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사순절(四旬節)과 십자가(十字架)묵상

한명국 목사의 회상록

오래전 읽은 신앙 간증을 사순절이 되면 가끔 떠오른다.

미국 일리노이즈주에 60세가 넘는 할머니가 이상한 병이 걸려 통증이 멈추지 않았고 사지도 맘대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예수님의 십자가의 구원에 대한 감사가 넘쳤다. 두 손을 전혀 쓸 수 없게 되었고 오른손 엄지손가락 하나만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그 한손가락으로 감사하고 기뻐했다.

막대기에 두 갈래의 포크를 묶어두고 그것으로 안경을 쓰면서도, 빨대로 차를 마시며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성경을 읽는 형편이었지만, “나는 사람들에게도 감사를 자랑할 이유가 너무 많아요했다. 그 이유를 묻는 사람들에게 매우 단순하게 대답했다. “내 모든 죄가 예수님의 십자가로 용서를 받았지요. 이것이 놀라운 은혜가 아닌가요? 나도 주님의 사랑 안에서 평안히 누워있을 수가 있죠. 또 언젠가 나를 부르실 때에 기쁘게 그 길을 따라갈 수 있으며, 나를 구원해 주신 주님께 영광 돌립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학교 공부엔 취미를 못 붙이고 만화책에 관심이 많을 때에 하루는 외사촌인 전근술이 또 만화책을 가져다 줬다. 이미 공자와 석가모니 만화책은 읽은 터인데 이번엔 제목이 예수그리스도였다. 어렸을 때 아버지는 서당에서 배운 공자의 글을 늘 가르쳐 주셨는데 천자문에서 사자소학, 명심보감, 논어의 얘기도 많이 들었다. 한 번은 양남댁이란 여승의 꼬임에 빠져 어머니를 따라 주사골의 석굴암 절간에 가서 28번의 절을 하고 불자가 됐던 터였다.나는 조금 주저하다가 만화이니까 불자가 읽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재미있게 보았다. 그런데 이 예수님께서 그렇게 좋은 말씀도 하시고, 병자도 고쳐주시고, 귀신도 쫓아내시고, 음식도 먹여주시고, 심지어 죽은 사람까지도 살려내신 죄 없고 선한 예수님께서 왜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는가? 십자가에 달려 고개를 떨어뜨리고 피를 흘리며 죽는 그 그림이 너무도 애처롭고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로 여겨졌다.


그때를 생각해 보면,나의 마음과 영혼 깊숙히 신비로운 인침으로 다가왔음을 느꼈다. 지금도 그 모습이 가끔 선명하게 떠오른다. 아마도 십자가의 은총이 어린 나의 영혼에 닿았던 것 같았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기독교 2천년 역사 속에 십자가로 승리한 영웅들은 부지기수이다.

여자가 낳은 자 중에 침례 요한보다 큰 이가 일어남이 없도다”(11:11)라고 예수님의 선구자로 평가받은 침례 요한은 주님의 십자가를 바라보며 순교의 장도에 올랐다. 예수님의 십자가 순교를 바라보며 7집사 중에 스데반이 제일 먼저 순교의 십자가를 졌고, 사도 야고보가 사도 중에 제일 먼저 순교의 영광에 올랐으며, 베드로와 다른 제자들도 순교했으며, 사도 요한은 산 순교였고, 바울 사도는 목 베임의 순교에 천상의 영광에 올랐다.


교회사 가운데 교부 폴리갑과 크리소스톰에 이어 수많은 십자가의 영웅들이 이어져 왔고, 한국 침례교회사중에서 이종덕 목사와 전치규 목사의 순교와 원산감옥의 30인 사건뿐만 아니라, 한국교회사에서 일사각오의 주기철 목사, “예수천당 불신지옥의 최권능 목사와 옥중성자 김윤섭 전도사 기타 많은 이들이 십자가의 승리를 보였다. 다음은 십자가를 지고 승리한 프렘 프레담(Fredam) 전도인의 일화를 소개한다.


