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한 사람의 죄 때문에 세상의 온갖 불행이 왔고 또 한 사람의 은혜 때문에 세상의 온갖 행복이 왔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오고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들어왔나니 이와 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므로 사망이 모든 사람에게 이르렀느니라”(롬5:12)
“그러나 이 은사는 그 범죄와 같지 아니하니 곧 한 사람의 범죄를 인하여 많은 사람이 죽었은즉 더욱 하나님의 은혜와 또한 한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말미암은 선물은 많은 사람에게 넘쳤느니나”(롬5:15)
“한 사람의 범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그 한 사람을 통하여 왕 노릇 하였은즉 더욱 은혜와 의의 선물을 넘치게 받는 자들은 한 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생명 안에서 왕 노릇 하리로다”(롬5:17)
“한 사람이 순종하지 아니함으로 많은 사람이 죄인된 것 같이 한 사람이 순종하심으로 많은 사람이 의인이 되리라”(롬5:19)
나의 약학대학생 외손자는 매주 토요일 외갓집에서 지낸다. 저녁식사 후 위의 본문으로 채플을 드리고 곧 질문을 던져봤다. “약대생, 감기는 왜 걸리는거냐?”라고. 너무나 질문 같지 않은 질문에 당황한 듯 대답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배가 계속 추궁하니까 그가 엉겁결에 나오는 대답이 있었다.
“옷을 따뜻하게 입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약대생의 감기 원인은 얇은 옷 때문에 몸의 온도가 낮아져서 그만 감기가 걸리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약대생의 대답은 물리적 과학적 대답이었다고 할까!
이런 어처구니없는 대답을 듣고 있던 그의 외할멈이 답을 내어 놓기 시작했다. 나와 할멈은 약대생의 감기 원인에 대한 단순하고도 소박한 물리적 답변을 어처구니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할멈의 대답은 간단했다. “그야 한 사람의 죄 때문이죠.” 분명 할멈의 대답은 성경적 대답이었다.
사람들이 생각하기로 그까짓 감기의 원인이 무슨 큰 죄의 결과냐고 의아할지 모르나 성경의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왔다. 그 죄로 말미암아 사망이 왔다.
그 사망에서 예외인 자는 아무도 없다. 누구나 다 죽는다. 죽음에는 여러 가지 과정이 있다. 교통사고사, 전쟁사, 안전사고사, 자살, 그리고 질병사이다.
권투선수가 잽도 많이 맞으면 다운 위기에 이르듯 감기도 금방 죽지는 않아도 이렇게 저렇게 자주 걸려든 감기가 몸을 쇠약케 하고 결국 면역력이 떨어진 몸이 망가지게 되고 결국 몸의 죽음이 온다. 물론 여기 사망은 육적 죽음만이 아니라 영적 죽음까지 포괄하는 광의의 죽음인 것만은 사실이지만 하여간 육체의 죽음도 명백한 사실이고 육체 죽음은 이런 저런 잦은 질병이 결합되어 마침내 노쇠 현상을 일으켜 죽게 만드니 이게 아담 한 사람의 죄로 인해 생긴 사건이 아니고 뭐냐?
그러니까 감기도 죽음의 길을 재촉하는 하나의 질병이고 그게 죽음에 이르게 하니 감기의 원인은 “한 사람의 죄 때문이요”라는 할멈의 답은 확실히 성격적인 것이다. 감기의 원인이 죄 때문이라는 표현은 신앙고백이다. 그런즉 세상의 모든 불행은 죽음으로 향한 길이고 그것은 곧 사망에 이른다.
그런가 하면 상황은 또 다른 면으로 흐른다. “한 사람의 은혜 때문에” 아무런 조건도 없이 무자격자가 구원을 받는다는 것이 아닌가?
불행의 최초 근본 원인이 죄 때문이라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온갖 행복의 원인도 “한 사람의 은혜 때문이요”라는 것도 대단한 신앙고백이 아닐 수 없다.
세상의 불행과 행복의 원인을 “한 사람의 죄 때문에”와 “한 사람의 은혜 때문에”라고 진단 내리는 사람은 영적 명의(名醫)가 아닐 수 없다. 그리스도인에게 성경은 영적인 동의보감(東醫寶鑑)이다. 그리스도인은 성경 동의보감에 의해 영적 육적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고 치유하는 사람이다.
/ 水流(수류) 권혁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