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날개 밑 내가 편안히 쉬네(새419/통478)
작사: 윌리엄 쿠싱 (William Orcutt Cushing, 1823-1902)
작곡: 아이라 생키 (Ira David Sankey, 1840-1908)
1. 주 날개 밑 내가 편안히 쉬네, 밤 깊고 비바람 불어쳐도 아버지께서 날 지켜 주시니,
거기서 편안히 쉬리로다
(후렴) 주 날개 밑 평안하다, 그 사랑 끊을 자 뉘뇨 주 날개 밑 내 쉬는 영혼, 영원히 거기서 살리
2. 주 날개 밑 나의 피난처 되니, 거기서 쉬기를 원하노라 세상이 나를 위로치 못하나,
거기서 평화를 누리리라
3. 주 날개 밑 참된 기쁨이 있네, 고달픈 세상길 가는 동안 나 거기 숨어 돌보심을 받고,
영원한 안식을 얻으리라
윌리엄 쿠싱(William Cushing)은 미국 매사추세츠의 힝햄(Hingham)에서 태어나 줄곧 그곳에서 자랐다. 그의 부모는 예수님의 신성을 인정하지 않는 유니테리언(Unitarian) 신자였지만 쿠싱은 나중에 신학을 공부한 후 그리스도의 교회에서 안수를 받았다. 그리고 그는 뉴욕에서 조금 떨어진 시어스버그(Searsburg)에 있는 교회에 부임했다.
첫 사역을 시작한 쿠싱은 그곳에서 헤나 프로퍼(Hena Proper)라는 아리따운 아가씨를 만나 사랑이 싹트고 결혼까지 했다. 얼마 후 두 사람은 더 큰 사역을 펼치기 위해 뉴욕 브루클린으로 목회지를 옮겼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되어가니 참으로 좋았다.
1864년 결혼한 지 10년이 되던 해 예기치 못한 일이 닥쳐왔다. 사랑하는 아내가 알 수 없는 병에 걸려 시름시름 앓기 시작한 것이다. 좀처럼 나아질 기색은 보이지 않고 아내의 몸은 쇠약해가기만 했다. 처음엔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날이 갈수록 쿠싱 목사의 마음은 점점 불안해져갔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힘든 내색 한번하지 않고 넉넉지 못한 생활과 사역을 뒷바라지 하느라 아내의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쳐있었던 것이다.
가난하고 어려운 목회생활로 인해 맘 한번 편하게 살아보지 못한 아내를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그는 고심 끝에 아내를 위해 사역지를 다시 옮기기로 마음먹었다. 첫 목회와 첫 사랑이 꽃피었던 시어스버그로 되돌아가면 아내가 금방이라도 좋아질 것만 같았다. 때마침 쿠싱 목사를 청빙하는 교회가 있어서 그곳으로 거처를 옮겨갔다. 그러나 불행하게 몇 년 되지 않아 그의 정성어린 간호에도 불구하고 1870년 7월 13일 아내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비극은 거기서 멈추질 않았다. 목회하며 아내를 돌보느라 오랫동안 누적되어온 피로 때문에 감기가 잦게 찾아들었다. 쿠싱 목사에게 감기와 더불어 찾아온 쉰 목소리가 좀처럼 낫질 않았다. 급기야 그는 성대가 심하게 손상되어 말을 전혀 하지 못하고 필담을 나누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말씀을 전하는 것이 사명인 목사에게는 치명적이었다. 쿠싱 목사는 안타까움을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강단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아내를 잃고 목소리까지 잃어버린 그에게 그 무엇도 위로가 되지 않았다. 쿠싱 목사는 육신의 생명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낙심이 컸다. “주님, 주님의 뜻은 어디에 있습니까? 저를 이 땅에 태어나게 하신 이유가 있기나 한 것입니까? 사랑하는 아내도 데려가셨으니 차라리 저의 목숨도 거두어 주십시오. 말도 못하는 이 병신 같은 육신을 데려가 주십시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절망가운데 있던 어느 날 완악해진 그에게 하나님께서 찾아오셨다. “너는 내 것이라, 말 못하는 입술도, 병든 네 몸도 모두 내 것이라.” 하나님의 음성에 그의 마음이 녹아들었다. 그 때 쿠싱은 “사랑하는 주님, 건강한 몸으로 주님께 충성하지 못했는데 이 병든 몸으로나마 충성하고자 하오니, 당신을 위하여 할 일을 허락하여 주옵소서”라고 말하며 하나님께 무릎을 꿇었다.
주님께서 그의 영혼을 어루만져 주실 때 쿠싱은 주님에 대한 첫 사랑이 회복된 것이다. 그리고 완전히 주님을 의지하게 되었다. 그는 명예도, 재물도, 사역도, 건강도 그리고 생명까지도 내려놓았다. 그는 하나님의 사랑의 날개 아래 거함으로써 만족하기를 원했다. 그는 하나님의 종으로 산다고 하면서도 완전히 주님의 날개 아래 거하지 못한 시간들을 하나님께 철저히 회개했다. 그리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찬송 “주 날개 밑 내가 편안히 쉬네”를 써내려간 것이다.
주 날개 밑 내가 편안히 쉬네.
밤 깊고 비바람 불어쳐도
아버지께서 날 지켜주시니
거기서 편안히 쉬리로다.
주 날개 밑 평안하다. 그 사랑 끊을 자 뉘뇨?
주 날개 밑 내 쉬는 영혼, 영원히 거기서 살리.
이 찬송은 우리에게 어떤 위험이 닥치더라도 주님께서 보호의 날개를 펴셔서 감싸주신다고 고백하게 한다. 정말로 하나님은 우리를 주의 날개 그늘 아래 거하게 하시고 안전히 보호하신다. 그 누구도 감히 그 날개로 품은 주의 자녀들을 빼앗아낼 수 없다. 다윗은 하나님만이 우리를 눈동자같이 지키시고 주의 날개 그늘 아래 감추시는 분으로 고백한다(시 17:8).
바로 지금이 주님의 날개 아래가 제공하는 안전함을 절실히 찾을 때이다. 우리들은 하나님의 날개 아래 거한다고 하면서 얼마나 세상이 주는 기쁨으로 더 크게 안심하고 있는가. 오, 주님 우리를 용서하소서. 목숨까지 완전히 내려놓고 주님의 날개 아래 편안히 거할 수 있도록 굳센 믿음을 허락하소서!
/김남수 교수 침신대 교회음악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