되었다고 말해야 한다. “적”은 가려 써야 할 극단적 표현이다.
심판(審判)
운동경기에서의 심판은 저지(judge) 또는 엄파이어(umpire)인데 우리말에 마땅한 표현이 없어 심판이라고 번역했던 것 같다. 그러나 “심판”은 선악을 가려 상벌을 주는 하나님의 역할을 뜻하는 말이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정의를 행하시기위해(창18:25) 애굽의 모든 신과(출12:12) 나라들을 심판 하신다고 했다(시110:5).
경기나 오락에서 “심판”이라고 불리는 직책은 경기의 득실점과 승패의 순간을 판정하는 사람이지 선악을 가리는 이가 아니므로 원어의 발음을 따라 저지나 엄파이어라고 하든지. 우리말로 판정이라고 하는 것이 바른 표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