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농촌답게 연세 드신 분들이 많다. 더욱이 이곳 교회 주변 마을은 진도에서도 연령층이 가장 높은 수준에 해당한다. 그러니 한글을 모르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개중에는 자존심으로 드러내 놓고 배움의 기회를 찾지 못하는 분들이 많지만 진도 인구 3만여 명 중에 2, 300 명이 넘는 분들이 한글을 배워 일 년에 한 번씩 백일장을 군에서 실시를 한다. 대부분 여성분들이다. 그래서 가끔은 남자 분들이 계시더라도 엄니들의 한글학교라고 부르게 됐다.
이곳에 내려와 전임목회자 사모님이 하시던 한글학교를 맡게 되어 첫인사를 하려고 하자 한 분의 엄니께서 “아구 우리는 여자한테 배워서 남자하고는 공부 못혀.” 그러자 덩달아 “그려 우리 못혀. 다음부터 안 나올 거구만.” 인사하러 왔다가 아예 끝날 판이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남자가 아니고 목사이고 선생이니까. 그리고 한 번 해보고 재미없으면 안 나오셔도 되고요.” 배짱을 부르듯 엄포를 놓자 마지못해 “그럼 한번 해보고 결정합시다.” 대답하셨다.
그렇게 시작되어 두세 달 정도 지났을 때 공부하시던 엄니들이 “아구 이렇게 재미있는 것을 괜히 걱정했네요.” “우린 선생님 만나 넘 기쁘고 즐거워요.” 행복해 하신다. 그리고 동내 사람들에게 나팔이 되어 자랑을 한다. 목사가 해야 할 교회자랑, 목사 자랑을 마을 사람들 스스로 해주고 있는 것이다. 시골 동내 마을 어르신들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 자연스럽게 그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아픔도 나누고 즐거움을 드릴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그리고 공부를 마치며 자연스레 건강하고 행복하게 해 주십사 기도하며, 하나님과 예수님의 이름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알아주든 안 하든 마을의 목사가 되어 너무 감사하다. 농어촌교회가 지역의 교회로 자리매김하기에 좋은 매체가 될 수 있다. 필요하신 분들에게는 자료들을 나누어 주고 싶다.
도시의 큰 교회 중에도 있지만, 농어촌 시골의 작은 교회들 중에 지역에서 꼭 필요한 교회들로 서있는 모습을 본다. 진도 섬에는 하나의 읍에 여섯 개의 면이 있다. 그리고 많은 마을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비록 자녀들과 젊은이들은 도시로 떠나가고 노인 분들만 남아 계시만 그 지역마다 마을 교회로 교회들이 세워져 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우리 교회라고 부른다.
거기에는 많은 교회의 목회자들이 노인 분들을 위해 한글학교를 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마을 분들과 연관이 된 이유도 있는 것 같다. 아직 교회에 출석하지 않아 성도는 아니어도 마을 전체가 교인이라 생각하면 어느 도시 큰 교회가 부럽지 않은 마음이다.
기도하며 한 분 한 분들이 당장 주님의 손길이 필요한 시간임을 생각할 때, 몰라서 지옥으로 가는 걸음을 보고만 있을 수 없기에 더 간절한 주님의 마음으로 사랑하며 품게 해 달라고 기도하게 된다.
“롯이 아브람을 떠난 후에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눈을 들어 너 있는 곳에서 북쪽과 남쪽 그리고 동쪽과 서쪽을 바라보라, 너는 일어나 그 땅을 종과 횡으로 두루 다녀 보라 내가 그것을 네게 주리라”(창 13:14, 17)
주님, 작은 자에게 한 마을을 주셔서 감사 합니다. 주님의 눈과 마음으로 바라보게 하소서.
김태용 목사 / 백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