네팔은 히말라야 산맥의 조그마한 나라이다. 1950년대 초만 하더라도 네팔에는 기독교인이 없었다고 한다. 인도에서 힌두교 부모 밑에서 자란 프렘 프레담(Fredam)2차 대전 중에 영국 공군에 종군해 낙하산으로 뛰어내릴 때에 적군의 총격을 받아 다리를 끊어낼 지경에 처했다. 그러나 특별한 의사의 치료로 그는 절름발이가 됐다. 그는 길거리를 다니면서 복음을 전하는 전도자 바트 싱에게 복음을 듣고 예수님을 믿게 됐다. 그의 부모가 인도의 힌두교인이기 때문에 예수님을 믿는 것은 용납될 수 없었으나 그럼에도 그는 첫 번째 영적인 승리를 얻었다. 그는 3년이 지난 후에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네팔로 보냄을 받았다. 하나님의 부르심(calling)을 받았을 때에 하나님, 많은 사람이 있는데 하필이면 절름발이인 저를 보내시려고 하십니까? 그곳은 너무나 산이 많고 험하니 저는 다닐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을 보내주십시요!”라고 간구했다. 그러나 그는 두 번째 소명을 받은 후 3년간 영적 씨름을 한 끝에 순종해 네팔로 갔다.


다른 사람들은 남몰래 복음을 전했지만, 그는 모든 사람이 들을 수 있도록 복음을 전했다. 뿐만 아니라 한 사람이라도 복음을 받고 예수님을 믿으면 냇가에 가서 침례를 줬다. 그 일로 인해서 그에게 복음을 받은 사람들과 함께 체포됐다. 다른 수침자(受浸者)들은 네팔의 법에 따라 1년간 투옥됐고, 그는 그들에게 복음을 전한 죄로 6년간 투옥돼야 했다. 6년 옥고를 치른 후, 출소될 때에 그의 몸은 완전히 쇠약했음에도 불구하고 복음 전하는 것을 쉬지 않았다. 그러다가 그는 다시 잡혀 들어가곤 했다. 그럼에도 그는 복음을 받는 사람들로 인해서 위로를 받았다. 이 사람은 감옥에 들어가서도 계속해서 복음을 전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같이 있지 못하게 독방으로 옮겨져야 했다. 그리고 시체가 있는 곳으로 넣어서 고통을 당하게 했다. 어떤 때는 송장하고 딱 붙어서 자게 했다. 송장 썩는 냄새가 지독했지만 그는 십자가의 능력으로 고통을 견디었다.


그는 미국에 초청됐을 때에 아내와 같이 그의 십자가로 승리한 신앙간증을 했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복 받고 행복하게 잘사는 것만이 아닙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은 고통을 감수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십자가 없이는 온전한 기독교인이 될 수 없습니다. 십자가를 전제하고 십자가후의 부활을 믿는 것이 신앙이기 때문에 고통으로 이길 수 있습니다. 나는 조국에 가면 감옥에 투옥되어 종신형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나는 주님께서 함께하심으로 조금도 두렵지 않습니다. 내가 감옥에 들어가 있는 것을 보고 사탄이 얼마나 좋아하겠습니까? 비웃고 조롱하며 기뻐하겠지요. 그러나 주님께서 나와 함께하시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으며, 나도 감옥에서 바울 사도처럼 찬송하고 기뻐하고 즐거워할 것입니다.


통 속에서 십자가를 바라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될 것입니다. 나를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히말라야의 인도인 전도자 프레담은 간증했다. “나와 및 복음을 위하여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어미나 아비나 자식이나 전토를 버린 자는 금세에 있어 집과 형제와 자매와 모친과 자식과 전토를 백배나 받되 핍박을 겸하여 받고 내세에 영생을 받지 못할 자가 없느니라”(10:29~30)


한명국 목사 / BWA전 부총재

예사랑교회 담임



총회

더보기
114차 총회, KT·금융결제원과 손잡고 ‘스마트 목회 환경’ 구축
우리교단 114차 총회(총회장 이욥)는 지난 6월 19일 여의도총회빌딩에서 KT(대표 김영섭), 금융결제원(원장 박종석)과 함께 ‘스마트 목회 환경 구축을 위한 3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디지털 기술과 신앙이 결합된 새로운 목회·선교 생태계 조성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전국 3750개 침례교회와 산하 기관을 대상으로 △스마트헌금 키오스크 △침례교 전용 플랫폼 △스마트 카페 복합공간 등을 도입해 디지털 기반의 목회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서, MZ세대와의 소통, 기부 문화의 신뢰성 제고, 친환경 사회 공헌 확대 등 다방면에서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협약에 따라 각 기관은 다음과 같은 역할을 맡는다. 총회는 교회 및 기관의 스마트 인프라 도입을 위한 행정 지원과 참여 기반을 조성하고, KT는 통신 및 디지털 전환(DX) 기술을 바탕으로 플랫폼 개발과 키오스크 설치, 유지보수를 책임진다. 금융결제원은 결제서비스 및 기부 시스템 연동 등 금융 인프라를 제공해, 신도들이 손쉽게 스마트 환경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날 협약식에서 이욥 총회장은 “이번 협약은 복음 전파 방식의 혁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