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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가 왜 노래하는지 누가 물어 보기나 했나?

“하늘 붓 가는대로”-85

나의 여름은 매미 노래 소리로 시작된다. 땅 속에서 7년 동안 지하생활의 인고(忍苦)를 거쳐 8년 되던 해에 세상에 나왔다가 불과 7일 동안 노래하다가 일생을 마친다고 들었다. 물론 땅 속에 후손 씨앗을 심어 놓고 간다고 들었다. 어떤 사람들은 매미 소리를 노래로 듣지 않고 소음으로 듣는다고 한다. 무슨 그런 귀가 다 있는가?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거늘 리드미컬하게 고음으로 발성하는 데에는 조수미 가수 인들 미칠까?

매미는 자기 신명 받치는 대로 노래해 재낀다. 감상하는 이가 없어도 상관없이 노래해 재낀다.


나는 매미의 여름 한 철을 나의 여름 한 철로 편입시켰다. 나는 매미와 함께 여름을 보내고 매미 노래 소리가 그칠 때 나의 여름도 사라진다. 묻노니 매미가 왜 노래하는지 누라 물어 보기나 했나. 그러나 아랑곳하지 않고 노래해 재낀다. 묘한 것은 깊은 여름 밤에는 노래하기를 억제하는 듯 하다. 답해보시라. 누가 매미에게 노래하기를 명하기라도 했는가? 또 왜 노래하는지 그 이유를 묻기라도 했는가? 나는 알고 있다. 매미에게 노래하기를 명하신 분은 따로 있다.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은 모든 피조물에게 성품을 명하셨다. 이것은 중용(中庸)에는 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이라 했다.


하늘이 명한 것을 성품이라 한다. 하늘이 고쳐 주지 않는 한 성품은 불변하다. 성령으로 거듭난 사람도 성품은 불변한다. 단지 타고 난 성품을 유익하게 활용하는 것이 천성을 지닌 자의 임무이다.

흔히 초등학교 10대 시절 어린이의 동무들이 이제 나이가 들어 80이 되어서 만나 보면 그 애가 그 애 그대로이다. 그 때 성질이 급했던 것 같은 아이는 80이 된 오늘에도 급하고 그 때 성질이 느긋했던 아이는 또 80이 된 오늘에도 느긋한 것을 본다.


누가 매미에게 노래하기를 명했나? 금지시킬 수 있는가? 매미는 하나님이 노래하라고 했기에 하는 것이다. 흘러가고 있는 강물을 보고 강물을 흘러가라 할 자가 있느냐? 또 흘러가라고 명했기로소니 강물이 명령자의 명령에 따라 흐르는가? 아니었다. 성령의 열매는 자연 열매다. 이미 그리스도인을 향해 그리스도인이 되라고 명하는 것은 율법을 씌우기 밖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 성령 받은 그리스도인을 그냥 두시라고, 성령은 중생한 그리스도인에게 하나님이 주신 거룩한 성품이시다. 성령 따라 사는 자는 자유자이다.


내가 이르노니 너희는 성령을 따라 행하라 그리하면 육체의 욕심을 이루지 아니하리라. 너희가 만일 성령의 인도하시는 바가 되면 율법 아래에 있지 아니하리라”(5:16, 18)

노자 도덕경 25장에는 도법자연(道法自然)이라 했다. 진정한 도는 아주 자연스러움을 좇는다고 했다. 자연스럽지 못한 것은 도()가 아니다. 자연스러운 성도를 보기에 그리운 오늘날이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자유롭게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건하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5:1) 주신 자유를 잃은 사람만큼 크게 잃은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리스도인이 왜 그리스도인으로 사는지 묻지를 말라. 그리스도인이니까 그리스도인으로 살아 가고 있는 것이다.


/ 水流(수류) 권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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