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모든 사람들을 편견 없이 품어주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는 것을 누구나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독 장애인에 대한 교회의 인식은 크게 바뀌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장애인들을 교회의 구성원으로 이들을 받아들이기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애인도 하나님의 자녀이며 예수님의 사랑에 목마른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좀 더 넓은 마음으로 그들을 교회의 구성원으로 이들을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신학교를 다니면서 장애인 선교 동아리인 ‘한사랑장애인선교회’를 통해서 장애아동을 위한 예배와 봉사로 헌신하며 장애인 선교의 꿈을 키워온 한덕진 목사는 지난 26년 동안 장애인 사역을 전개하며 교회가 장애인에 대한 열린 마음을 가져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하는 사역자였다. 그는 1999년 12월에 경기도 평택에 평안밀알선교단을 세우고 2006년 3월에는 경기도 안성에 사회복지법인 평안밀알복재재단을 설립해 장애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섬기면서 장애에 대한 인식을 일깨우기 위해서 노력해왔다.
하지만 장애인 또한 하나님께서 보내신 귀한 자녀임을 교회에 알리고 교회가 장애인들을 품도록 동역하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개척의 초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도 있었다. 그의 믿음과 달리 장애 영혼을 교회가 품어야 한다는 그의 열정은 지역 교회들에게는 너무나도 먼 이야기였다. 교회는 단순히 선교단을 지원하는 입장만 취했지만 목회자였던 한 목사는 이들 또한 목양의 터전이요, 선교의 사명지라는 마음을 교회들이 품어주기를 소망했다.
한덕진 목사는 “만나는 사람들마다 장애인 사역이 복음의 불모지이고 교회의 전도의 사각지대라는 마음으로 영혼을 살리기 위한 사역들이 이뤄져야 함을 강조하고 설득했고 인식을 바꿔나가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실로 지금은 지역의 교회들이 선교단 사역에 동참하며 기도와 물질로 후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 목사는 ‘평안밀알은 모든 장애인들이 하나님의 부르심 안에서 행복해지는 그날까지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할 것입니다’라는 사명선언문과 같이 섬기는 영성으로 그리스도의 사람을 세우는 공동체, 예배를 통해 회복과 생명을 누리는 공동체, 회복이 있는 생명 공동체를 세우는데 목적을 두고 사역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함께 동역하는 교회들과 성도들의 공동체, 나아가 장애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행동하는 공동체를 세울 수 있도록 적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평안밀알은 이를 위해 장애인들의 의식 개선과 다양한 운영사업, 장애인 가족 지원사업, 장애인문화지원 및 캠프, 계몽사업, 직업훈련 등을 진행하고 있다.
평안밀알선교단은 2006년도에 장애아동의 재활치료보육과 장애인복지 및 재활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복지법인 평안밀알복지재단을 세워 장애인 사랑의 가치와 투명 재정공개를 바탕으로 전문적이며 활발한 장애인 사업들을 전개하며 지역사회의 장애인복지 문제에도 일조하고 있다. 현재 평안밀알복지재단은 경기도 평택과 안성, 군포와 용인 일원에서 장애인보호작업장과 주간보호시설, 장애아동전문어린이집, 장애인공동생활가정, 장애아동재활치료센터,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등의 사업과 해외의 장애인과 고아를 돌보는 사업들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
한 목사는 “평안밀알이 있는 평택과 안성지역을 비롯해 대전과 안상과 울산, 포항 등 여러 지역에 있는 밀알선교단들이 침례교 목회자들이 헌신하고 있는 곳”이라며 “침례교 목회자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장애인들을 위해서 함께 헌신하고 있음이 자랑스러운 일이다. 우리 스스로가 이웃을 향해 열린 마음과 긍휼히 여기는 마음, 헌신과 나눔이 교회가 지향해야 할 뜻이기에 이를 교회와 함께 몸소 실천해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덕진 목사의 사역 중 특이한 점은 자신이 침례교 목회자임에도 불구하고 타교단의 교회를 무명으로 섬겼던 이력도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장애인들이 보통의 교회의 멤버가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이 일반교회의 성도가 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처음으로 교단을 떠나서 장애인들을 데리고 성결교회에 정착시키는 사역을 했었다는 것이었다. 그의 도전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안성에 있는 작은 교회에 10여명의 장애인들을 데리고 출석을 했지만 수년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작은 교회라는 특성 때문에 결국은 정착하는데 실패를 경험하기도 했다.
그 후에 만난 교회가 안성 함께하는교회(김인환 목사)였다. 그는 그곳에서 성도들과 섞여서 3년이 넘는 시간동안 함께 예배하면서 교회에 장애인들을 적응시키기를 노력했다. 참 감사한 것은 발달장애를 가진 장애인들의 특성상 교회의 예배를 방해하기 일쑤였는데 따뜻한 성도들과 담임 목회자의 배려로 11명의 장애인 중 10명의 장애인이 그 교회에 적응해서 성도가 될 수 있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가 사역하는 기간 동안에 그와 함께했던 동역자를 통해서 지역에 장애인을 품는 교회가 개척되기도 했고, 기존의 교회 중에서 장애인부서가 생겨나기도 했다는 것이다. 한덕진 목사는 평안밀알선교단을 세우는 사역이 아닌 지역교회를 세워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사역을 감당하고 있었다.
그는 지역교회들과 함께 장애인들을 예배자로 세우는 사역을 감당하면서 여전히 중증의 장애인들을 지역교회가 품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기도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게 됐다고 한다. 그 뜻은 지역교회에 적응할 수 없는 중증의 장애인들도 예배할 영적 권리를 찾아주는 특별한 교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나님께서는 장애인복지시설의 부설로 운영되는 장애인교회가 아닌 보통의 교회로서 중증장애인들을 품는 교회를 꿈꾸게 하셨다.
하나님은 2012년 3월 장애인을 섬기는 보통의 교회인 사랑하는교회를 개척하는 꿈을 이뤄주셨다. 현재 사랑하는교회는 독립적인 공간에서 중증장애인들을 품고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더불어서 성인장애인과 장애아동들이 일반예배에 함께 예배드리고 있는데 재미있는 사실은 이 교회에는 담임목사를 포함해서 함께하는 모든 사역자들 중에 유급 사역자는 한 사람도 없다는 것이다. 목회자를 포함한 모든 성도들이 이 특별한 교회를 위해서 봉사한다고 한다. 한덕진 목사는 평안밀알선교단과 복지재단을 섬기면서 사랑하는교회 담임목회 사역까지 병행하며 1년 365일 떨어지지 않고 장애인들과 함께 동거동락하며 주님의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지난 23년간 평택에서 시작한 장애인 사역에 매진하며 달려온 한덕진 목사는 선교적 사명이 장애인 사역에서도 이뤄져야 함을 강조했다. 장애인들도 해외선교지의 미전도 종족에 대한 선교 사역처럼 이들 또한 교회가 품어야 할 선교지이며 이들 또한 예배할 수 있는 영적 권리를 교회가 마련해줘야 한다는 뜻을 항상 잊지 않고 있었다.
평안밀알선교단을 통해 장애인 선교 사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교단적 차원에서 이 사역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함을 인식했다. 침례교단이 관심을 가지고 장애인 선교와 같은 특수 사역을 하는 사역자들이 연합할 수 있도록 돕고 지원할 수 있는 기구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생각이 절실해졌다. 한 사람의 헌신과 희생이 경기도 평택과 안성에서의 평안밀알선교단 23년의 사역을 통해 선한 열매을 맺고 있는 것처럼 우리교단 내에서 장애인 선교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변화가 이뤄지기를 소망해 본다.
평택=이송우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