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은 무척 더웠는데 700쪽 넘는 책을 읽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그 원인은 3~4월『사피엔스』(유발 하라리 지음 / 김영사)라는 660쪽이 넘는 책을 읽으면서부터였다. 봄은 선선했고 여름은 무더웠다. 목회자의 특성상 보통 인문학(사회과학) 책을 읽기가 쉽지가 않지만 올해 2권만은 꼭 읽고 싶었다. 그래서 더욱 의무감을 가지고『총, 균, 쇠 』(제레미 다이아몬드 지음 / 문학사상사)를 최악의 무더위를 극복하며 8~9월에 걸쳐 읽었다. 다른 세계를 경험하는 것 같았다.
제목도 정말 낯설다. 부제는 “무기, 병균, 금속은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가?”였다. 한국최고의 지성이 모인다는 서울대에서 도서관 대출 도서 1위라고 큼지막하게 표지에 인쇄되어 있었다. 필자도 이 책을 읽으면 그 대상 속에 끼게 될 것 같은 생각 속에 시작하여 전혀 다른 신세계를 여행하고 돌아오는 꿈을 깨면서 마쳤다.
‘총, 균, 쇠’ 란 단어들은 어쩌면 20세기에 가장 발달된 단어들이다. 이 3가지를 가장 유용하게 사용하는 나라들이 오늘날 강대국이 되었다. 그런데 전체적인 저자의 주장(흐름)은 인간이 어떤 노력으로 발견, 발달, 발명을 하여서 현대의 문명들을 도출한 것이 아니라 “자연선택론”이라고 한다. 자연이 우선인간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인간이 어디에서 태어났는지, 살았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인간이 먼저 좋은 자연조건에서 태어나지 않았다면 그가 아무리 위대해도 문명화 이전의 미개인으로 지금도 존재했을 것이라고 한다.
유라시아(유럽과 아시아의 합성어) 지역, 그중에 구약성서의 배경이 되는 땅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명령을 받고 떠나, 정착하고, 이후 하나님이 이스라엘 선민들에게 주신 땅이었던 갈대아 우르(수메르 문명,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팔레스타인 가나안 땅까지 그리고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12아들(족장)과 모세가 방문했던 땅 이집트까지 반월(半月)형 초생달(crescent)지형에서 인류 최초의 도시, 문화, 문자(언어)가 어떻게 발달할 수 있었는지 그 이유를 제시했다.
목회자이기에 시각은 어떤 책을 읽어도 우선적으로 성서와의 연관성을 물으려한다.
『총 균 쇠 』에서는 전혀 말하지 않지만 성경이 왜 반월형 초생달 지역에서 기록되었는지 하나님의 창조(인간, 인류퍼짐, 문화, 죄) 이야기가 왜 이 지역으로 유래되었는지를 많이 이해하게 되었다. 이 책은 매년 전세계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를 가장 진실하게 보도하는 기자와 작가 기관에게 주는 퓰리처상(Pulitzer Prize)도 받았다. 그만큼 일반들에게 인류의 기원과 발전에 대한 가장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책으로서 인식되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갈무리된 생각은 인간이 아무리 기술, 과학, 의료, 지능이 발전한다고 하더라도 하나님이 주신 삶의 기초인 자연 앞에 앞으로도 수 만년 혹은 수 십만년은 더 납작 엎드리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함께 읽기에 너무 벅차서 독서모임을 통하여 회원들과 함께 읽었다. 그리고 이 책은 진화론에 근거한 책이다. 그런데 읽는 독자가 창조주 하나님을 생각했기에 그리고 성서적 배경이 확실했기에 오히려 하나님의 창조에 완벽성, 성서구조의 명백성을 더욱 인식하게 되었다. 과거를 아무리 되 집어 진화론적인 혹은 합리적 과학방법론으로 증명하려해도 택도 없다. 역시 하나님은 한 분이며 그분이 이 땅을 창조했고 그 배경에 성서의 창세기와 신, 구약성서가 정확하고 분명함을 확신했다.
/조성배 목사 반석중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