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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를 위한 효과적인 독서전략-7

하나님 나라의 성경적 개념은 통치와 영역의 두 가지 의미를 다 포함하고 있다.

주기도문에서 예수가 하나님의 나라의 임재를 간구(6:10)할 때, 그것의 의미는 하나님의 통치 즉 다스림을 의미한다(cf. 19:12, 15; 18:36; 10:15). 그러나 하나님의 통치가 추상적으로 이 땅에 임할 수는 없다. 하나님의 다스림이 임하면 반드시 그 결과가 나타나기 마련이고 바로 이 나타난 결과로 형성된 질서의 세계가 바로 왕국이다. 하나님의 통치에 의해 하나님의 뜻대로 형성된 세계는 바로 하나님 나라의 영역이다. 하나님 나라의 개념을 하나님의 통치와 영역으로 정의할 때, 하나님의 통치와 그 통치 영역은 우주적이기 때문에 하나님 나라는 우주적, 보편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천지창조야말로 하나님 나라의 기초이며 하나님 나라 자체다.


창조의 세계는 영적이든 물적이든 하나님의 절대 주권적 통치에 속하므로 이는 곧 이 세상에 속한 모든 것에 대한 통치이며 동시에 우주적인 의미를 가진다. 그러므로 하나님 나라에 대한 개념을 목회자의 입장에서 깊이 이해하여 폭넓은 시각을 갖게 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한편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을 통해 자기 나라를 회복하는 역사적인 사건들이 신약에서도 주제가 된다. 예수가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있다고 한 것은 바로 이스라엘 민족 속에 계시했고 예언했던 하나님 나라였다. 하나님 나라가 임하는 것은 구약과 신약의 공통적인 목적에서 이해되었다. 이와 같이 기독교 역사는 창조 이래로 하나님 나라의 경험에서 시작됐으며 바로 그 경험자체가 역사의 핵을 이루고 있다.


신약성경 특별히 공관복음서 저자들은 공통적으로 예수님의 공생애 사역을 한마디로 요약해 하나님의 나라(혹은 하늘나라)를 전파하는 사역이라고 제시한다. 공관복음서 저자들은 한결같게 예수님이 행한 모든 행적들과 그가 전한 말씀들을 하나님의 나라와 관계시키고 있다. 그런 점에서 하나님의 나라는 예수님의 공생애 사역을 이해하는 열쇠가 된다고 말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예수님의 사역을 바르고 깊게 이해하는 첩경이 된다. 그러므로 목회자들은 성경을 하나님나라 관점에서 읽으므로 자긍심을 가져야 하고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게 목회해야 한다.

 

3) 이야기 관점

성경신학은 내러티브(narrative)라는 범주를 통해서 역사적 관심과 신학적 관심 사이에 균형을 맞추려고 시도한다.

세계관-이야기로서의 성경신학은 통일성을 식별하기 위해서 하나의 계속적인 구속사 속에 나타난 연속된 사건들 사이의 연관성을 강조하거나, 순수하게 서술적인 역사 발전에 의존하기보다는, 성경의 뼈대를 이루는 이야기 틀’(story shape) 또는 구약성경과 신약성경 사이의 내러티브적 연관성이 성경의 신학을 구성하는 요소라고 단언한다. 성경이 통일된 내러티브를 갖고 있다는 관점에서 성경읽기를 강조한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오래전에도 성서학이라는 학문분과(현대적 개념의 성경신학)가 있었고, 성서학도들은 성경 전체가 완전하고 일관성이 있는 전체로 읽혀야 한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알고 있었다. 특히 하나님 자신이 본문 안에서 역사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계시하였다는 개념에 기초하여, 많은 사람들이 성경을 하나의 신적인 관점에서 말해진 완전한 내러티브라고 이해했다.

내러티브로 성경읽기라는 접근법은 본문의 의미가 본문을 구성하는 문화적-역사적 부분들의 총합과 동일하다는 역사 비평적 가정을 거부하고, 그런 배후의 맥락을 종합하고, 또한 그것을 성경 전체가 어떻게 하나님의 이야기가 되는가에 대한 확고한 문학적 이해와 결합시킨다. 성경에서 들려지는 단 하나의 이야기는 실제로 하나의 세계를 만든다. 그리고 그것은 새로운 실재를 형성하고 독자들은 그 안에서 자기 스스로를 발견하라는 초대를 받는다.


성경은 하나님에 대하여 들려주는 책이다. 성경을 통하지 아니하고는 누구도 하나님을 정확하게 알 수 없다. 그런데 하나님은 어떤 대상이 없이 홀로 알려질 수 없는 분이기에 그분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만 알려질 수 있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가를 알려면 그분과 함께 산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들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성경은 하나님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낱낱이 기록해야만 했던 것이다.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것이 있었다는 것을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사실 성경에는 이야기 양식이 아닌 책들도 많다. 시편이나 잠언, 예언서 그리고 서신들도 있다. 그런데도 성경을 이야기로 된 책이라고 하는 이유는 그 안에 포함된 수많은 이야기 외에도, 크게 보면 성경 전체가 이야기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성경은 본래 내러티브(narrative)글이라기보다는 스토리텔링(story telling)으로 되어 있는 책이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왔기 때문이다. 이처럼 성경을 읽거나 듣는 것은 옛날이야기를 읽는 것이 아니라 옛 사건을 통하여 오늘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것이고, 그 이야기 안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사건이다. 그러므로 내러티브로 성경을 읽는다는 것은 곧 하나님과 우리와의 쌍방통행의 대화이다.

