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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윽한 커피향에 매료된 한국침신대 도서관 카페 ‘더순’

 

과거 신학교 도서관은 말 그대로 학업과 관련된 책들을 열람, 대출하고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열람실이 위치해 있는 곳을 말한다.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학업의 연장이며 과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과제물을 해결하는 곳이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고 세대가 바뀌며 도서관의 분위기도 사뭇 달라졌다. 딱딱하고 천편일률적인 도서관 분위기를 과감히 탈피하고 학생들의 쉼과 나눔,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끽하며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곳으로 바뀌었다. 한국침례신학대학교 중앙도서관도 전임 김선배 총장의 학교 시설 업그레이드에 따라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다양한 시설들이 들어서고 1층에는 학생들의 쉼터인 카페 ‘더순’(대표 김순미 전도사)이 자리 잡았다.


아침마다 커피머신을 통해 내려진 향긋한 커피는 학교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시험기간에는 학교 차원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커피와 간식을 후원하는 일도 이뤄졌는데 대부분 ‘더순’의 아메리카노가 제공됐다. 그만큼 학생들의 사랑을 한껏 받은 카페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강화된 방역지침에는 제대로 운영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제법 많은 학생들이 카페에 자리 잡았다. 열심히 과제물을 하는 학생부터 커피 한 잔과 함께 동료 교우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프로젝트 모임을 논의하는 학생들도 여럿 보였다. 넓직한 카페 한 구석에서 카페 ‘더순’의 김순미 대표는 열심히 머신에서 커피를 내리며 커피를 기다리는 학생들을 친절하게 맞이했다.


김순미 대표를 기억하는 이들은 과거 신대원 건물 한 켠 작은 공간에서 카페테리아를 운영하며 학업을 병행했던 모습을 떠올린다. 김순미 대표는 “파트 전도사로 사역하면서 신대원 건물에서 카페테리아를 맡아서 섬기게 됐다. 그때는 이렇게까지 카페 사장이 되리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지만 학교에 있으면서 나름 정도 들기 시작했고 새로운 꿈을 꾸면서 ‘더순’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인근에 위치한 크라운샤이니스에서 바리스타 과정과 커피 품질관리사 과정을 거쳐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했다. 카페 이름은 자신의 이름 가운데 자의 ‘순’과 영문의 ‘The’를 합성해 ‘더 순’으로 지었다. 하지만 학생들은 ‘더순’을 ‘더 순수하게’ ‘더 착하게’ ‘더 깨끗하게’ ‘더 아름답게’란 이름을 기억하며 신학교 학생 거의 대부분이 단골손님이 될 정도로 카페 인지도는 높은 편이다.


‘더순’은 커피 품질도 저가의 원두나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맛에 민감하고 다양한 커피를 즐기는 학생들에게 최상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엄격하고 꼼꼼하게 원두를 관리하고 여러 재료 또한 자신의 손을 직접 거치면서 품질을 따져본다. 이윤을 먼저 생각하기보다 건강을 먼저 생각하는 그의 선택은 학교 교수들과 학생들에게 인기있는 카페가 될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갖추게 됐다.


김 대표는 “학교 카페를 운영하면서 이윤을 얻겠다는 생각보다 후배들에게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과 건강한 커피를 제공해 주는 것이 저의 사명이라고 생각했다”며 “한 잔의 커피라도 이들에게 기억에 남을 수 있는 맛이라면 하루 동안의 피곤함과 지쳐 있는 상태를 커피 한 잔으로 달랠 수 만 있다면 그것 저에게 가장 큰 행복이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1년 365일 개방하고 있는 도서관의 특성상 방학중에도 적잖은 학생들이 도서관을 이용하면서 카페도 학생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져 있다. 비록 학기 시간보다 짧게 운영되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카페를 찾아주는 학생들과 동문들에게 미소를 잃지 않고 대해주고 있다. 또한 함께 일하는 아르바이트 학생들도 대부분 신학교 학생들이기에 함께 이들의 이야기를 나누며 상담도 하고 여러 사역들에도 함께 동역하며 꾸준하게 관계성을 유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카페를 운영하며 일부 이윤에 대해 선교사들과 개척교회 목회자를 돕는 일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최근 농어촌선교회를 통해 어려운 교회에 욕실용난방기 10대를 후원했다. 자신이 받은 물질의 은혜를 섬김과 헌신으로 나누고 있는 것이다.


김 대표는 “제가 이 선지동산에서 참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감사함이 많음을 깨닫게 된다. 아직은 미약하지만 나눌 수 있는 것이 많이 없지만 기도하는 마음으로 나의 일부를 하나님께 드리게 ‘더 순’이 하나님이 주인되시는 믿음의 사업장이 되기를 기도하고 있다”며 “앞으로 신학교의 사랑방으로, 쉼터로 교직원들과 학생들에게 행복한 나눔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영재 대전·충청지방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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