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려서부터 운동을 해서 웬만한 일에 대해서는 대범하게 넘어가는 성격이다. 그러나 ‘하나님 말씀’에 대해서만은 이해가 되지 않으면 절대로 쉽게 넘어가지 못했다. 왜냐하면 예수님께 나의 인생을 걸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씀이 이해가 되지 않으면 밤새도록 고민했고, 특히 ‘삼위일체 하나님’과 ‘예수님은 누구신가?’에 대한 말씀은 몇 년을 고민했다. 이렇게 고민하던 중에 말씀이 풀어졌을 때의 감격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정말로 춤을 췄다.
삼위일체에 대한 나의 고민은 요한복음 1장 1절에서 시작됐다. 나는 막연히 하나님은 숫자적으로 한 분이신 줄 알았다. 그런데 요한복음 1장 1절을 읽는데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는데 그 ‘말씀’ 또한 ‘하나님’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이 두 분이 나오는 것이다. 내가 처음에 교회를 다닐 때는 하나님은 숫자적으로 한 분인데 구약에서는 성부의 모양, 신약에서는 성자의 모양, 현 교회 시대에는 성령의 모양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배웠다. 그리고 한 사람이 집에서는 아버지. 직장에서는 교사, 교회에서는 집사인 것처럼 하나님은 한 분이지만 세 가지 모습으로 자신을 나타내신다고 배웠다.
삼위일체를 이렇게 배웠던 나에게 요한복음 1장 1절 말씀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말씀이었다. 나중에 신학 공부를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삼위일체 교리 중 이것이 ‘양태론(樣態論)’으로 이미 A.D. 325년에 니케아 종교회의에서 이단으로 정죄됐다는 것이다. 내가 목회를 하면서 알게 된 것은 이단으로 정죄된 양태론을 지금도 정통적인 삼위일체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내가 ‘양태론(樣態論)’을 배우면서 가졌던 의문은,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내려오셨을 때 하늘나라는 비어 있었는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시기 전까지 3일 동안, 천지간에 하나님은 존재하지 않으셨는가?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서 기도하실 때 누구에게 기도하셨는가? 자기가 자기에게 기도했단 말인가? 그리고 죽으신 예수님은 스스로의 능력으로 다시 살아나셨는가?’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시작된 삼위일체에 대한 고민은 부활을 통해 예수님께서 하나님이라는 사실이 확증이 되면서 풀어지게 됐다.
양태론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부활을 통해 예수님이 하나님이라는 사실(롬1:4)과 ‘성막의 휘장’으로 예수님이 완전한 하나님이며 완전한 사람이라는 것이 확증이 되었을 때이다.
도마가 예수의 부활을 목격하고 예수님을 향해 “나의 주시며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요20:28)”라고 고백하는 것을 통해 성부 하나님과 성자 하나님이 각각 분명해졌다.
이렇게 부활은 예수님께서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확증할 뿐만 아니라 그 예수님을 살리신 성령 하나님(행2:32, 롬8:11)과 예수님께서 이 땅에서 완전한 사람으로 사실 때 기도하신 성부 하나님이 정확히 인지가 되는 것이다(눅22:42). 이렇게 예수님의 부활은 삼위일체를 푸는 결정적인 열쇠이다.
양태론에서 빠져 나온 뒤에 쉽게 빠질 수 있는 것이 삼신론(三神論)이다. 삼신론(三神論)이란 쉽게 말해서 하늘나라에 계신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이 만나 서로가 사랑과 능력이 비슷하니까 우리가 하나가 되자고 하는 것이다. 삼신론(三神論)의 결정적인 문제점은 본질이 다른 세 신(神)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은 분명 독립된 위격(位格)을 가지고 계시지만 ‘본질’이 ‘하나’이신 삼위일체 하나님이시다. 그래서 세 의(義)가 아니라 한 의(義), 세 사랑이 아니라 한 사랑, 세 능력이 아니라 한 능력이다. 왜냐하면 본질이 ‘하나’이기 때문이다. 삼위일체에 대한 치열한 고민의 종지부는 요한복음 1장 18절 “아버지 품속에 있는 독생하신 하나님”과 요한복음 15장 26절 “곧 아버지께로서 나오시는 진리의 성령”이란 이 말씀으로 정리가 됐다. 물론 ‘일체’ 즉 본질이 하나라는 부분은 이 땅에 없는 개념이므로 신비로운 것이다.
요한복음 15장 26절 ‘아버지께로서 나오시는’ 이 말씀처럼 삼위일체 하나님은 본질이 ‘하나’라는 것이다. 우리가 삼위일체에 대한 말씀을 접근할 때 성경이 말씀하는 데까지 가는 것이 가장 올바른 접근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삼위일체를 정리하자면 성부, 성자, 성령 하나님이 각각 독립된 위(位, person)로 존재하시며 삼위 하나님의 본질은 같고, 본질적으로 다른 위보다 못하거나 낫거나 하지 않은 하나(unity)라는 것이다. 삼위일체 하나님의 역할과 직무는 다르나 각 위는 동등하시며 서로 분리되지 않는 삼위일체 하나님이시다.
삼위일체에 대한 말씀은 단순히 하나의 신학 이론이 아니라 성도들의 실제 삶을 변화시키는 능력이 있는 말씀이다. 이 삼위일체의 말씀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어떻게 해야 구원을 받는지를 알게 하며, 또한 현재 한국 교회 가운데 치명적인 위협이 되고 있는 신천지를 비롯한 이단들을 정확하게 분별하게 한다. 우리가 삼위일체를 정확히 알게 되면 첫째로 예수님을 통해서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믿을 수 있게 된다.
예수님께서는 요한복음 17장 21절에서 ‘아버지와 나는 하나’라고 하셨고, 요한복음 14장 9절에서 ‘나를 본 자는 곧 아버지를 본 것’이라고 하셨다. 이렇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부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날 수 있게 된다. 둘째는 성령 하나님께 성부 하나님과 동일한 경배를 드리게 된다. 우리가 쉽게 범하는 오류 중 하나는 성령님께 단순히 능력만을 얻으려고 하거나, 성령님을 사역을 위한 도구로 여기는 것이다. 그러나 성령님께서 하나님이심을 알게 되면 우리가 성령님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성령님께서 우리를 쓰실 수 있도록 내어드리게 되며 성부 하나님께 드리는 것과 동일한 경배를 드리게 된다.
셋째는 삼위일체를 통해 ‘교회의 비밀’을 알게 된다. 그 전까지는 ‘너는 너, 나는 나’의 낱알 신앙이었다. 그러나 교회 공동체의 연합이 삼위일체 하나님의 하나됨과 같은 연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형제를 위해 목숨을 버리는 것이 마땅하다’(요일 3:16)는 고백이 실제가 된다. 삼위일체가 정립되지 않았다면 지금 한마음 교회와 같은 한 생명으로 하나된 공동체는 나올 수가 없었을 것이다.
창조 사역뿐만 아니라 구원 사역도 함께 하시는 삼위일체 하나님! 성령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죄를 성부 하나님께 회개하고(행 20:21),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하나님, 나의 주인(Lord)으로 믿는 놀라운 역사가 침례교단 가운데 불 일 듯이 일어나기를 소망한다.
김성로 목사 / 춘천한마음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