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달간 매주 월요일 저녁 대전침례교목사독서학교에서 하워드 클락 키이 ‘신약성서이해’( Understanding the New Testament, 한국신학연구소)를 함께 읽고 토론했다.
먼저 1~3월은 버나드 앤더슨의 ‘구약성서이해’(크리스챤다이제스트)를 읽고 토론하면서 성경연구와 설교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래서 다음으로 클락 키의 책을 선택하게 됐다. 목회자들이 신학대학에서 공부할 때 성서학 책을 접하고 이후 목회할 때는 설교준비나, 성경연구에서 신, 구약개론 책을 읽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개론서를 읽고 적용하기에 너무 먼 거리에 있기 때문이다.
성서는 한 권으로 형성되는데 1500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고, 그래서 시대적 배경도 방대하고, 저자 역시 40여명이 넘고, 글로 기록될 때의 상황과 저자들의 사고 다양성 역시 매우 넓다. 결국 개론서는 목회자의 평생에 옆에 두고 반드시 읽고 참고해야할 성서의 깊고 깊은 세계로 들어가도록 인도하는 지도와 같지만 한국교회 목회자들에게는 거대한 산처럼 무섭고, 낯선 세계와 같다. 그래서 늘 한국의 목회형편은 매우 열악하다.
가르치는 자의 확신이 부족하다. 목회자는 최소 일주일에 3번 이상 최대는 10번 이상 설교나 성서를 가르치는 교회의 모임 리더로 앞에 서야 한다.
성도들은 한 교회에서 수십 년에 걸쳐서 한 목회자를 바라보고 설교(성경공부)를 들어야 한다. 그래서 더욱 이유 불문, 목회를 위한 독서와 성경연구 환경은 열악해 지는 것이다. 전하는 이도, 듣는 이도 그래서 불안하다. 목회자는 설교(성경공부) 준비 외에도 늘 일정치 않는 심방, 만남, 상담, 결혼주례, 장례집례, 행정 등으로 차분히 앉아서 책을 하루 10쪽 이상 읽기도 바쁘다. 그래서 설교준비에 꼭 필요한 예화집, 유명설교자의 설교집에 집중하게 된다. 단순설교와 단순적용은 성도와 목회자의 내적 갈등만을 부추긴다. 그리고 다급해진다.
목회초년생들은 이런 악순환이 즉시 다가 올 것을 알지만 개선의 여지가 없다. 좋은 신, 구약 개론서는 그래서 한권이 수십 권의 역할을 한다.
하워드 클락 키이의 신약성서이해는 사회학적으로 신약을 연구한 것이다. 깊이가 있는 책이다. 신약성서배경학에 더 어울리는 책이다. 기승전결 딱 떨어지는 책도 아니다. 다양한 상상력을 요구하면서 신약의 세계로 독자들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다. 신약성서 시대 예수님과 가까운 필자들 즉 마가, 바울과 같은 저자들은 파루시아(종말)의 때를 <바로> 즉 자신들의 육신의 생명이 끊어지기 전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교회는 임시적이며, 조직도 허술했고, 참고 인내하며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다. 그런데 1세대 제자들이 죽고 2~3세대 제자들이 등장하면서 파루시아는 미뤄지고 교회는 지속가능한 체제로 바뀌어져야 했다.
그래서 사도의 제자들은 이제 체제안정과 파루시아 때의 모름으로 인해 이 땅에 충실하게 살아야 한다. 세상 사람들 보다는 더 윤리적이고 모범적이야 했다. 그래서 당대 헬라철학자들의 사상도 여과하여 교회 안으로 과감히 가져왔고, 심지어는 더 발전시켰으며, 구약의 지혜문학과 같은 새로운 윤리체계를 교회에 적용시켰다. AD 1세기 복음이 지중해 연안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 나가면서 로마제국의 체제 갈등으로 인한 초대교회의 핍박당함과 전통 바리새파 유대인들과의 갈등은 교회 안에 위기를 불러왔지만 변증론의 대두로 신학발전에 공헌했고. 신비주의와 영지주의와의 실체적 인간 예수 갈등들은 이후에 교회 안에 성육신, 삼위일체론으로 정립되는 원인을 제공했다.
신약성서는 다양한 이야기 거리를 제공한다.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기독론으로서의 발전과정들도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제공되고, 복음전파와 다양한 갈등들은 이후 서구교회사의 신학발전과 오늘날 21세기 독자들까지도 토론과 연구의 시대적 대답들을 제공해 준다. 한국교회는 한국사회의 다양성에 어떤 형태든지 대답을 해야 한다. 특별히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변화 속에 살고 있는 한국교회는 테러, 전쟁, 인권, 동성애, 제국주의선교, 차별, 다문화 등을 어떻게 성도들에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해서 목회자들이 배워야 한다.
성서사회학적 연구는 성서시대 복음의 변증이 그레코-로마 사회변화를 어떻게 이끌고, 주고받았는지를 연구하면서 신약내용을 분석하고 바라보는 시각(눈)을 제공해준다. 성서연구는 지난 100년 거대한 산맥을 이룰 정도로 많은 데이터베이스를 쌓아놓았다. 인공지능(AI)이 한국과 중국의 천재 바둑기사 이세돌과 커제 국수들을 차례로 폐하게 만들었다는 보도를 최근에 보았다. 클락 키이의 ‘신약성서이해’를 읽고 신약성서연구의 AI기능을 탑재했다고 허풍을 떨 정도로 도움이 될 책이라고. 권하고 싶다. 다양한 관점으로 신약을 볼 수 있으니 그 결과는 다양한 설교와 다양한 성경공부강의안으로 열매를 맺을 것이다. 침례교목회자들이여, 이 책을 읽고 성서연구에 새로운 활기를 찾자!
조성배 목사 / 반석중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