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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숙 교수의 문화나누기>봄에 부르는 나라사랑 노래

 매년 봄의 시작은 그 어느달보다 숙연해지는 3월과 함께 시작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3월이 왔나 했더니 어느새 3월은 가버렸다. 나라사랑이야 1년 내내 같은 마음이겠지만 그러나 유난히 봄에 더 나라에 대한 생각을 깊어지는 계절이 봄이라는 느낌은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 때문일까? 그런 점도 있겠지만 아마도 봄의 시작을 삼일절과 함께 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어떤 이유에서든 일 년 중 그 어느 때보다 조국에 대해, 민족에 대해, 그리고 자유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계절이 봄인 것은 분명한 듯하다


세대가 바뀌고 10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나면서 삼일절을 비롯한 우리민족만이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기념일들이 갖는 의미가 희미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그래도 예전에는 초등학교에서부터 우리 민족이 기억하고 기념해야 하는 날을 위한 특별한 노래를 가르치고 부르게 해서 일 년 중 나라 사랑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있었는데 요즘의 어린 학생들은 지나치게 과열된 학습 경쟁 속에서 공부 외에는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도, 시간도 없는 현실이 더욱 안타깝다. 뼈아픈 과거를 교훈삼고 조국의 시련 앞에서 결연하게 일어섰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서라도 특정한 날의 기념 노래를 다시 살펴보는 습관을 갖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그 시작으로 올 봄에는 삼일절 기념노래를 다시 생각하며 그 의미를 되새겨보는 것은 어떨까싶다.


삼일절은 “191931일 한민족이 일본의 식민통치에 항거하고, 독립선언서를 발표하여 한국의 독립 의사를 세계 만방에 알린 날을 기념하는 날이라고 역사 사전은 정의하고 있다. 민족대표 33인이 조선은 독립된 나라이며 조선인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천명하는 독립선언문을 낭독하는 것으로 시작된 독립 운동은 온 백성이 하나가 되어 나라의 독립과 자유를 위해 기꺼이 자신들을 희생하려는 외침이 울려퍼진 날이다. 1949년 국경일로 정해져 이 날을 기념하는 것은 그 날의 정신을 잊지 않을 뿐 아니라 후대에 전하려는 뜻이 담겨있다.


삼일절 노래는 독립운동가이자 교육자였던 정인보 선생이 작시하고 우리나라 1세대 첼리스트이자 작곡가였던 박태현 선생이 곡을 붙인 작품이다. 전체 7행의 시로 구성되어 있고 각 행마다 4마디의 선율로 이루어진 이 노래는 음높이가 점차적으로 고조되는 형태로 되어있는데 마치 독립 운동의 열기와 불꽃이 번져나가는 것을 상징하는 듯 하다.

 

기미년 삼월 일 일 정오 터지자 밀물 같은 대한 독립 만세

태극기 곳곳마다 삼천만이 하나로 이날은 우리의 의요 생명이요 교훈이다

한강 물 다시 흐르고 백두산 높았다 선열하 이 나라를 보소서 동포야 이날을 길이 빛내자

 

태극기를 든 삼천만 민족이 하나가 되어 외치는 대한독립만세의 소리가 이 노래를 통해 고스란히 전달되는 듯하다. 전세계적으로도 유사한 핍박을 찾기 어려울 만큼 극심한 박해를 받았던 그 아픔을 세계에 알리고 부당한 압제에 항거하기 위해 31일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1500회를 훌쩍 넘는 만세 운동을 일어났고 이것은 민족의 정체성을 일깨우는 위대한 함성이 됐다이렇듯 자유를 위한 희생과 생명을 바친 헌신 위에 세워진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나라의 독립이 필요한 이유는 바로 우리가 지금 당연한 듯 누리고 있는 자유민주주를 지키기 위해서임이라는 것도 잊어서는 안되겠다. 선조들의 피와 생명으로 얻어진 귀한 자유를 계속 수호하기 위해 그분들의 정신을 다시 되새기는 것이 필요하다.


오늘날, 우리들의 사회가 불안하고 힘들다고 소리치기전에 귀한 값을 치르고 얻어낸 자유의 소중함을 알고 그것을 지켜내겠다는 결의를 갖는 삼일절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시 듣는 삼일절 노래와 함께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깊은 인식과 감사를 가지고 조국을 위해 간절히 기도할 때가 바로 지금, 2017년 봄이 아닐까?


최현숙 교수 / 침신대 피아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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