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찬송에 숨겨진 이야기>석진영이 던진 질문

김남수 교수 / 침신대 교회음악과

1950년 6월 25일 일요일 새벽 조선인민군이 38선을 넘어 침범함으로써 한국전쟁이 일어났다. 갑자기 일어난 전쟁으로 인해 삽시간에 온 나라가 혼란에 빠져버렸다. 사람들은 안전을 위해 남쪽으로 피난을 가기 시작했다. 피난민들은 한반도의 최남단인 부산에 가장 많이 모여들었다.


고향에서 겨우 몸만 빠져나온 피난민들은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들려오는 소식은 전쟁의 상처뿐이었다. 모든 사람이 불구덩이 속에서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것 같았다. 이제 그들은 삶을 포기한 채 하루하루를 살아갔다. 성도들조차 하나님을 믿지 않은 사람과 다를 바 없었다. 심지어 믿음을 포기하는 사람들까지 생겨났다. 그런 고난 중에 하나님의 섭리를 구하며 주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이는 신앙인들이 있었다. 그들은 새벽마다 하나님께 울부짖으며 매달렸다. 피폐해진 환경과 믿음을 포기하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믿는 자들이 잠시뿐인 고통으로 인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살다가 영원한 고통을 겪게 된다면 얼마나 슬픈 일인가.


1952년 울산중학교 국어교사였던 26세의 젊은 석진영은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가지고 펜을 들었다. 그녀의 글은 절망가운데 빠져있는 이들에게 복음을 증거하고, 아버지의 품을 떠나 탕자처럼 방황하는 자들에게 하나님 품으로 돌아오길 애타게 호소했다. 바로 찬송 “눈을 들어 하늘 보라”이다. 이 찬송은 하나님의 참사랑을 모르는 자들과 주님을 떠난 자들에게 빨리 돌아오라는 강렬한 외침이다.
이 찬송은 우리에게 먼저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라고 명령한다. 환난가운데 있는 피난민들은 땅의 현실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시 121:1)는 말씀처럼 살아계신 하나님을 바라보라고 명령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행마다 “믿는 자여 어이할꼬?”라는 직설적인 질문으로 신도들에게 주님의 뜻을 따라 결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1절은 어지러운 세상에 탄식 소리뿐임을 전제한다. 사람들은 빛 되신 하나님을 만나지 못한 채 어두운 길을 헤매고 있기 때문이다. 2절은 어두운 세상 가운데 주님께서 소명을 감당할 일꾼을 찾으신다고 말한다. 3절은 예수님만이 변하지 않고 신뢰할 수 있는 분이시므로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할 것을 요청한다. 4절은 오래 참으시는 주님이시지만 심판의 날이 있음을 경고하며 하루빨리 주님께 돌아올 것을 호소하고 있다.
작가 석진영은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문과를 졸업한 후 울산중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그녀는 나중에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 루터성경학교와 라이프성서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그 후 로스앤젤레스에서 찬송시를 쓰며 ‘하늘의 전령’(The Christian Ambassador)과 여러 시집을 발행했다.


이 찬송의 작곡자는 “어서 돌아오오,” “지금까지 지내온 것” 등 성도들이 애창하는 찬송을 작곡한 박재훈 목사이다. 30세 되던 1952년에 해군 정훈음악대 대원으로 있던 박재훈에게 엽서 한통이 날아왔다. 석진영 선생이 보낸 엽서였다. 그녀의 글에는 피난 중에 느낀 전쟁의 참상과 “눈을 들어 하늘보라”는 시가 담겨있었다. 석진영의 글에 감동을 받은 박재훈은 작시자와 같은 심정으로 곡을 썼다고 술회했다.


박재훈 목사는 한양대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쳤고 ‘서울영락교회’ 시온성가대와 ‘선명회어린이합창단’ 지휘자로 활동했다. 1973년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몇 년 후 캐나다에 정착했다. 어머니의 신앙을 본받은 그는 어린 시절 어머니의 서원대로 늦은 나이인 60세에 목사안수를 받았다. 캐나다 토론토 ‘큰빛장로교회’를 개척해 목회했으며 현재는 원로목사로 섬기고 있다.


우리 찬송가에 실린 석진영 선생이 작사한 찬송은 “눈을 들어 하늘보라”(새515), “하나님은 나의 목자시니”(새568)가 있다. 박재훈 목사가 작곡한 찬송은 “사랑의 하나님”(새17), “지금까지 지내온 것”(새301), “말씀으로 이 세상을”(새319), “주여 어린 사슴이”(새392), “눈을 들어 하늘보라”(새515), “어서 돌아오오”(새527), “예수님의 사랑은”(새561), “언제나 바라봐도”(새578), “산마다 불이 탄다 고운 단풍에”(새592)이다.


눈을 들어 하늘 보라(새515/통256)
작사: 석진영(1926-2002)
작곡: 박재훈(1922-)

1. 눈을 들어 하늘 보라 어지러운 세상 중에
   곳곳마다 상한 영의 탄식 소리 들려온다
   빛을 잃은 많은 사람 길을 잃고 헤매이며
   탕자처럼 기진하니 믿는 자여 어이 할꼬
2. 눈을 들어 하늘 보라 어두워진 세상 중에
   외치는 자 많건 마는 생명수는 말랐어라
   죄를 대속하신 주님 선한 일꾼 찾으시나
   대답 할이 어디 있나 믿는 자여 어이 할꼬
3. 눈을 들어 하늘 보라 살아계신 주 하나님
   약한 자를 부르시어 하늘 뜻을 전하셨다
   생명수는 홀로 예수 처음이요 나중이라
   주님 너를 부르신다 믿는 자여 어이 할꼬
4. 눈을 들어 하늘보라 다시사신 그리스도
   만백성을 사랑하사 오래참고 기다리네
   인애하신 우리구주 의의심판 하시는 날
   곧 가까이 임하는데 믿는 자여 어이 할꼬



총회

더보기
114차 총회, KT·금융결제원과 손잡고 ‘스마트 목회 환경’ 구축
우리교단 114차 총회(총회장 이욥)는 지난 6월 19일 여의도총회빌딩에서 KT(대표 김영섭), 금융결제원(원장 박종석)과 함께 ‘스마트 목회 환경 구축을 위한 3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디지털 기술과 신앙이 결합된 새로운 목회·선교 생태계 조성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전국 3750개 침례교회와 산하 기관을 대상으로 △스마트헌금 키오스크 △침례교 전용 플랫폼 △스마트 카페 복합공간 등을 도입해 디지털 기반의 목회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서, MZ세대와의 소통, 기부 문화의 신뢰성 제고, 친환경 사회 공헌 확대 등 다방면에서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협약에 따라 각 기관은 다음과 같은 역할을 맡는다. 총회는 교회 및 기관의 스마트 인프라 도입을 위한 행정 지원과 참여 기반을 조성하고, KT는 통신 및 디지털 전환(DX) 기술을 바탕으로 플랫폼 개발과 키오스크 설치, 유지보수를 책임진다. 금융결제원은 결제서비스 및 기부 시스템 연동 등 금융 인프라를 제공해, 신도들이 손쉽게 스마트 환경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날 협약식에서 이욥 총회장은 “이번 협약은 복음 전파 방식의 혁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