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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마을의 메아리

백동의 새벽편지- 8

미국에 사는 동안에 한 달에 한번 매달 초가 되면 시내 한복판에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수시로 몰아치는 토네이도나 자연재해를 피하기 위한 대피 훈련이다. 한국에서 민방공훈련을 하던 생각이 났다. 세계 어디나 안전한 곳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전쟁의 공포가 없으면 자연 재해 등으로 준비하고 훈련하는 일들을 보며 공평하심을 생각한다.


세차게 바람이 부는 섬마을에 살면서 수시로 불어오는 바람은 이제 이웃처럼 느끼며 살아간다. 어느 날인가 밤새 심하게 바람이 불어 잠을 설치던 날에 아내가 제주도에 사는 처제에게 연락을 했다. 그랬더니 거긴 바람이 불어 나갈 수도 없다고 하소연했단다. 미국의 그 큰 땅 중간에도 바람이 불어 난리인데 바다 한가운데 덩그러니 있는 섬이랴. 그러나 참새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하리라”(10:29)하신 하나님께서 모르실 리가 없으실 것이다. 세상의 주인이 누구신지, 자연의 섭리를 다스리시는 분이 누구신지를 알려주시려는 하나님의 메아리, 하나님의 도움 없이는 살 수 없는 인간의 연약함을 깨닫게 하시려는 주님의 메아리로 들을 수 있는 것이 지혜로운 사람일 게다.


너는 청년의 때에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라”(12:1 ). 바다에서부터 섬을 넘어 온 세상에 불어오는 바람의 소리를 온 땅을 향에 말씀하시는 주인의 음성으로 들을 수 있기를 기도한다. 농부들은 한결같이 인정한다. “하늘이 도와야 살지그 하늘을 바라보는 눈을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을 바라볼 수 있는 눈으로 바꾸어 지기를 바라며 간절한 마음으로 복음을 전한다. 그리고 그 복음의 바람이 다시 온 대한민국에 가득하기를 소망한다.


특별히 이곳 진도 땅에 흘린 수많은 눈물과 통곡이 하나의 씨앗이 되어 어둠으로 깜깜한 대한민국에 소망을 주시려는 하나님의 음성이 되실 것이다. 이미 배는 인양되어 다른 곳으로 갔지만, 아직 남아있는 생면부지 사진들만 있는 팽목항 세월호 분향소를 들어갈 때마다 알 수 없는 눈물을 흘리며 나라를 위해 기도하게 된다. “이스라엘아 들으라수 없이 말씀하신 하나님은 귀를 열어 주님의 말씀을 듣기 원하신다. 그 옛날 조선 땅에 교회가 세워지며 마루바닥을 눈물로 적셨던 한국 교회에 다시금 기도와 회개의 바람이 불기 원하시리라.


성령과 말씀의 바람이 교회마다 가득하기를 원하시리라. 바쁘다고 시간이 없다고 핑계 댈 수 있는 도시 교회의 상황에 비하면, 노인 분들만 남아 있는 농어촌 교회는 이제 기도의 처소가 되고 나라와 민족을 위한 구국 제단으로서의 사명을 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동내 어르신들을 만날 때마다 우리는 기도하는 파수꾼이고 아직 할 일이 있노라 말한다. 더욱 이곳의 눈물을 보시고 통곡을 들으신 하나님은 이곳이 기도의 자리가 되기 원하셔서 아직 기도의 제단을 남겨두신 것이라 여긴다. 도시보다 더 많은 타국인과 함께하는 다문화 가정으로 이루어진 농어촌에서부터, 가정과 나라를 위한 눈물의 기도의 불꽃이 한국 교회와 온 세계를 향해 대한민국을 살렸던 성령의 바람이 다시 타오르게 하실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줄어드는 고령화된 농어촌 교회는 마을 모든 분들을 주님께서 바라보시는 영혼으로 믿고 사역을 하고 있다. 농어촌의 리와 면의 작은 교회에서 읍으로 이사하고, 읍에서 도시로 이동하여 도시 교회로 모이는 한국 교회의 인구 이동처럼 기도의 메아리, 성령의 메아리, 전도의 메아리,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의 메아리가 섬마을에서부터 온 세상에 바람처럼 전해지기를 소망한다. “너희는, 그 성읍의 평안을 구하고 그를 위하여 여호와께 기도하라 이는 그 성읍이 평안함으로 너희도 평안할 것임이니라”(29:7)

주님 섬마을에 들려오는 바람처럼 하나님의 메아리가 온 세상에 가득하게 하소서.

김태용 목사 / 백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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