성경을 이야기로 읽을 때 느껴지는 감정은 다양하다. 특별히 강한 흥미를 가지게 된다. 이야기는 재미있다. 이야기는 상대방에게 강요하지 않고 편하게 듣게 만든다.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를 즐겁게 해줄 뿐 아니라, 이야기를 가슴으로 듣게 되므로 논쟁을 일으키지 않는다. 도리어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과 듣는 사람 사이를 하나로 묶어주는 힘이 있다. 이야기는 서로를 끌리게 하는 역동성이 있다.


성경에는 수많은 믿음의 영웅이 나온다. 그러나 성경은 위인전도 인물열전도 아니다. 하나님이 하신 일을 기록한 책이다. 그 사람이 아닌 하나님께 초점을 맞춰 하나님이 사용하신 도구로서의 그 사람을 보고, 사건의 배후에 하나님이 어떻게 역사하셨으며, 그 결과가 어떤지를 본다.

모든 성경이야기의 주인공은 하나님이시다.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의 위대한 이야기를 강조하는 것은 분명히 성경의 두 절반을 하나로 끌어 모으고, 더욱 위대한 차원의 연속성을 시사한다. 그렇기 때문에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은 하나의 이야기로 읽혀야 한다. 파란만장한 인간의 역사에 친히 참여하여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이야기로 들어야 한다.

이야기는 인류의 최초적인 언어의 도구이다. 문자가 생기기 이전부터 이야기는 있었다. 태초에 이야기가 있었다. 이야기는 역사의 시작이다. 따라서 성경을 이야기로 읽어야 한다. 구전으로 전해 내려온 이야기의 특징을 살려서 성경을 읽으면 갑자기 성경이 가진 자체의 힘이 살아난다. 그렇게 어려운 작업이 아니다. 관점만 바꾸어서 읽으면 된다.


마음의 상상력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의 것으로 만들면서 마음으로 성경을 읽으면 된다. 이야기 식으로 성경을 읽으면 상상력이 생기고 마음이 풍성해진다. 또 문자로 감히 들어갈 수 없는 영적 세계와 수천 년 당시의 상황으로 들어갈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이야기식의 성경읽기는 이상하게도 하면 할수록 그 감도가 더해지는 신비로움이 있다.

어린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누구에게나 적용해도 이것의 위력은 놀라울 정도이다. 이야기식의 방법은 수많은 사람들이 변화되고 성경의 재미를 느끼는 환희들을 체험하게 한다. 제대로만 이야기를 실려 낸다면 그 위력은 가히 폭발적이라 할 수 있다. 성경은 영적인 책이다. 성경의 신비를 풀어내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성경읽기를 이야기 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알고 보면 성경 전체는 이야기로 되어 있다.


흔히 이야기와 거리가 있어 보이는 시가서, 지혜서, 예언서, 서신서 등도 근본적으로 이야기를 배경으로 기록됐다. 이야기로 구성된 토라 역사를 기초로 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성경에는 이야기 아닌 것이 거의 없을 정도이다. 성경에서 읽는 것은 실제로 세상 역사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온 인류의 기원과 운명을 다루기 때문이다. 그러나 타락으로 인하여 인류의 역사는 어떤 특별한 성격을 띠게 됐다. 즉 그것은 구원의 역사 다시 말해 언약의 틀 속에서 이루어지는 구원과 심판에 대한 이야기가 된 것이다. 성경을 역사적 이야기로 읽을 때 가장 비중을 두고 보아야 할 것은 본문 자체지만 본문이 반영하고 있는 당대 사회현실과 함께 본문이 기록될 때의 사회·문화·역사적 맥락을 이해하며 읽는다. 그리고 본문이 지니는 역사적 의의를 탐색하면서 그때 당시의 장면으로 들어가 상상력을 발휘하며 읽는다. 좀 더 기술적인 읽기를 하려면 구절과 구절의 이음매를 생각하면서 읽어야 한다.


핵심 사건과 주변 사건을 구별해야 한다. 어디서 언제 일어난 일인가를 먼저 생각하고 읽어야 한다. 지리나 풍습 등의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고 읽어야 한다. 저자이신 하나님께서 그 본문 전체를 통하여 무엇을 말씀하시려고 하는지를 이해하며 읽어야 한다. 한마디로 성경은 하나님을 보여주시려고 기록한 책이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시며, 그분을 어떻게 섬겨야 하고, 그분과 함께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보여주기 위하여 기록한 책이다. 이런 면은 이야기로 쓰여 진 성경을 섬세하게 느끼며 읽을 때 볼 수 있는 내용이다. 천천히 묵상하며 읽을 때 느껴지는 감동이다.

최호준 목사 / 삼흥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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