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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이 다돋이는 아침

“하늘 붓 가는대로”-66

나의 침실은 안방 침대방과 서재 방이다. 침대에서 자고 났을 땐 거의 항상 내가 이불을 침대위에 가지런히 펴놓는 것은 아내가 일찍 부엌으로 향했기 때문이다. 네모반듯하게 이불을 침대전면에 쫙 펴놓고 내려다보면 아침부터 내 마음도 구김이 없이 쫙 펴진 것을 느낀다.


기분이 상쾌하다. 밤새 이불이 나를 덮어주고 감싸주고 할 때 나는 깊이 잠들고 있었다.

이불은 밤새도록 잠을 자지 않고 내가 추울세라 감기 걸릴세라 나를 덮어 주는 불침번 이불이었다. 그렇게 밤새 신세를 진 이불인데 아침이 되었다고 아무렇게 이불을 둘둘 말아 버리거나 구긴 채로 던져놓는 것은 적어도 이불에 대한 나의 예의가 아닌 것 같다. 어느 누구인들 이불정돈을 잘하겠지만 적어도 나의 아침에는 이불을 다독이는 것이 나의 첫 과제로 되어 왔다.


서재에서 잠을 자고 난 아침엔 어떻게 이불에게 예의를 갖추는가라고. 그땐 이불을 한쪽으로 겹쳐 둘둘 말아서 마치 군대 내무반의 이불정돈처럼 네모지게 만들어 방한구석에 잘 모셔 놓는다. 이렇게 깍듯이 서재방 이불에게 예의를 표한다.

침대이불이나 서제이불이나 모두 나의 어김없는 깍듯한 예의에 감사를 표하면서 오늘저녁도 잘 모신다고 웃어준다. 이불을 향한 나의 예의는 비인격과 인격의 소통이다. 비인격과 소통하는 인격자라면 더더구나 인격과 인격의 소통에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물건과 소통하는 사람이 사람과 소통 못할 이유가 있겠느냐?


나는 나와 소통하고 나는 아내와 소통하고 나는 친구와 소통하고 나는 교우와 소통하고 나는 하나님과 소통하는 소통의 사람이었다고. 그런데 나의 소통의 어느 한구석엔 소통의 사각지대(死角地帶)가 있지 않나 여겼는데, 그것이 나의 소유물에 대한 소통의 부재가 아닐까.

이 철학을 일찍 자각한 나는 나의 소유물과 인사하는 예의관계가 옛날부터였다. 소통! 그것은 피의 흐름이다. 그것은 혈관의 시원한 흐름이요. 그것은 곧 풍성한 생명의 넘침이다.


주변을 살펴보니 어찌 밤새 나를 감싸준 이불뿐이랴. 내 입에 밥을 들어오게 도와준 숟가락 젓가락도 있었다.

그것들은 열심히 내 입에 밥을 넣어 주었건만 밥알 한개도 삥땅(?)하지 않고 고스란히 전달해준 고맙고 충실한 봉사자들이었다. 숟가락의 인격화!! 그것은 아름다운 명화이다. 그러고 보니 온갖 나의 소유물들이 나를 쳐다보고 있지 않은가? 하루 세 번씩 식사 후 칫솔질을 하건만 한 번도 칫솔이 날 보고 역겹다는 말 한마디 없이 닦아주기를 자기 몸이 낡고 부서지기까지 하고 있었다. 고마워요. 그 외에 예의를 치를 것들이 무수히 많고 많으니. 지갑, 신발, , 외투, 볼펜, 기타 등등. 나는 외쳤다. 모두 다 오너라.


고맙다. 소통의 시종은 결국 감사려니 모든 것들에게 그저 감사의 정을 느낌을 어찌하랴. 이불에게 감사하라. 그래서 범사에 감사하라”(살전5:18)고 사도바울은 편지했던 것이었다. 나는 이불을 다듬는 것으로 나의 아침을 시작하고 이불을 펴는 것으로 저녁을 맞는다. 그리곤 주께 감사 기도로 잠을 청한다.

/ 水流(수류) 권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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