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2월 14일 국회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로 모든 권한과 직무가 정지됐다. 국회에서 대통령을 탄핵한 일은 지난 2004년 고 노무현 대통령과 2016년 박근혜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가 됐다. 대통령 탄핵의 핵심은 지난 12월 3일 비상계엄을 발표하며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이었다. 정치적인 갈등과 대립이 첨예했던 시기에 일어난 이 사건으로 국가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과 혼돈의 시간을 보내게 된 것이다.
국내외 주요 언론의 보도와 비상계엄사태와 관련된 당사자들의 증언과 내용들은 과연 이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이며 누구를 위한 나라인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교계도 이 사태를 간과하지 않고 여러 형태로 국가의 안녕과 안정을 위해 입장을 표명했다. 주요 교단이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신학교 교수들도 이에 동참했다.
반면 보수적 입장을 가지고 있는 한국교회 지도자들도 현 상황을 우려하고 원만한 해결책과 대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국회 앞에서는 탄핵을 찬성하는 집회가 광화문에서는 탄핵을 반대하는 집회가 진행되면서 우리 사회는 여전히 현 상황에 대한 문제를 제대로 풀어 나갈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이 갈등의 고리에 교회들이, 목회자가, 성도들이 휩쓸려 자칫 복음을 왜곡해 해석하거나 강단에서 일방적인 선포가 이뤄지는 것을 우리는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이유야 어찌됐든 이 나라를 대표하는 지도자가 탄핵됐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이제 180일 안에 헌법재판소의 심리와 판결을 기다려야 한다. 그동안 이 나라가 하루 속히 안정을 되찾고 국민들이 다시 편안하게 생업에 종사하며 2024년 연말을 잘 마무리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교회 또한 탄핵의 아픔 현실을 우리가 나라와 민족을 위해 회개하지 못하고 이 땅의 위정자들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는 마음을 참회하고 극한의 갈등으로 치닫고 있는 이 나라에 대화와 화해, 위로와 격려가 이뤄질 수 있도록 기도하며 교회 스스로가 회복의 장을 마련해주기를 바란다.
구한말, 나라가 일제에 넘어갈 위기에 처해 있을 때, 교회들은 뼈를 깎는 고통과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회개하며 기도했다. 이는 평양대부흥운동으로 전개됐으며 1919년 3·1만세운동을 이끌어내고 지역별로 교회 지도자들과 성도들이 조선의 독립을 위해 기도하고 부르짖었던 역사를 상기해야 한다.
특별히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이 세상을 사랑하신 뜻을 직접 보여주시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가 육신을 입어 이 땅에 오신 성탄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만의 잔치가 아닌 이 땅의 아픔과 이념의 갈등으로 갈라진 이들에게 화해를, 소외되고 패배감에 사로잡힌 이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가난과 굶주림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이들에게 사랑의 양식을 아낌없이 전하는 성탄이 됐으면 한다.
아무튼 대한민국이 다시 탄핵의 강이라는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시류에 편승하기보다는 말씀 앞에 바로 서는 이 나라를 기대하며 나라의 안정과 민족의 화해를 위한 성도들의 기도가 하늘 끝까지 닿기를 진심으로 소망해 본다.